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글을 쓴 나도 좋은 대학 갈려고 평생 쓸 일 없는 영어단어 존나게 외우면서 시간썼고, 그래서 결국 좋은대학 갔음 ㅇㅇ 니들이 보기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렇게 대충 학벌에 기대서 살고 싶었던 나조차 인생에서 절대 학벌부심 가지지 말아야겠다고 크게 깨달은 일이 있었는데

졸업하고 2년 학원강사하다가 뭔 문화예술사업단이란데 들어가서 본 한 사람 때문임

거기 영화감독이 하나 있었음

그 영화감독 첨만나는 사람들한테 다 유명한 드라마 제목을 들먹이면서 자기가 찍은것처럼 얘기하는데

아니고 그 드라마 찍은 감독이랑 친해서 자기가 한때 조연출로 일했다는거임 (그리고 그 드라마 찍은 감독도 한 20년 전부터 퇴물임)

그러다 그 약발 떨어지면 자기가 S대 철학과 나왔다고 말함 (서성한곳에 한곳임 ㅇㅇ)

S대 철학과 나왔다는 사람 있으면 아무리 멀리 있어도 찾아가서 악수함 (악수한번 하고 끝임)

그리고 교수 서울대 나왔는데 기껏 여기서 교수한다고 교수욕함

그거 하다 약발 떨어지면 여자들은 돈 펑펑 쓰느라 해외여행 다니고 남자들은 그거 모아서 집산다고 젊은 여자 욕함

그렇게 말하는 자신은 초등학교 교사하는 마누라한테 얹혀 살면서 50먹은 그 때까지 입봉도 못하고 조연출임. 그 조연출 경력도 끊겨서 연구비 한달에 36만원 받자고 그 사업단 들어간거임 ㅇㅇ

딸이 2명 있는데 학원 보내줄 돈이 없어서 대학생도 아닌 중고딩들한테 학원 돈 아까우니 스터디그룹해서 공부하라고 시키고

그 얘기를 자기가 자기 입으로 떠들고 다님

그래놓고 자기가 예술을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하는데

학벌 상관없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어서라고 ㅇㅇ

그러니까 지가 1등하고 싶은데 S대 철학과밖에 못나와서 그 에고자위질을 50살 될 때까지 예술 붙들고 하고 있는거임

근데 또 인간으로 뭐 하나도 이룬거없이 자기가 대단한 유일한 근거는 학벌


내가 그 인간 보고 머릿속에서 학벌생각을 딱 끊었음

이유는 하나 나도 나이먹고 저렇게 될까봐 ㅇㅇ

그냥 나도 남도 우주의 먼지라고 생각하고 살기로함

그리고 저기 그만두고 나니 사는게 훨씬 편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