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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쥐썬더야 이글 봐줘!!

고둥레퍼(175.206) 2022.07.23 22:44:25
조회 30 추천 0 댓글 2




퇴고 안하긴 했는데 느낌만 봐줘











 “아, 좆됐다.”


 띠리링.


 통장의 잔고가 드디어 0원을 찍었다.


 돈이 빠져나가는 소리에 가슴이 찢어졌지만 지금 중요한 건 이번 달 방세를 낼 처지가 못 된다는 점이다.


 올해 나이 28살.


 아르바이트를 구하는데 있어 쉬운 나이도 아니었고 쌓아둔 경력 또한 없었다.


 그 동안 나이를 앞세워 3개월이라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았지만 앞으로는 그것도 어렵게 됐다.


 “아침, 먹어야겠지.”


 방구석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컵라면을 끓였다.


 한 입 거하게 먹고 나자 머리에 피가 도는 듯 했다.


 잔고가 없다고 당장에 인생이 망하나.


 돈이야 다시 벌면 그만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문제는 방법이었는데…


 “게임이나 하자.”


 오전 6시, 이 시간이면 그의 온라인 인생이 시작될 시간이다.


 게임 내에서 치러지는 일일 퀘스트를 완수하고 보상을 받아야 하며 밤 사이 그가 만들어둔 영역에 침입자는 없는 지 감시해야 했다.


 일련의 과정들을 물 흐르듯 끝낸 그는 길드 채팅창에 인삿말을 올렸다.


 그와 나이만 다를 뿐 비슷한 인생을 살고 있는 동료들이 반겼고 그는 사냥을 시작했다.


 …


 …


 말라버린 통장 잔고에 대한 대책도 없이 밤 11시가 되었다.


 컴퓨터 앞에 쌓인 컵라면을 치운 그는 동료들에게 밤 인사를 건냈다.


 컴퓨터 게임을 종료 시킨 그는 온라인 게시판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곤 누군가 올린 야한 짤을 보게 되었다.


 “시발 존나 꼴리네.”


 신체 일부에 피가 몰린 그는 자주 가던 야동 사이트에 접속했다.


 사이트에서 홍보하는 성인광고의 팝업창을 닫은 그는 오늘의 베스트라 불리는 야동을 찾기 시작했다.


 ‘슬라브계 미소녀 절정쇼.’


 ‘이러지 마 유부녀 시리즈4’


 ‘넣고 흔드니 금방 가버리는 년’


 자극적인 제목들로 가득한 동영상 중에서 취향에 맞는 야동을 클릭했다.


 곧 헐벗은 여성이 나오고 남성 하나가 그녀에게 다가서기 시작했다.


 살색의 향연이 펼쳐지고 마우스에 붙어있던 그의 오른손이 피가 몰린 신체로 향했다.


 슥슥슥.


 그렇게 문지르기 시작한지 6분이 지났을까 거친 숨과 함께 흰 백탁액이 티슈를 적셨다.


 화장지를 아무렇게나 구긴 그는 손에 묻은 흔적까지 정리한 뒤 휴지통으로 집어 던졌다.


 끈적한 냄새가 방 안 가득 퍼지겠지만 어차피 그의 집에는 누구도 찾아오지 않고 그 또한 외출을 하지 않았다.


 야심한 밤 성욕을 배출한 그는 대충 몸을 씻은 뒤 이부자리에 누웠다.


 1년 째 세탁을 하지 않은 그의 이불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났다.


 누가봐도 더럽지만 그에게는 안락한 이부자리였다.


 ‘나 이대로 살아도 되나?’


 그라고 돈이 없는 인생을 살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


 다만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려웠고 사회생활이 그와 맞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것이 게임이고 온라인에선 꽤나 깊은 관계를 맺는데 성공했기에 놓을 수도 없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나이만 먹게 된 셈이다.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그에게 있어 다행인 점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바뀌지 않는 성격 정도랄까.


 분명 그에겐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






 ***





 “이런 씨바알.”


