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명불허전.' 유니폼을 바꿔 입어도 여전하다.

두산 베어스 투수 조쉬 린드블럼(31)은 지난해까지 3시즌을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다. 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변화를 선택했다.

롯데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자신을 원한 두산과 계약했다. 그는 롯데에서 3시즌 동안 28승을 거두며 브룩스 레일리(30)와 함께 선발진 원투펀치로 제몫을 다했다.



두산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세스 후랭코프(13승 2패)와 함께 원투펀치로 자리 잡았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도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친정팀' 롯데와 맞대결에서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하며 시즌 12승째(2패)를 올렸다.

앞으로 1승만 더하면 2015년 롯데에서 기록한 13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 타이다. 흐름이 좋기 때문에 13승 그 이상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

1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린드블럼은 "롯데에서 뛸 때와 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면서도 "지난해 후반기부터 좋아진 부분은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시즌 도중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16시즌 종료 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렸다. 그런데 닉 애디튼이 부진하던 롯데는 린드블럼에게 SOS를 쳤다. 그래서 다시 KBO리그로 왔다.

그는 12경기에 등판해 5승 3패를 기록했다. 롯데가 지난 시즌 후반기 반등에 성공하며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칠 수 있던 원동력 중 하나가 됐다. '이닝이터'로서 장점도 그대로였다.

린드블럼은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는 심리적인 부분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두산은 19일 롯데를 꺾고 시즌 60승 고지에 선착햐며 1위를 순항하고 있다. 그는 "롯데에서 뛸 때는 선발 등판시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압박감도 있었다. 그러나 두산에서는 그런 부담이 조금은 덜하다"고 웃었다.

KBO리그에서 4시즌째 뛰며 타자 성향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던 점도 에이스로 '롱런' 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다.

린드블럼은 "KBO리그에서 뛰는 투수라면 잠실구장이 갖고 있는 이점을 잘 알수 있을 것"이라며 "사직구장도 큰 편이지만 잠실구장은 투수 친화적인 곳인 것 같다. 장타 허용에 대한 걱정을 덜하다 보니 공격적으로 투구를 하게 되고 그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스캇 반슬라이크(32)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날 반슬라이크가 교체된 뒤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린드블럼은 그와 얘기를 오랫동안 나눴다. TV 중계 카메라는 그 장면을 비췄다.

린드블럼은 "시즌 중간에 새로운 팀에 와 적응하기한 쉬운 일이 아니다. 나도 지난해 비슷한 경험을 했다. 두 시즌을 뛰었고 어느 곳보다 익숙한 롯데였지만 그랬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반슬라이크가) 퓨처스(2군)리그로 내랴가는 것은 좋은 결정이라고 본다.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며 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분명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고 나 또한 그렇게 본다"고 자신했다.

지금은 상대팀으로 만나지만 롯데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린드블럼은 "팀을 비교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롯데 선수들과는 정말 친하다. 이번 3연전에서도 서로 만나 인사도 나누고 안부도 물었다. 평소에도 자주 연락한다"며 "물론 지금은 두산 소속이기 때문에 우리팀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다시 한 번 껄껄 웃었다.

그는 롯데에서 지난해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올해 두산에서는 선발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