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노숙자 보니까 불쌍하더라

오늘 노숙자 보니까 불쌍하더라앱에서 작성

털진드기(175.223) 2022.01.10 23:56:57

조회 120 추천 6 댓글 5

난 퇴근하고 추운 퇴근길에 집에서 먹을 치킨 kfc에서 원플원 하는거 4개 사서

5천원 남짓한거 사들고

한맥 맥주 사고 걸어가고있었음

주말동안 못 쉬어서 머리도 멍해서 오늘 일하는데 존나 깨졋거든

그리고 스스로도 일이 안돼서답답해서 죽겟고 너무 좆같아서 술 땡기더라

그리고 지하철에서 맨날 아줌매미들이 노려보고 남자든 여자든 길가다가 뭔 마스크가지고 시비털고 그 ㅈㄹ 해서 살인충동 존나 일어나는 중이라 술 개땡겼음

솔직히 난 요새 정서가 무너져버렸음

까딱하면 진짜 묻지마 살인사건 일어날거같아서 스스로 정줄 잘잡는중

근데 kfc에서 치킨 기다리는데 마치 북한 배급 받는 기분이라 슬프더라

내가 그래서 세상을 그리 보는진 몰라도

사람들이 배달도 시켜먹을 형편 안돼서 직접와서 kfc 한참 있어야 나오는거 기다리고

1+1이라 푸라닭이나 교촌은 먹을 형편 안되는 사람들이 kfc 목빠지게 기다린단 생각이 들엇음

난 잔고가 10만원 남짓 있었고 4개짜리 치킨 저녁 겸 맥주안주로 먹으려고 들고가고있었는데

길가다

검은 쓰레기봉투 큰 걸 웅크린 노숙자로 착각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노숙자들이 불쌍해졌음

뭔가 나만큼 인생 좆같은 사람들같기도 하고

이 추운 날에 밖에서 잠 자니까 나보다 훨씬 좆같을거같기도 하고

그래서 치킨 2개랑 초콜릿이랑 회사에서 가지고온 과자1개

벤치에서 담요깔고있는 노숙자한테 줬는데

환하게 웃으면서 나한테 그냥 잡수시지 이러는데

노숙자가 그렇게 환하게 웃는거 처음봤다

좋은 일 하면 화 당하는 조선이라지만

그래도 괜히 맨날 죄송합니다만 하고 맨날 욕먹고 어제도 돌아다니고 그저께도 돌아다니면서 힘들었던 내 모습이랑

겹쳐보여서 가진것도 없으면서 내주게되더라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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