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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대선 캠프의 문제적 인사들

만남의광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2.25 01: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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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tapa.org/article/WTeiG



'역대 최고의 비호감 선거'라는 말이 나온다. 정책과 공약은 실종되고 의혹과 논란만 판친다. 대선 후보와 가족들의 비리 의혹에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추고 있다. 대통령 후보의 능력과 자질이 검증대에서 밀려나는 판이니 그 후보를 돕는 사람들, 나아가 '미래 권력'에 대한 관심은 전무한 상황이다.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한 사람만 뽑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정치세력을 뽑는다. 대통령 후보가 누구와 일하고 있는지, 누구의 손을 잡았는지 유권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유다.
뉴스타파는 대선 캠프 분석을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세 가지 분석 틀을 세웠다. 첫째, 우리 사회를 진일보시켰다고 평가받는 법안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어느 대선 후보 캠프에서 어떤 일을 맡고 있는지 확인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5년간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갈 것인지 가늠해 보려 했다. 20~21대 국회(2016년 4월 13일 ~ 2022년 1월 15일)에서 제정된 법안 49개를 고심 끝에 선정했다.
둘째, 언론 관련 인사들이다. 대선 캠프에서 언론 관련 정책과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 어떤 생각과 전력을 갖고 있는지 확인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우리 사회가 '정치 권력의 언론장악'으로 몸살을 앓았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권력감시가 소홀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오랜 숙제 중 하나인 언론개혁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셋째, 범죄 전력자다. 특히 정치인의 자질 검증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잣대가 되는 법 위반자들을 확인했다. 선거법 위반, 횡령과 배임, 정치자금법 위반, 지난 수년 사이 중대 범죄로 떠오른 음주운전(무면허 운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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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사회 진보 법안 반대자들, 대부분 윤석열 캠프 소속

뉴스타파는 이 보도를 준비하면서 '노동, 인권, 안전, 역사, 특권' 분야에 해당하는 법 49개를 선정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아동학대처벌법처럼 '우리 사회를 진일보시켰다'고 인정할 수 있는 법안들이다. 
확인 결과, 49개 법안 중 대부분은 국회의원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N번방 방지법, 정인이법(아동학대처벌법), 직장 내 괴롭힘 처벌법(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이었다.
그런데 이들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선 일정한 규칙이 발견됐다. 매우 자극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이 연이어 터졌고, 여론이 폭발했으며, 언론이 해당 법안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는 점이다.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국회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만약 반대표를 낸다면, 신문과 방송에 자신의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실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덜 했던 법안에서는 어김없이 반대표가 나왔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됐다. '5·18 진상규명법'(2017년 국회 통과)이 대표적인 경우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집단 발포 명령자를 확인하고, 행방불명자를 찾고, 헬기 사격의 진실을 규명하자는 목적의 법이었다. 이 법에는 총 15명의 국회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공교롭게도 모두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소속이었다.  
이 15명의 국회의원 중 10명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이런저런 직책을 맡고 있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들 대부분이 지난해 11월 윤석열 후보의 소위 '전두환 미화 발언' 이후 캠프에 합류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선대위 유세지원본부장에 임명된 박대출 의원, 선대위 소속으로 '이재명 비리검증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태 전 의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특히 김 전 의원은 최근까지도 공개적인 석상에서 "광주사태(5·18민주화운동 비하 표현) 당시 북한 간첩이 개입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외에도 근로시간 단축법(주 52시간제 법), 일하는 국회법(국회의원 출석률 공개 등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 중대재해처벌법, 사회적참사법, 제조물 징벌적손해배상법 등에 반대한 의원들도 대부분 윤석열 캠프에 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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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대 국회에서 주요 법안에 반대한 국회의원들. 이들 대부분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 있었다.
이들이 반대했던 5·18 진상규명법, 주 52시간제 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은 발의부터 제정까지 저마다 사연을 가진 법들이다. 가족과 동료를 억울하게 잃은 뒤에야, 혹은 40년이 넘도록 울부짖어서야 법을 만들거나 바꿀 수 있었다. 정치적 입장, 정무적 판단 따위의 핑계가 통해선 안 되는 법들인 것이다.   
취재진은 윤석열 캠프, 그리고 이들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던 의원실에 연락해 입장을 들었다. "왜 해당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는지", "이런 인사가 대선 캠프에 포함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윤석열 캠프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 의원실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어떤 법에 반대했는지까지 다 따지면서 어떻게 선대위를 꾸립니까."

