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펌글) 다시보는 김삿갓의 송아지 사주풀이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1.152) 2021.10.08 23:17:04
조회 45 추천 1 댓글 0


*다시 보는 송아지 사주.
다시 길을 떠난 김삿갓이 선천 방향으로 반나절 쯤 걸어가다 보니
제법 큰 장거리가 나왔다.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
마침 그날이 장날이어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장터를 분주하게 오가고있었다.
장터 이곳 저곳을 구경하던 김삿갓의 눈에, 어느 담장 앞에 돗자리를 펴고 앉은
늙수그레한 점쟁이가 눈에 띄었다.
담장 바람벽에는 이라고 쓴 선전문이 걸려 있었다.

김삿갓이 생각하건데,
이렇게 많은 상품을 두루 섭렵하려면 책은 물론 많이 읽었어야 할 것이고,
이나 같은 책은 통달 하고 있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점쟁이의 행색을 살펴 보니,
늙은이는 땟국이 꾀죄죄 흐르는 옷을 입은데다가 쓰고 있는 갓 조차 낡고
허름 한 것이 아무리 보아도 곰팡내가 푹푹 풍기는 꼴이,
눈을 씻고 보아도 지식이 풍부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호기심이 발동한 김삿갓은
늙은 점쟁이가 앉아 있는 돗자리 앞으로 다가가 ,
늙은이와 눈높이를 맞춰 쪼그려 앉으며 물었다.

"광고문에 쓰인 대로 여러가지를 모두 다 알아 보려면
어지간한 전문성이 없어서야 되겠소이까 ?

그러려니 광고문을 뒤집어 본다면 특별한 전문성도 없다는 말이 되지 않겠소 ?"
김삿갓은 이른바, 하는 소리를 애둘러 물어 본 것이었다.

그러자 점쟁이 늙은이는,
"무엇이든지 물어 보시오. 점쾌고 ,사주고, 맞지 않으면 복채를 받지 않겠소"
하고 자신 만만하게 나온다.

"좋소 ! 그렇다면 사주를 보는데 복채는 얼마죠 ? "
"댁은 인상이 좋아, 복채는 주는 대로 받겠소."

세상에 큰소리치는 놈치고 실속 있는 사람이 없는 법
이라고 생각하는 김삿갓은 점쟁이 늙은이의 큰소리치는 말에 일종의 혐오감이
느껴져서 한 번쯤 골려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아까 보아 두었던 송아지의 사주를 알려 주면서,
"이 아이의 팔자가 어찌 될 지 한번 보아 주시오." 하고 말을 했다.

송아지의 사주로 늙은 점쟁이를 놀려먹을 생각이었다.
점쟁이는 김삿갓이 알려 주는 사주를 종이에 써놓고,
한동안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나더니
대뜸,"이 사주는 최근에 태어난 갓난애기의 사주인가 보구려 ! "
하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역시 점쟁이는 전문가인지라, 태세(太歲)와 월건(月建)만 보고도
갓난아기의 사주임을 대번에 알아차렸다.
김삿갓은 웃음을 참아가며 거짓말을 적당히 꾸며대었다.

"내 친구의 마누라가 며칠 전에 애기를 낳았는데,
이 사주는 그 애기의 사주라오."

점쟁이는 아무 말 없이 사주를 열심히 풀어 나가다가,
별안간 붓을 내던지며 화를 내고 말았다.

"세상에 원 ! 이렇게도 흉악한 사주가 있단 말인가 ! "
"사주가 흉악하다뇨 ? 그게 무슨 말씀이오 ? "
"초년 신수도 불길하거니와, 마지막 쾌(快)는 말도 못하게 흉악하단 말이오 ! "

"마지막 쾌는 어떻길래 흉악하다는 말씀이오 ? "
"세상에 ! 오세봉액 타두종명 (五歲逢厄 打頭終命),
즉, 다섯 살 때에 액운을 맞아 머리를 두두려 맞고
죽게 되었다고 하니, 세상에 이런 흉악한 사주가 어디 있느냐 말이오 ? "

김삿갓은 그 말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소라는 동물은 살아 평생, 농사를 짓느라고 고생을 하다가 다섯 살쯤 되면
도살장으로 끌려가 쇠망치로 이마빼기를 얻어맞고 죽는 운명이 아니었던가.

