본칙에 나온 남양 혜충은 육조 혜능선사의 법을 이었다. 그는 월주(절강성) 출신이다. 속성은 염씨. 여러 명산을 행각하다가 남양(하남성)의 백애산 계곡에서 40여 년간 좌선했다. 761년 숙종의 초빙으로 수도에 올라가 스승의 예를 받고 국사로 추대되었다. 또한 대종(숙종의 장자)의 스승이기도 하다. 본칙 외에도 숙종과의 또 다른 대화가 있다.

한번은 법회에서 숙종이 많은 질문을 했으나, 혜충은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다. 황제는 화가 나서 "짐은 대당국의 황제인데 국사가 나를 거들떠보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이오?"라고 말했다. 혜충이 "폐하는 허공을 보십니까?"라고 했다. "그렇소"라고 대답하자 다시 물었다. "허공이 폐하에게 눈짓이라도 하던가요?" 대화는 이것으로 끝났다.

이는 본칙의 대화 내용과 유사하다. 숙종이 혜충에게 백 년 후, 즉 입적 후에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다. 국사는 '이음새 없는 탑[무봉탑]'이라고 했다. 형상이 없는 탑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숙종은 이 말의 의미를 모르고 '탑의 모양'을 제시해달라고 하였다. 혜충은 '양구'했다. 양구는 잠시 말없이 그대로 있는 것을 뜻한다. 바로 언어도단의 당체를 보인 것이다. 즉 말이 끊어진 자리, 바로 공이다. 황제는 이 도리를 모르겠다고 했다. 혜충은 자신의 법을 부촉한 탐원이 이 뜻을 알고 있으니 물어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