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오의 평창에는 운문이 거량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승이 영운에게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지 않을 때는 어떠하냐고 묻자, 영운은 불자를 내세웠다. 그 승이 이번에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신 뒤에는 어떠하냐고 묻자, 영운은 또다시 불자를 곧추세웠다. 이에 대해 운문이 착어하기를, "처음 행동은 적절했지만 그다음 행동은 적절치 못하다"라고 했다.

다시 돌아가, 원오는 지문과 승의 문답에 대해서, "일문일답은 기연과 상황에 딱 들어맞아서 잡다할 게 없다. 말에서 말을 깨치고 기연에서 기연을 깨쳐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한가롭게 된다면, 지문이 대답한 뜻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평했다.

한편, 지문이 반야의 체와 용을 보인 공안이 있다. 어떤 승이 지문에게, "무엇이 반야의 체인가"라고 물었다. 지문은 "조개가 밝은 달빛을 품었다"라고 대답했다. 승이 "무엇이 반양의 용인가"라고 묻자, "토끼가 새끼를 뱄다"라고 답했다("벽암록" 제90칙). 반야는 불지이며 무아, 무심의 무분별지이다. 묻는 자는 체와 용을 따로 물었지만, 지문은 체용불이로 답했다. '조개는 중추에 월광을 머금어 진주가 되고 토끼는 새끼를 밴다'는 말은 중국의 속담으로, 여기에서는 명월의 빛이 무심히 만상을 비추듯이, 우리의 무분별지가 사려분별을 넘어 역력히 나타나 작용하고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