점쟁이는 자신이 푼 사주가 송아지의 사주라는 것은 모르는 모양이지만,
아무튼 사주 풀이 만큼은 기가 막히게 들어맞은 셈이다.
(이 늙은이가 겉보기와는 달리, 보통 명술가가 아닌가 보구나 ! )

김삿갓은 그런 생각이 들자 미안한 느낌이 없지않아,
얼른 화제를 딴 곳으로 돌렸다.

"실상인즉, 그 사주는 나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주였소.
남의 사주 애기는 그만하고, 노인의 실력을 알았으니,
이제는 나의 신수나 좀 보아주시구려."

김삿갓의 할아버지가 봉직(奉職)했던 선천으로 가는 것이 어쩐지
찜찜한 생각이 계속 되기에, 그 점을 한번 물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점쟁이도 마찬가지로 일단, 김삿갓 같은 봉이 걸려 들었으니
그냥 놓아 보낼 턱이 없었다.

"댁은 어떤 신수를 보아 달라는 말이오?
평생 운수를 보아 달라면 평생 운수를 보아 줄 것이고,

당년 운수를 보아 달라면 당년 운수를 보아 주겠소.
평생 운수를 보자면 복채를 많이 내야 하니까,그런 줄 아시오."

점쟁이가 복채를 흥정하자는 데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
"나는 워낙 돈이 없어, 복채를 많이 드릴 형편은 못 되오.
닷 냥밖에 못 드리겠으니, 금년 신수나 한번 보아 주시오."

그러자 점쟁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소. 그런데 복채는 돈을 먼저 내놓아야 점쾌가 잘 들어맞는다는 것은
알고 계시겠지요 ?"
하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하하, 선금을 요구하는 것을 보니,
점을 쳐 주고도 복채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은 모양이구려 ?"