 잠에서 깨어난 그, 아니 정유현은 거울을 보고 경악했다.


 그가 거울 앞에 서게된 경위는 이랬다.


 평소대로 잠에서 깬 그는 컵라면을 먹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그러던 중 몸의 균형이 이상하다는 걸 알게 되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랬더니 웬 붉은 머리 여성이 있었다.


 “이게 나라고?”


 목이 늘어난 흰 티셔츠를 입은 여성은 척보기에도 키가 꽤 컸다.


 180은 되지 않을까.


 남자더래도 장신축에 속하는 키인데 문제는 머리색이 붉다는 거였다.


 “아니 잠깐 이거 자세히 보니까…”


 영문 모를 여성이라 여겼지만 게임에서 플레이하는 캐릭터와 생김새가 똑 닮았다.


 붉은 눈에 역 팔八 자를 그리는 눈썹은 그가 예전에 커스터마이징했던 모습 그 대로였다.


 거울을 보는 유현의 머릿속은 패닉이 되기 직전이었다.


 게임 속 캐릭터가 되다니, 밤 새워 게임을 해왔던 벌을 받는 건가?


 머리 속이 복잡해진 그는 집을 나섰다.




 “어휴 이놈의 슬라임.”


 집 앞 분식집 사장이 빗자루를 들고나와 천막에 붙은 꽃가루 슬라임을 떼어내는 모습을 봤다.


 그 뿐이랴, 거리 전체에 꽃가루 슬라임이 달라 붙어 있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빗자루와 막대기를 들고 나와 슬라임을 떼어내는 중이었다.


 순간 외계 행성에 잘못 발을 들인 건가 싶은 기분이 들었고 유현은 계속해서 발길을 움직였다.


 이윽고 자주가는 편의점이 보였다.


 여기라면 세상이 하루 아침에 바뀐 이유를 알 수 있을 거 같아 문을 열고 들어갔다.


 딸랑.


 편의점의 알림종이 울리고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와 얼굴이 익은 알바생의 모습이 보였어야 했지만,


 “저기요.”


 비어있는 카운터를 보고 창고 안쪽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꾸질꾸질한 인상의 알바생이 창고에서 기어나왔다.


 “네, 왜 부르시죠?”


 “저기, 이 전에 일하던 아르바이트 생은 그만 뒀나요?”


 안경을 쓴 그는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말했다.


 “저기, 제가 여기서 일한지 2년이 넘었는데요 지금 다른 편의점이랑 햇갈리신 거 같습니다.”


 “아…”


 “살거 없으시면 나가주시겠어요? 저는 이쁘고 멋진 사람이라고 안 봐주거든요.”


 “예, 예 죄송합니다.”


 김수원이라고 적힌 이름표를 단 알바생은 호락호락한 타입이 아니었다.


 뜬금 없는 태도에 불쾌함을 느끼면서도 이쁘고 멋진 사람이라는 말에 호감을 느꼈다.


 이 녀석 조련 실력이 장난 아닌 걸.


 편의점에 적합한 인재라는 생각을 하며 편의점을 나섰다.


 근처에 유일한 소통 창구가 끊겨 집으로 돌아왔다. 착잡한 마음으로 휴대폰을 쥔 그는 최후의 방법을 선택했다.


 전화번호부에 있는 유일한 지인인 ‘이길하’에게 연락을 취하기로 한 거다.


 뚜르르…


 뚜르르… 연결이 되지않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젠장 전화를 안 받다니!”


 고함을 지르며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른 그는 세상이 망했다는 듯 울부 짖었다.


 온라인 세상에서 만나 지금 껏 소통을 이어온 길하는 연락을 취할 만한 유일한 인물이었는데 배신당했다.


 “끄아아악 이 새끼가 날 버려!”


 배신한 건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지만 지금 당장 연락이 되지 않는 건 맞았다.


 씩씩거리며 화를 삭힌 그에게 새로운 발상이 떠올랐다.


 “그래, 게임 속에 접속해보면 알겠지. 다들 무슨 일인지 알 거야.”


