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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운지오름

만남의광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02 21:54:23
조회 79 추천 0 댓글 0

https://news.v.daum.net/v/20211122155400488


몽글몽글 구름덩이를 닮은 운지오름, 높지 않아 누구나 산책하기 쉬운 코스

[한천민(한라오름연구소장)]

20211122155404136pgab.jpg

🔼  운지오름
ⓒ 서귀포신문
 
제주 오름의 이름들을 연구해 보면 이름의 배경이 가지각색이다. 그 중 몽글몽글 피어나는 뭉게구름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진 오름이 있다. 운지오름이다.

주 서귀포시 남원읍 운지오름은 남원리에서 한남리로 가는 도로인 남한로의 중간쯤에 있다.

이 오름의 서사면은 정상부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편평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이 밀감 과수원이나 비닐하우스로 조성돼 있다. 반면 남한로에 인접한 동사면은 부드러운 경사면을 이루면서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다. 정상부 일부도 숲으로 이루어졌다.

오름의 모양새가 몽글몽글한 구름 덩어리와 같다고 하여 '운지(雲旨)오름'이라고 한다. 이름이 변형돼 '운주오름', '운주름', '운지(雲地)오름', '운주악(運株岳)'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운지오름을 찾아가는 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남원중학교 북쪽 사거리에서부터 출발해 북서쪽 방향의 한남리 쪽으로 남한로를 따라 약 2.2km를 직진하면 운지오름 동쪽 기슭의 탐방로 입구에 이른다. 둘째, 한남리 사무소 앞 한남리 교차로에서부터 출발해 남동쪽 방향의 남원리 쪽으로 남한로를 따라 약 1.7km를 직진하면 운지오름 동쪽 기슭의 탐방로 입구에 이른다.

운지오름을 찾아가보면 왜 이 오름의 이름이 운지인지 짐작할 수 있다. 주변의 과수원 지대로 이루어진 넓은 평원에 작은 오름 하나가 나무가 우거진 숲을 이고 봉긋 솟아있는 모양새가 꼭 푸른 하늘에 구름송이가 달랑 하나 떠서 흘러가는 것 같다.

운지오름의 탐방로는 남쪽과 북쪽 등 두 군데에서 시작되는데, 필자는 남쪽편 탐방로로부터 올라가기 위해 그곳에 차를 세웠다. 탐방로 입구에는 차를 세울 만한 넓은 풀밭, 파고라와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또한 입구에는 조선시대 신상흠 현감의 선정을 기리는 공덕비가 있다. 이 공덕비는 의귀리 원님거리에 파손·방치돼 있던 것을 동양문화연구소 오문복 소장이 발견해 옮겨졌다. 오 소장이 신 현감의 후손들에게 알리고 2006년 2월 19일 이를 복원, 이곳으로 옮겨 다시 세운 것이라고 한다. 비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縣監愼公尙欽恤民善政碑 / 公性仁厚 視民如子 勸裝農桑 不煩稻役 尊聖愛士 辦穀賑窮 居官三載 始終如一 / 咸豊元年 辛亥 西中面(현감신공상흠휼민선정비 / 공성인후 시민여자 권장농상 불번도역 존성애사 판곡진궁 거관삼재 시종여일 / 함풍원년 신해 서중면)

함풍(咸豊)은 명나라 문종의 연호로 1851년부터 1861년까지를 말하며, 함풍원년은 서기로는 1851년이다. 신상흠 현감은 정조 18년(1794)~고종11년(1874)의 인물로 거창 신씨 제주입도조 신명려의 9세손이며 동추(同樞) 신치환(愼致桓)의 아들이다. 순조 23년에 문과에 급제하고 승정원 주서, 성균관 학유, 승문원 검교, 대정 현감 겸 병마절제도위, 정의 현감 등을 지냈으며, 사헌부 장령, 예조 좌랑, 사헌부 지평, 한성부 우윤, 외위도총부 부총관, 공조 참판 등을 역임했다.

신상흠 현감의 공적비를 살펴보고 나서 탐방로를 따라 운지오름에 올랐다. 탐방로 주변에는 산딸기(나무딸기) 나무와 더불어 천선과와 멀구슬나무, 참식나무, 꾸지뽕나무, 예덕나무 등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었다. 나무들을 감고 자라고 있는 마 줄기도 눈에 띄었다.

북쪽 방향으로 완만하게 오르던 탐방로는 정상부를 향해 꺾어 드는 곳부터 급한 경사를 이뤘다. 탐방로 옆에는 쇠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덮은 간이 시설물이 세워져 있었다. 간이 시설물 옆을 따라 정상부 쪽을 향해서 올라갔다. 그래도 그리 높지 않아 5분여 만에 정상부에 이를 수 있었다.

정상부에는 해송과 참식나무 사스레피나무, 생달나무 등이 크게 자라고 있었다. 중간에는 제법 넓은 공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공터에 포제단도 마련돼 있다. 주변에는 포제를 할 때 필요한 듯 간이 창고가 하나 세워져 있었다. 공터의 나머지 부분은 주름조개풀이 온통 덮여 있다.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 천남성도 눈에 띄었다.

큰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아래에는 작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서 주변 경관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포제단에서 오름 남쪽으로 이어지는 탐방로를 따라 내려갔다. 내려가는 탐방로에도 야자 매트가 깔려 있었다. 가로등이 중간중간에 있어서 밤에도 산책할 수 있을 듯하다.

내려가는 탐방로 옆에는 밀감 과수원이 돌담 너머로 지척이었다. 한쪽은 비닐 하우스, 한쪽은 노지 과수원이었는데, 노지 과수원에는 주황색으로 익어가는 귤들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름을 내려오니 길 건너편에 큰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 그 건물에 들어가 양해를 구하고 오름이 잘 보이는 곳에 올라가서 전경을 찍었다.
 

20211122155405607soup.jpg

🔼  제주 운지오름 위치
ⓒ 서귀포신문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한라오름연구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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