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함께 떠난 해외여행에서 '아침에 서두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투고, 이 과정에서 여자친구에게 상해를 입히고 숙소에 감금까지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게 2심 재판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박노수)는 상해 및 감금 혐의를 받는 A(31)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A씨는 2018년 9월27일 연인 관계였던 B씨와 함께 여행을 떠난 일본에서 B씨를 폭행하고 감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3월6일부터 사귀기 시작한 두 사람은 사건 당일 '아침에 서두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쟁을 벌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오후 4시30분께 A씨는 관광지로 유명한 근처 호수에서 B씨의 얼굴과 목 등을 손바닥으로 10여 차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툼 끝에 B씨는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기며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며 나섰고, 이에 가방을 빼앗아 들어 온 A씨는 같은 날 자정께에도 B씨의 목을 조르고 얼굴 등을 양손으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에게 상해 혐의와 함께 B씨가 숙소에서 나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했다며 감금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죄질이 나쁘고 상해의 정도가 중하며,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다"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너무 과하다며 항소했고, 이후 B씨 측과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심은 1심을 파기하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