김삿갓은 너털 웃음을 웃으며, 얼마 안 되는 노자 중에서
엽전 닷 냥을 돗자리 위에 내놓았다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가족과 완벽하게 손절해야 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24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2/28 - -
314316 사주에 화가 아예없으면 화가 용신이 될수있나? [4] ㅇㅇ(211.36) 21.10.16 169 0
314315 이 남자 어떰?ㅋ [1] ㅇㅇ(223.39) 21.10.16 37 0
314314 인간은 3가지의 길을 선택하고 사는것같다 [3] ㅇㅇ(39.7) 21.10.16 90 2
314312 웃긴게 자존감 높으면 안되는 애들도 자기들이 지정함ㅋㅋ [5] ㅇㅇ(223.33) 21.10.16 69 1
314311 잘생긴 남자는 고졸노가다 배달을 해도 결혼잘해 [2] ㅇㅇ(110.70) 21.10.16 55 1
314309 기신일이라 조회수도 안나오네 [2] ㅇㅇ(58.127) 21.10.16 20 0
314310 나 기토인데 도움되었던 일간 안되었던 일간 [2] ㅇㅇ(220.118) 21.10.16 408 3
314306 남자 사주올리고 “이 남자 어떤거 같아?” [1] ㅇㅇ(223.38) 21.10.16 60 2
314305 니들이 내몸 망쳐서 추워지니까ㅈ바로 몸살왔다 달달유부녀(221.156) 21.10.16 21 0
314303 사주에 이쁘고 잘생긴거 하나도 안나오더라 [4] ㅇㅇ(39.7) 21.10.16 504 5
314302 임인년은 좋았으면좋겠다 [1] ㅇㅇ(175.199) 21.10.16 150 1
314301 솔직하게 인생 고민은 어떻게 즐기고 살아야할지가 젤 고민임 ㅇㅇ(114.200) 21.10.16 22 0
314300 자평진전 연해자평 적천수 ㅇㅇ(58.127) 21.10.16 49 0
314299 날씨가 ㅈ같아진건 [3] ㅇㅇ(223.38) 21.10.16 44 1
314298 조주빈 재산 [1] ㅇㅇ(61.254) 21.10.16 159 0
314297 이쁠 것 같아? [1] ㅇㅇ(223.39) 21.10.16 60 0
314295 어리고 고추큰 남자 애초에 만나지마 ㅇㅇ(219.249) 21.10.16 62 1
314292 엥 내가댓글달앗는데 왜글지유ㅓ [2] 계묘녀(122.36) 21.10.16 25 0
314291 나가서 섹스해라 자기야(118.235) 21.10.16 20 0
314289 날씨 왜이러냐???ㅅㅂ ㅇㅇ(203.232) 21.10.16 21 3
314288 너넨 가르치는 일을 인성쓰는 일이라고 봄? [4] ㅇㅇ(1.231) 21.10.16 105 0
314287 근데 자존감 높은 애들이 좋아 [3] 999(58.123) 21.10.16 145 11
314285 지 사주 올리고 “이쁠거 같아?” [5] ㅇㅇ(223.38) 21.10.16 116 8
314284 20대 초랑 후반오니까 확실히 다르긴하네 [3] ㅇㅇ(211.36) 21.10.16 62 2
314283 나 호되게 당해서 내년초에 신고할거긔 [4] 하잏(221.162) 21.10.16 40 0
314282 오늘 명품 가방 백맨사란 봤는데 [1] ㅇㅇ(49.164) 21.10.16 45 0
314280 따라하지마 달달유부녀(221.156) 21.10.16 15 0
314279 왜 먹어도먹어도 배고프냐 ㅇㅇ(223.62) 21.10.16 16 0
314277 19 여자분들께 질문 ㅇㅇ(121.164) 21.10.16 131 15
314275 사랑은 나야 달달유부녀(221.156) 21.10.16 20 0
314273 124.53 <—— 뒤진다 니? ㅋ ㅇㅇ(223.38) 21.10.16 19 0
314271 여왕벌은 오너가 칼자루 쥐어준거라 [3] 하잏(221.162) 21.10.16 58 0
314267 인터넷에서 이재명 뽑는다는거 드립이야 진심이야? [6] ㅇㅇ(223.33) 21.10.16 70 1
314266 촉잠아 나 앞으로운세 봐줘 ㅇㅇ(223.38) 21.10.16 8 0
314265 짭들아 달달유부녀(221.156) 21.10.16 21 0
314263 계수 [1] ㅇㅇ(221.152) 21.10.16 144 3
314262 조세호가 뭔 기토야 갑목인데 [1] ㅇㅇ(223.38) 21.10.16 115 0
314260 수목용신 병신년부터 들였던 거지같은 습관 ㅇㅇ(223.62) 21.10.16 143 5
314259 앞머리 커트해야 되는데 미용실갈까 ㅇㅇ(175.213) 21.10.16 14 0
314258 돈 없는 남자들이 돈 더 잘 쓰긴 해 [2] ㅇㅇ(223.39) 21.10.16 53 0
314257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정말 잘됐음 좋겠어 [7] bpf(119.149) 21.10.16 71 0
314256 내 사랑은 공짠데 [2] ㅇㅇ(115.86) 21.10.16 31 0
314253 여기 멋지지? [4] ㅇㅇ(223.38) 21.10.16 41 1
314252 나 교운기인것 같아??? [2] 무진(223.39) 21.10.16 222 1
314251 근데 허경영 존나 귀여운듯 [1] 999(58.123) 21.10.16 20 0
314250 영전건강행복 ㅇㅇ(218.146) 21.10.16 11 0
314249 여왕벌 성향여자는 같은 여자가 맘에안들때 [7] ㅇㅇ(211.36) 21.10.16 156 6
314248 어머니께서 소고기무국 끓여주신대 [2] ㅇㅇ(175.213) 21.10.16 39 2
314247 ㄹㅇ 유투브 타로 듣고싳은ㅇ야기만 해줌 ㅇㅇ(49.164) 21.10.16 45 0
314245 먼가 내가 재다녀라 꼭 잘난 사람을 좋아하는건 아닌데 bpf(119.149) 21.10.16 55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