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레데리 온라인 입문할 때였어.

나이를 먹다보면 다들 친구랑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아. 다들 일하거든. 나빼고..

그래도 그 친구랑 오랜만에 역마차도 털고 지나다니는 NPC들 밧줄로 매달고 다니기도 하기 위해서 어떻게든 시간을 쥐어짜서 게임 깔고 역마차를 함께 터는 순간

갑자기 내 캐릭터가 퍼펑 터지기 시작하는 거야.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주식을 가지고 놀듯이 여기저기 나뒹굴었지.

이게 금방 안 죽는 것을 보니 데미지는 적고 사람 놀리기 위한 용도의 물건이었던 것 같아.

친구가 큰맘먹고 장만한 말은 바로 시체가 됐고 회복제도 꽂지 못해 죽었지. 난 목초지의 회전초마냥 한 5분은 굴러다녔어.

어쩌면 내 친구는 게임속에서나마 자차 마련의 꿈을 꾸면서 말을 뽑았을 텐데.

리스폰 되고 나서 재수옴붙었네 하고 돌아다니니 또 폭사당하고.

그것이 보이지않는 중국인들의 다이너마이트라는 것을 깨닫고 병신겜 하면서 게임을 접었지.

내 친구는 나와 그 게임 하려고 같이 2시간은 금쪽같은 퇴근 시간을 쪼개서 잘 안들리는 디스코드로 서로 재미있게 세팅을 했는데 말이야..

그렇게 플라잉 인비지블 짱깨들한테 억울하고 비통한 죽음을 맞이하다니.

삽치는.. 그냥 판갤 칭기들이랑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 뿐인데 날아다니는 판갤러에게 과녁이 되고 집에 용암부음 받은자가 되고 대머리 조선족이 되었는지도 몰라.

물론 삽치가 진짜로 조선족이라면 응당 마땅한 조치겠지. 왜냐하면 나는 짱깨에게 다이너마이트를 받았으니까 어떤 조선족은 한국인에게 화살을 맞아야 해. 그게 황무지식 정의니까.

하지만 삽치가 그냥 평범한 한국인이었다면 좀 슬펐을 것 같아. 나처럼 그냥 안식을 찾아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화살을 맞은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