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화상의 처소에 어떤 승이 와서, "무엇이 기특한 일입니까?"라고 물었다. '기특'은 예사롭지 않은 특별한 것을 말한다. 더할 수 없이 특별하고 감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물은 것이다. 만일 '부처다' '선이다' 등의 답을 했다면, 이 승은 큰 몽둥이로 되받아쳤을지도 모른다.

옛날 위산 영우가 낮잠을 자고 있는데, 그곳으로 제자 앙산 혜적이 들어왔다. 위산은 벽 쪽으로 돌아누워 딴청을 피웠다. 앙산은 "굳이 그렇게 멋쩍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저는 제자이기 때문에..."라고 하고는 나가버렸다. 그러자 위산은 벌떡 일어나 앉아, "혜적아, 내가 지금 무슨 꿈을 꾸었는지 알아 맞혀봐라"라고 했다. 앙산은 가만히 대야에 물을 떠 와 수건과 함께 내밀었다. 위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얼굴을 씻었다. 그때 향엄이 왔다. "그래, 마침 잘 왔다. 지금 혜적과 신통력을 경쟁하고 있는 참이다." "네, 보았습니다." "그러면 너는 어떤 신통이 있는지 말해봐라!" 향엄은 평소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책을 내와서 스승에게 올렸다. "좋아, 그대들 두 사람의 신통은 사리불이나 목련보다 더 낫다." 위산은 이렇게 칭찬했다.

종교라고 하면 무엇인가 기특한 일, 예언을 한다든가 병을 낫게 한다든가 보통사람이 할 수 없는 기적을 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면 선에서는 기특한 일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백장은 이에 대해 답했다. "대웅봉에 홀로 앉는 것이다[독좌대웅]." 천하인의 설두를 막아버리는 한마디이다. 상대로 하여금 한마디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전광석화 같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