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18화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15 17:24:02
조회 58 추천 0 댓글 6
														


18화

―――에리스의 성배를 파괴하라.


온화하지 않은 말이었다.


하지만, 애초에 에리스의 성배······라는 건 도대체―――?


코니는 전혀 짐작도 가지 않았다. 혹시 인쇄되어 있는 글자 쪽에 비밀이 있는 건 아닌가 싶어 눈을 부릅떴지만, 종이 조각에는 이 나라의 기후와 풍토가 적혀 있을 뿐이었다. 아마 시청에서 관광객용으로 제작한 소책자 따위일 것이다. 물론, 어디에라도 흔하게 있을 만한 책이다.


「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까?」


『 전혀』


스칼렛은 어깨를 움츠렸다.


『 그래도 에리스라는 건 파리스 신화에 있어서의 불화와 분쟁의 여신이야. 한 나라를 멸망에 몰아넣었다고 여겨지는 사신. 참고로 내가 밤놀이할 때의 가명이기도 했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슬쩍 말하고 있지만, 코니의 귀는 제대로 마지막 한 문장을 주워들었다. 뭐야 그거 너무 잘 어울려서 무서워.


코니가 사는 아델바이드라는 나라는, 과거에 대륙을 통일할 뻔 했다고 말하는 거대한 침략국가―――대 파리스 제국의 일개 영토였다. 그것이 천 년 정도 전에 난세의 혼잡을 틈타 독립해, 동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동 파리스 공국으로서 존재하게 된 것이다. 그 후, 제국의 약체화를 기회로 건국의 시조인 대공 아마데우스가 새로운 왕을 자칭하고, 국명을 아델바이드라고 고쳤다. 지금부터 수백년 전의 사건이다. 참고로 초대 퍼시발・그레일이 활약한 것도 이 근처이다. 그 때문에 언어는 물론, 문화나 풍습도, 지금은 멸망한 대제국에 유래하는 경우가 많다. 파리스 신화도 그 중 하나였다.


『 그리고 성배는, 아마 전승에서 국토에 번영과 축복을 초래한다고 여겨지는 신의 업의 하나네. 원래는 치유의 힘을 가진 풍양의 그릇이라고 전해져』


멸망과 번영. 싸움과 치유. 그 뿐이라면, 마치 양 극단적인 성질을 동시에 가진 거라고 생각된다.


「 그러니까……나쁜 여신님이, 축복을 가져와 준다는 말인가요?」


그러나 그것을 파괴하라니, 이 어찌된 일인가.


스칼렛은 미간을 찌푸리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대답은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후우, 라며 단념한듯이 한숨을 쉰다.


『 열쇠 쪽은 어때?』


코니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손바닥 위에는 장식 하나 없는 심플한 돌기가 달린 열쇠. 고리 부분에는 P10E3 이라는 열쇠를 복제할 때 쓰는 제품 번호가 각인되어 있었지만, 정작 공방을 가리키는 문장이 없었다. 이래서는 어디의 금고의 열쇠인 것인지, 혹은 그것이 금고 열쇠인지조차 알 수 없다. 사면초가였다.


「 보통으로 생각하면」


코니는 팔짱을 끼면서 신중하게 말을 골라갔다.


「 이 열쇠의 끝에, 에리스의 성배, 라는 것이 있어서, 아마, 그것을 부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통이라면, 그렇다. 하지만.


『 그렇죠.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여자는―――보통이 아닌거지』


정말 그 말대로여서, 코니는 마침내 머리를 감싸쥐었다.


◇◇◇


머리를 너무 써서 열이 날 것 같다. 아니 벌써 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피로도 있었겠지만, 눈을 떴을 때에는 이미 오후였다. 햇빛이 스며든다. 무심코 이마에 손을 대었지만 완전히 평소 체온이었다. 이해할 수 없다.


어쩔 방도도 없어 거실에 내려와 뜨거운 홍차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하인들이 분주해졌다. 아무래도 갑작스러운 방문객이 있는 것 같다. 잠시 후 찾아온 것은 마르타다. 어째선지 귀신 같은 형상을 띠고 있고, 가뜩이나 풍채 좋은 몸이 위압감으로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


「 왜그래, 마르타. 아버님이 또 터무니 없이 성실한 일을 저질렀을 때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데.」


「 실은, 손님이 오셔서요.」


그건 알고 있다. 거기서 코니의 안에서 의문이 생겨났다. 왜 마르타는 코니에게 온 거지? 손님이란 건―――누구야? 왠지 꺼림칙한 예감이 들었다. 급격하게 입안이 바싹 말라가는 걸 느끼면서, 일단 진정하려고 컵의 가장자리에 입을 댄다.


