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에고소드다. 그것도 상당히 강한.

자아가 생긴 시점은 기억이 안난다.

그냥 어쩌다 보니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이새끼는 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지만 그냥 어쩌다가 날 줏어서 호상을 누리고 있을 뿐

내가 이놈을 주인으로 인정한건 아니다.

주인으로 인정하면 더 강한 힘을 손에 넣겠지만 그 꼴을 볼 순 없지.

일단 행동거지가 요사스럽고 불쾌해서 마음에 안든다.

인성도 영 안좋고 호색한에 그냥 양아치 새끼란 말이다.

이 한심한 새끼는 지가 강한줄 알겠지 내 넘치는 마력 때문인줄도 모르고.

이새끼는 심지어 취향도 괴상한게 사람이든 짐승이든 가리지를 않는다.

말을 한다, 암컷이다, = 박는다인 것이다.

하물며 남자도 안가린다. 박을 수만 있다면 상관이 없나보다.

더 좆같은건 이놈이 눈독을 들이면 그것이 누구든 어느센가 품위를 버리고 가랭이를 벌리게 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닌게

인간이 아닌 존재들, 그러니까 요물같은 녀석들도

암컷이라는 암시가 하나라도 있으면 

(흉악하게 생겼는데 목소리가 예쁘다던가) 

(목소리는 안 예쁜데 명칭이 ~의 어머니 ~의 여제 등 여성을 지칭한다거나)

끝의 끝에선 이놈의 마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함락된다.

더 열받는건 금수 새끼면 그냥 네발로 기어다닐 것이지 하나같이 다 인간형 변신체가 있다는 것이다.

진짜 네발 짐승이나 파충류 새끼한테도 박을 수 있을지 궁금한데 운이 영 안따라주는게 좆같다.

내가 보기에 이새끼 주위엔 뭔가 초자연적인 법칙이 개입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내가 구태여 말을 안하는 건 이런 이유도 어느정도 있다.

말을 해본적은 없지만 하려고 하면 솔직히 되겠지.

아마 폴리모프도 될거다. 그게 에고소드 국룰이니까.

하지만 앞으로도 이놈 면전에 대고 말을 할 일은 없을거다.

상종도 하기 싫어서인게 크지만 만약의 경우란게 있는 법이니까.

즉 지금 내 정체성은 50대 50, 남자일지 여자일지 나도 모른다.

아차 이런 생각도 하면 안되지, 그냥 덜미가 잡힐법한 건수는 아예 만들지를 말자.

나는 존나 쌘 에고소드고 이새끼는 버러지다.

[그렇게, 고고하고 냉철한 에고소드인 그녀는 자신의 주인으로 부터 정조를 지켜낼 것이라 굳게 다짐했다.]

뭔 뭐야 뭔소리야.

에고소드 쿼드락슈

먼 옛날, 수수께끼 소설가가 사용했던 잉크펜의 펜촉을 연단한 검.

인과를 조율하여 사용자의 바램을 실현시키는 쪽으로 흘러가게 하는 신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쿼드락슈의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때에 마음껏 성적 욕구를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 검의 능력으로 인해서 쿼드락슈의 자아[모락 육덕]가 각성했다.

본디 이야기를 쓰기 위한 펜촉이었기에 상황을 전지적 시점에서 서술하는 힘이 있다.

이 나레이션은 쿼드락슈 본인만이 들을 수 있으며 사용자는 감으로서 받아들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