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두산에서 최종 퇴출된 파레디스. 두산은 파레디스 퇴출 후 곧바로 새외국인타자 영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IS포토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30)를 퇴출한 두산이 신중하게 옥석을 가린다.

두산은 지난 1일 외국인 타자 파레디스를 웨이버로 공시해 퇴단했다. 하지만 곧바로 새 외국인 타자 영입을 발표하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가 없는 상태로 광주 원정 3연전을 치렀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크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어서 좀 기다리고 있다. 급하게 아무나 데려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다. 40인 로스터에 들어 있는 알짜 선수는 이적료가 부담스럽다. 최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샌디에이고를 비롯한 빅리그 구단은 아시아 리그에 이적료를 받고 선수를 보내는 기조가 강하다. 관심 받는 선수를 40인 로스터에 넣고 '장사'를 하기도 한다. 영입 부담이 덜한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선수는 메이저리그 꿈을 포기하는 대신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무턱대고 지갑을 열기 부담스럽다.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이다. 물론 가인드라인은 있다. 김태룡 단장은 "(포지션이) 외야면 더 좋다. 감독은 외야에 힘 있는 타자를 원한다"고 전했다. 두산은 파레디스가 2군에 내려갔을 때 조수행·정진호·김인태 등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공백을 채웠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와 비교하면 중압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1루에 오재일, 3루에 허경민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외야수나 지명타자를 맡을 수 있는 자원을 데려오는 게 팀 균형에 적합하다.

두산은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를 1순위 후보로 추려 검토 중이다. 현재 KBO리그에 올만한 외야수는 많지 않다. 그중 후보군이 될 수 있는 해즐베이커(왼쪽)와 손더스.

현재 KBO리그에 올 수 있는 자원은 제레미 해즐베이커(탬파베이) 코디 데커(애리조나) 코디 애쉬(뉴욕 메츠) 등이 우선순위에 꼽힌다. 김태형 감독이 원하는 힘 있는 외야수로는 마이클 손더스(화이트삭스)도 후보가 될 수 있다. 문제는 KBO리그 외국인 선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선수 대부분이 마이너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이다. 김태룡 단장은 "아무나 데려올 수 없어서 신중을 기한다. 마지노선은 없다. 크게 치는 타자를 보고 있는데 마땅한 선수가 없으니까 감독도 길게 보자고 하더라. 아직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규정상 8월 15일 이전에만 영입하면 포스트시즌을 뛰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두산은 조급하지 않다. 파레디스가 없는 상황에서도 리그 1위를 유지했다. 파레디스가 1군 엔트리에 빠져있을 때 승률이 0.606(20승13패)로 꽤 높다. 외야수 중에선 국해성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아웃 됐지만, 조수행과 정진호가 나란히 타율 0.291로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미 외국인 타자 없이 치르는 경기에 익숙해졌다. 조급하게 대체 선수를 데려오는 것보다 꼼꼼하게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