 평소 즐겨오던 게임에 초보자 몬스터인 슬라임이 거리를 점령한 사건도 길드원들에게 물어보면 흔쾌히 답변해 줄 것이다.


 게임 캐릭터로 변한 것도 어쩌면 이들이 알려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컴퓨터를 켰는데 바탕화면에 유현이 즐겨하던 게임이 없었다.


 “엉? 없… 없어?”


 분명 어제 밤만하더라도 하루 종일 플레이 했던 게임이었다.


 바탕화면에 없다면 게임을 새로 설치해야 한다.


 초조한 감정으로 검색창에 게임의 이름을 입력했다.


 그러나 아무 것도 뜨지 않았다.


 “……뭐?”


 유현은 실로 오랜만에 공포라는 감정을 느꼈다. 어쩌면 거리에 꽃가루 슬라임이 넘치던 광경보다 이게 더 괴기스러웠다.


 “게임이… 없어?”


 털썩.


 허리에서 힘이 빠지며 그대로 머리를 책상에 처박았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지끈거리는 통증이 몸을 보호할 것을 지시했지만 지금은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18살부터 시작해 10여년 간 해왔던 게임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다.


 자신에 손에 들린 건 그가 키웠던 캐릭터의 외모 뿐.


 반쯤 넋을 잃고 나머지 반은 실의의 빠진 그가 세상을 부정하기 시작할 때 책상 아래 두었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축 처진 어깨로 휴대전화를 집어보니 길하의 이름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그는 축 늘어진 정신을 놓지 못 하고 전화를 받아들었다.


 “괜찮으십니까 누님!!”


 전화의 통화볼륨 한계치까지 소리를 내지른 길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반쯤 나가있던 유현의 정신도 돌아왔다.


 ‘이 새끼 방금 누님이라고…?’


 유현은 이어지는 길하의 대화를 따라가기로 했다.


 “어, 근데 나보고 누님이라고? 내가 여자란 걸 알고 있었어?”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아! 지금 제 정신이 아닌 겁니까. 그 동안 누님을 잃은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십니까.”


 “으응? 응?”


 유현은 이어지는 대화를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그 동안이라는 말을 하기에는 어제도 게임 속에서 실컷 얘기하지 않았는 가.


 자초지종을 묻자 길하가 울먹였다.


 “누님은 3년 동안 연락이 두절 되셨었어요. 다들 누군가가 누님한테 해코지 한 게 아니냐고 눈 벌게져서 찾았다고요.”


 어지러운 상황에 길드원들이 그의 걱정을 해주었다는 말에 코 끝이 시큰해졌다.


 역시 이 녀석들은 날 버리지 않았구나.


 비록 게임이 없어도 유대는 남아.


 안심을 한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야 진짜 농담을 그렇게 할래? 뭐가 3년이 지나. 어제도 봐놓고 헛소리 하고 있어.”


 “어우 지금 무슨 얘길 하시는… 누님 이럴 게 아니라 저희 지금 만나죠. 누님 어디세요 다들 찾고 있어요.”


 “지금 만나자고?”


 유현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다.


 도대체가 3년이 지났다는 건 무슨 말이고 바깥은 왜 이런단 말인가.


 그의 입장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가능한 편안히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이 만남을 수락해야 했다.


 유현은 내심 불안해 하던 것도 있었고 지금의 외모라면 길하를 만나도 꿀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만남을 수락했다.


 “어, 그럼 내 집 앞 편의점으로 나와 주소 불러줄게.”


 “네 누님. 일단 저 부터 만나고 다른 형들도 만나기로 해요.”


 “응, 그러던가. 나 이제 준비할테니까 이따 보자.”


 “네 누님 이번엔 어디가지 마십시오.”


 이번엔?


 길하가 참 웃기는 소리를 한다 여기며 바깥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그의 집은 냉수 밖에 나오지 않는 집이었지만 그는 다른 이유로 소리치게 됐다.


 “와우.”


 생전 처음 보는 여자의 몸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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