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부채가 아니라 연금 불입한 것 되돌려줘야하는 것이다
-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과 비슷했는데 군인연금은 적게 불입하고 더 많이 받을 뿐더러 39살에 전역해도 바로 연금을 받으니까 국민연금이 60, 65세부터 받는 것에 비해 지나친 특혜다
https://news.v.daum.net/v/20211114095955914
이상민의 경제기사비평] 공무원연금은 이미 개혁, 19세 입대 39세 전역해도 당장 혜택 군인연금을 개혁해야
[미디어오늘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다 똑같이 나쁜 놈이야”라는 말을 한다. 누가 가장 이익일까? 정답은 가장 나쁜 놈이다. 우리는 둘 다 나쁜 것처럼 보여도 끊임없이 옥석을 가려야 한다. 둘 다 똑같이 나쁜 놈이라는 말은 가장 나쁜 놈에게 면죄부를 주고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사회적 힘을 주는 말이다.
정치인 얘기가 아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 사회보험 얘기다. 많은 언론이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각종 사회보험 적자를 지적한다. 그러나 사회보험도 사회보험 나름이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을 똑같이 취급하면 안 된다. 군인연금이 진정한 개혁대상이기 때문이다.
🔼 10월25일자 한국경제 1면 기사
지난 10월25일 '한국경제'는 “밑 빠진'8대 사회보험, 내년 91조 지원”이라는 단독 기사를 내놓았다. “퍼주기 복지에 지출 확대”라는 소제목도 달았다. 국회예산정책처 공개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가 왜 단독인지는 차치하고 일단 팩트가 틀리다. 91조 원을 '지출'하는 것은 맞지만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소제목에서 밝힌 대로 적자 보전액은 17조 원이다. 내가 저축(기여금)한 돈을 찾아 쓰는 돈이 대부분이라는 의미에서 91조 원은 '퍼주기 복지 지출액'이라기 보다는 '적금 수령액'이 더 어울리는 표현이다.
10월25일 '이데일리' “공무원, 군인연금 부담 더한 국가부채 2000조..”라는 기사는 더욱 잘못된 기사다. 연금충당부채를 국가부채라고 쓰면 잘못된 표현이다. '국가 재무제표상 부채'라는 풀네임으로 표현해야 한다. 연금충당부채의 대부분은 연금가입자가 납부한 저축액을 뜻한다. 내가 은행이나 공무원연금에 1조 원을 저축하거나 기여금을 납입하면, 은행이나 국가는 나에게 1조 원을 언젠가는 돌려주어야 한다. 그래서 은행과 공무원연금 재무제표에는 1조 원 부채가 자산과 동시에 계상된다. 은행이나 공무원연금이 저축을 유치해서 1조 원이라는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생겼는데 이를 국가부채가 늘었다고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 은행이 저축을 유치하면 '예수부채' 생기기에 저축을 받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관련 기사들
지난 11월2일에는 예산정책처 보고서를 인용해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적자를 묶어서 비판하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모두 적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지적한 기사다.
그러나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을 똑같이 취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연금은 이미 지난 2015년도 개혁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연금 개혁 이후 입사한 공무원에는 국민연금과 거의 같은 수익비가 적용된다. 물론 2015년도 이전 입사한 공무원은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공무원과 국가의 과거 계약을 무효화하고 소급해서 적용할 수는 없다. 특히, 과거 공무원연금 수익비가 좋은 이유는 적은 연봉에 대한 보상 측면도 있다.
문제는 군인연금이다. 공무원연금은 이미 국민연금과 동일한 기여금 비율(9%)과 수익비(1.4배)로 바뀌었다. 그러나 군인연금은 본인 기여금 7%, 수익비는 약 1.9배에 달한다. 특히, 군인연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급 연령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은 모두 기존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 인상 중이다. 그러나 군인연금은 퇴직 직후 즉시 수급하게 된다. 19살에 군인이 되어서 39살에 전역하면, 그 즉시 군인연금을 수령하게 된다. 39살부터 평생 군인연금을 받게 되는 구조다. 특히, 39살 전역 이후 취업에 성공해도 평균임금에 미달한다면, 군인연금 전액을 수령하게 된다. 다른 직역연금에 비해 특혜가 지나치다.
법과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언론의 책무 중 하나다. 그러나 비판을 하자면 구체적으로 하자. 8대 사회보험 지출액이 무려 91조원이라는 사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밑빠진 사회보험'이 아니다. 이는 적금 수령금액이 많은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연금충당부채 규모가 많은 것도 문제가 아니다. 공무원이 더 많은 기여금을 내서 공무원연금이 더 건전해질수록 충당부채 금액도 늘게 된다. 연금충당부채를 국가부채라고 하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둘 다 문제라고 지적하면 현실 개입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미 개혁된 공무원연금과 개혁이 필요한 군인연금은 달리 취급해야 하지 않을까?
🔼 군인.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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