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카페 사장님이 빌려준 전화로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또르르르르

‘받아줘. 제발.’

전화벨이 울리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진다.

그리고 10시간 같은 10초가 흘렀을 때,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짤깍

“예. 은산수렵 3팀 힐러 유정아입니다.”

은산수렵? 누나도 헌터가 된 모양이다.

그렇지만 지금 내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누나의 목소리다.

너무나도 그립던 목소리.

난 대답을 하려고 입을 열려고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

뭐라 할 말은 많았는데, 어째 목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큰일이다.

이대로면 전화가 끝나게 생겼다.

난 가까스로 목소리를 쥐어짰다.

그래봤자 딱 두 자였지만.

“…누나.”

다행히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나보다.

누나는 그것만으로도 나인 것을 알았다.

“정현아? 지금 이거 정현이 목소리 맞지?”

떨리는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다.

“너 지금 어디야! 어서 말해봐.”

“나, 나. 지금 리디야 커피 북한산점…”

울음이 올라와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왜 난 남자라면서 이러지.

몇 달 전부터 이미지 트레이닝 하던 건데 막상 실전 들어가니 너무나 다르다.

난 울먹울먹하며 말을 가까스로 해나갔다.

지금 내 모습은 저쪽 세계에서 던전 설계자 일을 할 때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

누가 날 보고 던전이 폭발할 위기에도 침착하게 마나를 제어하던 신관이라고 상상할까.

그저 누나를 보고 싶은 10년 전의 그 중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알았어! 정현아. 거기 곧 갈게! 기다려! 팀장님! 저 퇴근합니다! 제 동생 찾았어요!”

그렇게 전화가 끊겼다.

곧 누나를 볼 것이다.

그런데 커피가 왜 이리 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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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남자다움이 부족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