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군대 2~3년이던 시절

3년이라면 굉장히 긴 시간인데

거의 무일푼에 가깝게

자유를 통제당하고 신체 억압 상태에서

매일 매순간을 준전시 동원 상태로 준비를 하면서

중간중간 훈련과 부대 업무와 작업과 대민지원 등을 하면서

청춘 썩히는 건데(썩힌다는 표현도 이제는 좀 불편하지. 고생하고 나름 국방의 의무를 한거니)

순수의 시대에는

일단 가족들이 많고,

친척과의 교류도 활발하고

동네에도 애들 바글바글 하고

웃어른과 아이들 사이에 유교적 정서로 예의도 있고

전후 폐허 재건과 가난 극복이라는 국가적 목표도 공유하면서

서로를 최대한 이해하면서 각자의 희생이나 헌신을 나름 존중했었음

이런 게 최근에 다 깨졌지

가족 머릿수도 줄어들고

친인척 교류도 많이들 끊어지고

동네에 애들이나 잇나

다들 공부하기 바쁘고

게임이나 일탈로 엇나가는 애들 많아지고

사회적 자리를 차지 못한 2030들이 인터넷으로 세력화 하면서

결국 남녀갈등 이런 아무렇게나 주입되는 편협한 가치에 쉽게 경도되고

누가 애 낳는건 나랑 관계없는 일이고

누가 군대에서 썩든 말든 그것 역시 나랑 관계 없는 일이고

누가 죽든 말든 그것도 나랑 관계없는 일이 된 세상에서

애들한테 위문편지 같은 것을 쓰라고 하면

조금 내키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

하지만 90% 이상은 좋은 맘으로 쓸 거 같음

어찌됐든 내가 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준전시 상태 병력으로 강제 동원당해 있는 거고

전쟁 발발하면 전방부대는 얼마나 총알받이로 죽어나갈지 모름..

일부 못된 심보 가진 애들도 있겠지만

여하튼 내생각에 위문편지라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값싸게 병력을 운용하는 것이 먹혔던 전통적 위로 수단이고

현실적으론

군인 임금 인상이라든지

전군인 직업화를 하든지 그게 현실적으로 어려우면

남녀 동등 복무제를 실시해서

강제징집이 누군가 특정 성별의 헌신이라는 측면이 너무 강조되기 보단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성별과 관계없이 국가를 위해 이행하는

공유 가치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함.

그래야 저런 조롱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타나는 나사풀린 짓도 사라질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