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산은 호남성의 장사에 있는 산이고, 거기에는 백장의 법을 이은 영우가 살고 있었다. 그는 15세 출가하여 20세 때 백장 아래서 대오하고 그 법을 이었다. 후에 백장의 명령에 의해 위산을 열고 절을 세웠다. 문하에 모여든 자가 언제나 수백 인이었닥 한다. 사법 제자로 앙산 혜적이 있다. 영우는 위앙종의 개산조이다.

유철마는 위산 영우의 법을 이었고, 위산 가까이에 살고 있었다. 철마는 여걸 같은 비구니로, 좀 공부했다는 비구들도 선기로 간단히 제압했다고 한다. 그런 철마가 어느 날 느닷없이 위산을 찾아왔다. 그녀를 보자 위산이 먼저 기선을 잡았다. "늙은 암소[노자우], 잘 왔네." 철마는 위산의 전의를 맞받아서, "내일 대산에서 큰 재가 열린다고 하느데 화상께서도 가시겠습니까?"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여기서 '큰 재'는 무차대회를 뜻한다. 이 대회는 누구나 참석하여 법거량을 하고 자신의 공부를 점검하는 모임이다. 그러자 위산은 온다간다 말도 없이 큰 대 자로 벌렁 누어버렸다. 이것이 본칙의 공안이다.

오대산은 산서성 태원에 있어, 장사에서 수천 리나 떨어져 있다. 비행기나 기차를 탄다면 모를까, 짚신을 신고 타박타박 걷는다면 사오십 일은 족히 걸리는 거리이다. 그야말로 손오공같이 구름을 타고 간다면 하루 만에 다녀올 수 있을지는 몰라도. 불가능한 일을 철마는 태연히 말했다. 위산의 기를 살피는 것이다. 그 먼 곳에 위산이 갈 리가 없다. 위산은 앉은 자리에서 천연덕스럽게 바닥에 드러누워버렸다. 가고 옴이 없는 이 자리가 그대로 큰 재가 열린 자리임을 보인 것이다. 굳이 오대산까지 갈 필요가 있는가, 불거불래의 이 자리, 진여자성의 이 자리에 여여히 있는데, 오고 가고 할 게 뭐 있는가를 행동으로 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