폴리널리스트, 그들이 청와대로 간다면?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언론을 탄압했다. 대통령과 여당을 비판한 언론사를 인사(징계나 해고)와 수사로 압박했고, 친정부 언론에는 떡고물을 나눠줬다. 결국 정부 편향 보도가 난무했으며, 국민의 안전과 권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렇게 9년을 보내며 '대통령의 언론관', '정권의 언론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국민들은 똑똑히 알게 됐다. 뉴스타파가 대선 후보 캠프에 투신한 언론인 출신 정치인, 이름하여 '폴리널리스트'를 분석한 이유다.
폴리널리스트는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은 두 후보, 이재명과 윤석열 캠프에만 포진해 있었다.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작은 안철수, 심상정 캠프에선 한 명도 발견되지 않았다. 
일단 며칠 전까지 마이크와 펜을 잡고 기자와 앵커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들을 보며 유권자인 국민들이 '언론의 공정성이나 중립성'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됐다. 
그런데 더 놀랍고 우려스러운 것은 폴리널리스트로 분류된 사람들의 이해하기 힘든 태도였다. 윤석열 후보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대표적이다. 
이진숙 전 사장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전 동아일보 기자) 등과 함께 '이명박 정권 언론탄압' 가담자 혹은 공범으로 분류되는 사람이다. 이명박 정부가 공영방송인 MBC의 인사와 경영에 개입해 해고와 징계를 남발할 당시 수혜를 입고 승승장구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땐 MBC 보도본부장을 맡았고, '세월호 전원 구조'라는 언론 역사에 길이 남을 오보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그는 "세월호 참사 오보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 않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책임이 없다"며 이렇게 답했다. 
"보도본부장은 기사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 말을 들으며, 취재진의 머릿속에는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이진숙 전 사장이 윤석열 정부에서 홍보수석이나 문화체육부장관, 혹은 공영방송 사장 같은 직책을 맡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생각이 걱정스레 지나갔다.  
윤석열 캠프 정책본부에서 커뮤니케이션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태 전 매일경제신문 기자도, 취재 중 만난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다. 캠프에 들어가기 전, 쿠팡에서 홍보 부문 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당시 쿠팡은 언론사들을 상대로 소송과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 압박 전략을 펼쳐 '언론 재갈 물리기'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쿠팡은 '언론사가 아닌 기자 개인'을 상대로도 억대 민사소송을 제기해 지탄을 받았었다.  
그런데 김영태 전 기자는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는 쿠팡의 언론 정책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태 전 부사장이 쿠팡의 언론 홍보·대응을 총괄했다"는 쿠팡 측의 설명과 다른 주장이었다. 김 전 기자의 주장을 쿠팡 측에 확인 취재하지 않았다면 깜빡 속아 넘어갈 만큼 그의 거짓말은 자연스럽고 뻔뻔했다.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김 전 기자는 정부에서 혹은 국회나 공기업에서 어떤 일을 맡게 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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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횡령·배임·정치자금법 위반 전력자는 대부분 '이재명 캠프'에  

지난해 시작된 대선 캠프 취재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지난 1월 초, 윤석열 캠프가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를 해체하면서 첫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한 달 넘게 조사·분석한 내용이 휴짓조각이 됐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이재명 캠프의 신규 인사 소식도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대선 후보 캠프에 너무나 많은 범죄 전력자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범죄 유형도 음주운전·사기·업무방해부터 선거법 위반·횡령·배임·정치자금법 위반까지 다양했다. 외부로 이름이 공개된 675명의 캠프 인사 중 절반이 넘는 356명에게서 전과 기록이 확인됐다. 
물론, 범죄 전력이 있다고 해서 정치를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죗값을 다 치르고 반성했다면 용서하고 기회를 주는 게 맞다. 하지만 기록하고 기억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앞으로 5년간 국정을 책임질 자리에 갈 수도 있는 사람들이라 더 그렇다. '올바른 권력감시', '유권자들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이란 측면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여러 범죄 이력들이 확인됐지만, 취재진은 이 중 공직자의 도덕성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는 범죄를 최우선적으로 선정해 살펴봤다. 국가 예산 횡령과 배임,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같은 것들이다. 분석 결과, 규모가 3배 이상 큰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수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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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령과 배임,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전과기록이 있는 대선 캠프 인사들. 

‘깜깜이’ 윤석열 캠프… 국민의 알권리 무시?

캠프 인선 공개의 투명성만 놓고 보면 캠프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안철수·심상정 캠프는 비교적 투명하게 캠프 인선 상황을 공개한 반면, 윤석열 캠프는 대규모 선대위를 해체하고 소규모 실무조직으로 바꾼 뒤에는 사실상 ‘깜깜이 캠프’를 유지하고 있다. '예비내각'이라 할 수 있는 대선 캠프에 누가 참여하고 있는지,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국민의 알 권리가 무시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정도였다.  
취재진은 이번 캠프 분석을 진행하면서 윤석열 캠프에 "캠프 인선 내용을 공개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했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공보실을 통해 선대위 인선 관련 자료를 전달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공보실은 "그런 얘기를 들은 적 없다"고 말하는 핑퐁 게임에 시간만 흘러갔다. 결국 취재진은 국민의힘 지역 시도당 선대위 자료, 언론 보도를 정리하는 식으로만 윤석열 캠프 인선 명단을 추릴 수 있었다. 이번 캠프 분석 보도가 미완성에 그친 이유다. 
윤석열 캠프의 이런 '깜깜이' 언론 대응 행태는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후보는 경쟁자인 민주당 후보들은 물론 같은 당의 경쟁자였던 홍준표 후보도 공개했던 '예비후보자 고액후원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윤석열 캠프는 비공개 이유를 묻는 뉴스타파의 질의에 “당장 공개할 이유가 없고, 고액 후원자 명단은 예민한 개인정보”라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놨었다. 예민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공개해, 더욱 투명한 선거를 만들자는 후원금 공개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는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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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4일 선관위가 공개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경선 비용 내역엔 고액 후원자 명단이 포함되지 않았다. 윤 후보 측은 대선 후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캠프 고문단에도 범죄 전력자들 다수 

이재명 캠프 고문단에서도 범죄 전력이 있는 인사들이 여럿 확인됐다. 그중에는 중범죄를 저지른 뒤 사실상 정치권에서 퇴출당했던 사람도 있었다. 이재명 후보가 자주 언급하는 '부패 기득권 카르텔 철폐'와 어울리지 않는 인사들로 느껴졌다. 
이재명 캠프 선대위 고문단 43명 중 횡령과 배임,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같은 전과가 있는 사람은 총 8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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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캠프 고문 43명 중 횡령과 배임,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전과가 있는 인사 8명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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