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냥이가 무지개 다리 건너고 나서 더 극심해졌어
어느해 한파로 거리가 꽁꽁 얼어붙은 한 겨울날
냥이 한마리가 온몸에 서리를 뒤집어 쓴 채
울 집 앞에 서성이는거 발견하고선
불쌍하다는 어리석은 마음에
무작정 데려와 키우던 아이인데

원래 길에서 지내던 아이라서 그런지
한 3-4개월을 집에 적응을 못하고 숨어지내고 울기만 했어
그런 모습을 보면서 괜히 내 욕심때문에 서로 힘들어진건 아닌지
고민하던 찰나에 다행히 아이가 손을 내밀어줬음

그렇게 평안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에
어느날 애가 갑자기 밥을 거부하고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어
병원에 데려가도 수의사쌤들의 딱히 손쓸수가 없다는
안일한 말들만듣고 상처만 받고 집에 돌아왔어
그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전전긍긍 하며 지내다가
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 아이가 떠나 버렸어

많이 무서웠을텐데 마지막 곁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끝까지 아이의 생을 연명하기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펫로스 증후군을 극심하게 겪었어

만약에 진짜로 환생이란게 존재한다면은
지금 냥별로 떠나가버린 나의 아이가
내 사람 자식으로 와줘서
못해줬던거 원없이 해주는게 소원이야
그래야 내가 내 맘속의 짐을 좀 내려놓을 수 있을꺼 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