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물] '13G 연속 QS' 린드블럼, 불펜에 휴식 안긴 에이스의 조건


기사입력2018.06.13 오후 09:54

최종수정2018.06.13 오후 09:54



[일간스포츠 배중현]


승리는 없었지만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두산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31)의 얘기다.

린드블럼은 13일 잠실 KT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배턴을 불펜에 넘겨 시즌 9승(2패) 요건을 갖췄지만, 동점이 만들어지면서 승패 없이 물러났다. 결과는 빈손이었다. 그러나 개막전(3월24일 잠실 삼성전 4⅓이닝 4실점)에서 흔들린 뒤 무려 13경기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해 위력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KT전 출발은 불안했다. 1회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초구 홈런을 허용하며 선제점을 내줬다. '1회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은 KBO리그 역대 32번째에 해당할 정도로 희귀한 기록. 그러나 곧바로 안정감을 찾아 3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텼다. 2회와 3회에는 투구수가 각각 11개와 7개에 불과했다.

1-1로 맞선 4회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1사 후 유한준과 윤석민, 박경수에게 연속 3안타를 맞고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후속 이해창을 초구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5회엔 선두타자 오태곤에게 홈런을 허용해 1-2로 리드를 허용했지만, 2사 1,2루에서 유한준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 한숨을 돌렸다. 두산은 6회 양의지의 2점 홈런으로 점수를 3-2로 뒤집었다.

7회도 마운드를 밟은 린드블럼은 2사 후 강백호와 로하스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1,2루 위기를 자초했고, 유한준에게 동점 적시타를 내줬다. 이어진 2사 1,3루에선 윤석민을 중견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처리해 2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7회 타선이 1점을 뽑아내 만들어준 승리투수 요건이 불펜 난조로 날아간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린드블럼은 이날 직구(43구) 이외에 커브(9구)와 체인지업(6구), 포크볼(7구), 투심패스트볼(8구), 컷패스트볼(이하 커터 33구)을 다양하게 섞었다. 커브와 포크볼의 제구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았지만 최고 구속 시속 150km를 찍은 직구의 위력을 앞세워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사실상 직구와 커터의 투 피치에 가까운 레퍼토리지만 KT 타자는 알고도 당했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승리를 올리지 못해도 최소 6이닝 이상을 꾸준하게 책임져주면서 불펜에 휴식을 안겼다. 에이스의 표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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