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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UzXZZW8vXw4


https://www.vop.co.kr/A00001601730.html


[서정민갑의 수요뮤직] 팎(PAKK)이 연주하고 노래하는 2021년의 샤먼 음악

밴드 팎의 두 번째 음반 [칠가살(七可煞)]


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발행2021-11-03 11:27:41 수정2021-11-03 11:27:41
03105715_111.jpg밴드 팎의 두 번째 음반 칠가살(七可煞)ⓒ미러볼뮤직

이렇게 근사한 음반이 나와도 듣는 사람만 듣는다. 이처럼 멋진 음반을 내놓은 뮤지션 입장에서는 얼마나 실망스럽고 서운할까. 기실 이런 일이 어디 팎 뿐이었나. 보통 사람들은 선명한 멜로디와 시원시원한 목소리를 가진 노래를 좋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게 대중적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음악이 팝이어야 한다면 얼마나 획일적인가. 다들 나만의 개성을 추구한다지만 우리는 남들이 듣는 음악만 듣고, 남들이 보는 것만 보는 것은 아닌지. 사운드가 강렬하다고 거부하지 않고, 들어본 적 없는 뮤지션이라고 외면하지 않는 사람들. 새로운 음악과 낯선 음악에 열려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는 없을까.

2014년 활동을 시작한 포스트록 헤비니스 밴드 팍의 새 음반 [칠가살]은 이른바 인디 밴드의 음악이다. 수많은 인디 밴드의 음악 가운데 하나이며, TV에 나오지는 않지만 록 뮤지션들이나 록 마니아들은 다들 알고 있는 권위 있는 밴드의 음악이다. 아니,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이 음반은 2021년 한국 록 음악의 최전선이다. 그곳에 팎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음반의 세계관과 사운드와 서사는 2021년의 한국 록을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물론 팎의 음악을 알고 사랑해온 마니아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세계이다. 2016년 3월 EP [곡소리]를 내놓은 데 이어, 2017년 8월 정규 1집 [살풀이]를 발표하면서 팎은 자신들이 포스트록, 그런지, 사이키델릭, 헤비니스를 융합한 밴드이면서, 한국의 전통적 세계관을 담지한 밴드임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팎은 오늘의 록 음악을 연주하면서 한국의 전통적 세계관으로 현실을 비추어 말한다. 그 중에서도 무속 신앙의 세계관으로 현실 세계의 슬픔과 분노를 터트리는 팎은 한국적인 사이키델릭 사운드의 한 전범이다.

03105915_222.jpg밴드 팎ⓒ미러볼뮤직

팎은 10월 21일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음반 [칠가살]에서도 세상에 대한 분노를 발산하며, 상처입은 이들을 위로한다. 팎이라는 뮤지션의 역할이 과거 샤먼의 역할과 이어지는 지점이다. 팎의 음악은 샤먼이 주도하는 무속음악처럼 사이키델릭하고 주술적이다. 음악의 메시지도 악을 징치하고 착한 사람들을 수호한다. 다분히 민중적인 세계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록 밴드들이 전통적인 어법과 세계관을 표현한 사례는 많았지만, 팎처럼 음반 전체를 일관된 메시지와 사운드로 채우는 경우는 드물다.

이전 음반에서도 분노를 토해냈던 팎은 [칠가살] 음반에서는 아예 죽여야 한다고 말한다. 팎은 과거 독립운동 과정에서 사용했던 7가지 죽어 마땅한 죄를,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다르게 구성한다. 잘못을 저지른 이들의 죄를 신랄하게 밝히고, 다친 이들을 다독인다. “인두겁을 걸치고 사람인 척 흉내 내고/세치 혀를 놀리며 사람을 갈갈이 갉아먹는”(충(蟲)), “비통이 마르지 않는 이들을 어찌하리오/분통이 마르지 않는 저들을 어찌하리오”(도(禱)) 같은 노랫말이 대표적이다. 김대인(기타&보컬)의 빼어난 음반 아트웍는 음반의 서사에 맞춤한다.

팎은 [칠가살] 음반에 담은 9곡의 노래를 이런 메시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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