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칙에 등장하는 마곡은 산서성 성포주에 있는 마곡산의 보철이다. 장경은 서안의 장경사에 있는 회휘이다. 남전은 '남전참묘'라는 공안으로 유명한 보원이다. 모두 마조 도일의 제자이다.

'석'은 석장으로, 길이가 180센티 정도 되며 상부에 12개의 고리가 달려 있다. 납자가 석장을 들고 땅을 내려치며 걷는 것은 소리를 내어 땅 위에 있는 벌레가 도망쳐 밟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며, 또한 맹수가 가까이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선상을 세 번 돈다"라는 것은 선사에 대한 최상의 예경을 의미한다. 마곡은 석상을 돌고 난 후 석장을 한 번 내려치고 우뚝 섰다. 이는 무슨 의미일까. 장경은 곧바로 "옳다, 옳다!" 하였다. 설두는 이에 대해 착어하기를, "틀렸다"라고 하였다. 마곡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휙 나가버렸다.

다음은 남전에게 가서 마찬가지로 세 번 돌고 우뚝 서서 석장을 땅에 내려쳤다. 남전은 한마디로 "아니야, 아니야!"라고 했다. 마곡의 헛된 견식을 딱 잘라 말해버린 것이다. 설두는 이에 착어하여 말하기를, "틀렸다"라고 하였다. 마곡은 그 당시 남전에게 "장경은 옳다고 했는데 화상은 어째서 아니라고 하는가"라고 다그쳤다. '옳다' '아니다' 하는 이원 대립적 세계에 갇힌 것이다. 단지 상대의 태도만을 보고 한 말이다. 원오는 이에 대해서 "주인공은 어느 곳에 있는가"라고 착어하였다. 상대만 살필 뿐 자기의 주체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