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본적으로 그 대상을 불쌍하게 봤다는 마음이었기에

알게모르게 상대방한테 

조금은 간섭하면서

내 뜻대로 방향을 잡아주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을 수 있을 거고,

그게 아무리 선의였다고 한들

상대방 본인이 동정 받았다고 생각하면 

열받을 수밖에 없는 거 같음.

특히나 여기저기 외면받고서 악에받쳐 있다가

누군가 갑자기 짠하고 나타났는데

슈퍼맨이 아니라 그냥 별볼일 없어 보이는 사람이 작은 심적 도움 주려하는 경우에는 

본인이 그 도움을 받음으로써 작게나마 위안이 됐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 자체가 자신한텐 수치스럽고 억울한 기억이 될 가능성이 높음.

스스로 자신을 돌보지 못해서 

남이 나한테 꼬였구나 하는 그런 자존심 상하는 억울함. 수치심.

그것이 자칫 잘못하면

원래 가지고 있던 거대한 분노와 합쳐져

더 큰 분노 에너지를 키우고 

되려 연민으로 다가온 사람한테 

화풀이 분풀이격으로 풀어댈 가능성이 매우 높음.

선한 의지와 마음이었던 사람은 그만 끊고 싶어도

이미 상대방 쪽에서 악연으로 규정짓고 

정체 모를 본인의 거대한 분노를 

일단 당장 풀어댈 가장 만만한 샌드백으로 보고 원한 대상으로 삼기 쉬움..

그래서 연민 같은 마음으로는

함부로 다가가지 말아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