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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15기도문이란 것을 1년 바친 적 있는데

역갤러(110.46) 2024.11.16 04:57:23
조회 34 추천 1 댓글 2

https://m.mariasarang.net/book/bbs_view.asp?index=tagbbs_gido7&no=10





고등학교 1학년 때였지


그때 1년간 15기도문이란 것을 기도했고 그 내용은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을 명상하는 내용이고


기도문이 소책자로 되어 있어서 분량이 많았어. 한 번 그 기도문을 읽는데 기도하고 나면 한시간 정도 걸렸어


그냥 빠른 속도로 읽으면 빨리 끝나겠지만 정성을 들여서 기도하다 보면 그렇게 시간이 걸리더라


그 기도문 앞에는 이 기도를 드리면 받는 혜택이 안내되어 있었지


그 수많은 혜택을 보며 기대에 부풀었었지


물론 그 기대란 게 세속적이고 가벼운 그런 바램이 아니고 거룩한 기도를 드리는데 그런 은총을 받는다는


그런 기쁨에 들뜬 것이지.


그런 성스러운 기도문을 바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좋은데 그런 분에 넘치는 은총을 주신다는 약속에 그만


황홀한 것이지


그런데 그때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게 인간사 기준의 의미가 아니었어.


예수님이 제자들과 이야기 나누실 때 제자들이 그랬지 주님이 영광을 받으실 때 저도 기억해주셔서 주님의 오른 편에 


앉게 해주십시오 이런 식으로 말이야


그러니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대답하셨을 것이야 그럼 제자는 뛸듯이 기뻤겠지


주님이 영광스런 구세주의 권능을 가지고 심판의 날에 오실 때 그 오른 편에 앉는다는 것은


모시는 군주가 황제로 즉위할 때 한자리 얻는 것과 같은 영광이라고 생각하기 마련


근데...그런 게 아니었어 주님은 십자가 형을 받으셨고 추종한 제자들도 잡혀서 순교를 하는데


어떤 제자는 십자가에 꺼꾸로 매달려서 못박혔지


주님의 오른 편에 앉는다는 것...


그 고통을 나눠 갖는다는 것....




이웃의 고통을 나눠 갖는 것


그것은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고 그게 주님에게 하는 것과 같은 공덕이라고 하지


그런데 이웃이 받는 고통은 어떤 것인가..


그것이 능히 나눠 가질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인가..




주님의 뜻을 나눠 실천한다는 것


면류관을 쓰시고 5480대의 매를 맞으시고 십자가에 매달리신 그 우주적인 고통을 어떻게 나눌 것이며


그 뜻을 어떻게 헤아릴 것이며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그런 고통 속의 영광이기에 우리가 그것을 묵상하고 명상하며 기도하여 그 뜻을 기념하고 기리더라도 


거기에 따른 은총이란 것이 로또 당첨이라든가 출세한다든가 하는 것이 아닌


마지막 순간에 은총의 샘물을 받아 마실 것이라는 등의 추상적이고 시적인 표현의 약속인데


그것이 무엇이겠느냐는 것이다.


바리떼기 공주의 설화나 기구한 여인의 일생을 다룬 전설의 고향 같은 극화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만신창이가 되어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 그런 주인공의 슬픈 눈빛에서 이제 아무런 희망을 가질 기운 조차 없고 가득 고인 눈물에 굴절된


저 하늘을 바라보며 눈을 감는 그런 마지막 순간에..


주님이 기억하시고 그 영혼을 받아주신다거나 감로수를 주시어 목을 적신다거나 하는 은사가 있다면


그런 것이 기도문에 약속된 은총 같은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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