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생명체와 마법 저항력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외부의 마법에 대해 저항력을 가진다. 이는 개인에게 동화되지 않은 마나가 영혼에 침입하는 일을 억제하는 능력이며, 생명력의 기능 중 하나로 여겨진다. 마법 저항력이 밀어내는 마나에는 환경 마나 역시 포함되며, 학자들은 만약 누군가에게 마법 저항력이 없다면 그 사람이 직접 환경 마나를 이용하려고 시도하지 않더라도 서서히 체내로 스며들어 중독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을 때 환경 마나가 고체 물질에 스며들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던전 깊숙한 곳처럼 환경 마나 레벨이 높은 장소에서는 사람들이 일부러 환경 마나를 흡수하지 않아도 마나 중독증으로 죽는 경우가 있다는 소문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측이 그리 억지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으나, 해당 이론은 아직 완전히 확증된 것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마법 생명체들은 인간보다 강력한 생명력을 지니며, 따라서 적대적인 마법에 대해서도 보다 강한 저항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의 저항력은 마법 발사체, 전격 화살 따위의 공격 마법에 의해 생성된 간접적인(물리적인) 효과가 그들을 해치는 일을 막아주진 못하지만, 정신이나 영혼, 육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에는 지장을 줄 것이다. 비마법적인 동물들은 마법을 통해 매혹시키거나 마비시키기 매우 쉬운 데 비해 마법 생명체들에게 그렇게 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마법 저항력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비록 저항력이 생물체에 영향을 주기 위해 우선 관통해야 하는 장벽이 됨으로서 생물체를 향한 직접적인 마법의 사용을 어렵고 비싸게 만들기는 하지만, 이론상 모든 마법 저항력은 극복될 수 있다. 그것은 스펠을 강화할 만큼의 충분한 마나와 기술을 마법사가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하지만 이론이 아닌 실제로는, 마법 저항력에는 그 어떤 인간 마법사도 돌파할 만큼 강화된 스펠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계선이 존재한다. 이 경계선은 일반적으로는 지표면에 사는 생물들에게 도달되진 않지만(심지어 드래곤들이라고 해도, 그들의 마법 저항력 역시 돌파하기 ‘극도로 어려운’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던전의 최심층에 거주하는 주민들 중 일부는 전설적인 아크메이지들조차 돌파할 수 없는 완전히 어처구니없는 수준의 마법 저항력을 보유하고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마법 생명체의 저항력을 마법으로 직접 돌파하려는 시도는 최선책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마법 저항력을 갖춘 생물을 맞닥뜨렸을 경우 상대를 간접적으로 해칠 방법을 궁리할 것이다.

 정신 마법사들의 경우, 그들의 무기고에는 상대의 정신을 직접 공략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단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 마법 저항력을 가진 적은 아주 위협적이다.

귀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