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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비었다는 생각으로 가득해서 살맛이 안 난다모바일에서 작성

메탈슬라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3.23 00:21:21
조회 38 추천 2 댓글 1

내 영혼의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없다
결핍감이라는 느낌조차
들어있지 않을 만큼 오로지 공백밖에는 느껴지지가 않는다

아무것도 없다는
없을 거라는
없길 바라는

그런 마음이 헛바람으로 부피를 늘려가는 것 같다
결핍으로 인해 다른 것을 욕망하는 것도 거추장스로운 일이다
아무 행적을 밟지 않은 삶의 가벼움이 무미건조한 기쁨을 주는 것 같다

지리멸렬해진 생각, 기분을 모두 비우고 싶은 마음뿐이다
새로운 것을 채워넣기 위함이 아니라
출처없이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

이상적인 그 아무것도 믿지 않으면서
결국은 이상적인 무언가의 상태에 도달하기를 바란다.
그 무의식에 지배당하는 것만큼은
죽을 때까지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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