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귀신은 어떤 사건에 의해서 나온다.
2. 귀신은 사건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소문에 의해서 현실에 강림한다.

모순적이지. 하지만 둘 다 맞는 얘기.

근데 1을 엄밀히 따져보면 진짜로 어떠한 사건이 있었는지, 그리고 귀신이 진짜 그 사건의 사망자인지 확인해보는건 드문 일이다.

거기서 사실 촉이라는게 발동하는거 같은데.. 집단무의식이랄까.

이런거지. 호숫가를 보면 그 습기에 수인성 질병, 피부병이 연상되는 건 당연한거다.

무당은 이렇게 말하지. '저기 귀신이 있네? 근데 이 호숫가에 사람시체 매장시켰구나. 새까맣게 탄 사람도 있고, 문둥이도 있고.'

그런 사람이 없을리가 있나?

그 귀신한테가서 이름 가르쳐달라 해보라고.
그리고 족보 뒤져서 실제로 있는지 확인해보라고.

없어. 대부분.

내 친구가 옛날에 귀신 잠깐 봤는데 뭔가 플래시백 같다고 얘기하더라. 이미지가 스친대. 근데 그거 진짜 아니었다. 왜냐하면 데이빗 흄의 말대로 인간은 본인이 알고 경험한 것 이상을 생각할 수 없거든.

귀신이 누구 얼굴을 하고 있었대. 근데 그 묘사를 자세히 들어보니까 본인 습관이더라. 문 여닫을때 습관, 집에서 자주 움직이는 동선 등등.(사람마다 저게 다 달라)

근데 촉은 좋더라. '여기 뭔가 이런 일이 있었을거 같은데?' 라고 얘기하면 옛날에 그런일이 있었던 게 떠오르지. 진짜 그게 그 사건의 사망자인지는 확인이 안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