「 닐・브론슨님이 오셨습니다만」


그 말에, 코니는 머금고 있던 홍차를 힘껏 분출했다. 마르타가 옆에서 얼른 손수건을 내밀어 준다.


「 닐!?」


젖은 목 언저리를 닦으면서 비명을 질렀다.


「 네. 아가씨께 사과하고 싶다, 라고요. 자, 어떻게 할까요. 그 후안무치한 빌어먹을 애송이를 냉큼 내쫓아 버릴까요? 두들겨 패줄까요? 아니면 싹둑 잘라내버릴까요?」


「 선택지가 너무해! 」


라고는 해도, 역시 만나는 것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애초에, 이제 와서 어떤 얼굴을 하고 만나면 좋을까? 사과도 별로 받고 싶지 않다. 사과받더라도, 그의 부정을 알기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됐어, 거절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열자, 코니의 목소리를 가로막듯 뜻밖의 말이 흘러나왔다.


『 어머 좋잖아, 만나라구.』


마치 옛 친구에게 인사라도 하러 가라고 하는 듯한 가벼운 말투이다.


 ( 에에!? )


엉겁결에 비난의 시선을 보냈지만, 당연히 스칼렛이 코니의 시선 정도로 기가 죽을 리도 없다.


『 그치만, 너 아직도 저런 바람둥이를 신경쓰고 있는 거지? 그렇다면 한번 제대로 이야기하는 편이 좋겠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의 정리가 되지 않아.』


「 우우」


의외로 진지한 말을 들어버려서, 돌려줄 말도 없다. 스칼렛은 계속했다.


『―――게다가 말야, 아까 옷장을 봤는데, 곧 에밀리아의 야회가 시작될 텐데, 제대로 된 드레스 하나 없잖아. 브론슨 상회는 의류도 다루고 있겠지? 마침 좋은 기회니까, 위자료 대신에 닐・ 브론슨에게 뜯어 내봐.』





이거 마지막에 드레스 받으라는거


24b0d121e09c28a8699fe8b115ef046ecb41cff4

일케뜨는데

뭐라고하는게좋을까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지금 결혼하면 스타 하객 많이 올 것 같은 '인맥왕' 스타는? 운영자 24/10/28 - -
827420 아침에 일어나면 오줌 정조준이 어떻게 됨 13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6 0
827419 남녀 다른것중에 궁금한거 그거인 [15] Lu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69 0
827418 I자밸런스챌린지 상태로 오줌싸면 (홈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30 0
827417 피케1타 비냉2타 연쇄반응으로 피케-비냉 응축ㄷ [1] 퓌캬륀(집)(124.52) 21.12.30 39 0
827416 와 씨 개졸려 재일교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2 0
827413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 바로가기 ㅇㅇ(223.62) 21.12.30 14 0
827412 카게프로 열심히 빨았었는데 지금은 왜빤건지 몰겠어 [2] 망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26 0
827411 마법사의 밤 입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39 0
827409 니들이밉다 민간인지망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2 0
827408 아니근데 ㄹㅇ 궁금해서 해본 사람 잘못 아님 ㄹㅇ??? [5] 피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70 0
827406 혹시... 판갤의 기린아콘을 달아줄 수 있겠니...? [4] 치둑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27 0
827404 념글 시발 머고 김해비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0 0
827403 반룡도 갤 떡밥 보고 인상 찌푸린다 [4] ㅇㅇ(223.33) 21.12.30 36 0
827402 오늘 가테운이 좀 붙어주네 궤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1 0
827400 나두딱히 떡밥으로 조성하고싶은 욕구1도없는상태임 네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26 0
827399 하리가 돌아왔구나 포도먹는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3 0
827398 소신발언)남자도 앉아서 오줌 쌀 때 있음 ㅇㅇ(182.221) 21.12.30 17 0
827394 왜 떡밥이 더러워졌어 그림먼저본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9 0
827393 님들 이거나 들으셈 [5] 목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56 0
827391 아니 저도 왜 남자가 서서 쌀수있는지 열심히 연구해봤단말임 피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34 0
827385 근데 이성이 오줌싸는거 걍 연애 경험만 있어도 [24] 실브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542 29
827383 진짜 연말 떡밥 레전드다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엔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25 1
827382 ts첫날 비몽사몽한채로 화장실갔다 오줌분수만드는 미소녀 데불데불대마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24 1
827381 'ㅅ' 여성의 요도에 대해 열띤 탐구심을 보이는 판갤러들에 대한 감상 라이트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4 0
827379 "안진모씨. 빨리 말하세요." [3] 치둑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84 5
827378 어쩔 수 없다 내가 최종수단 사용할게 [1] 유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26 0
827375 갤떡 진짜 정신이 혼미해지네 어사일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6 1
827373 컨베이어벨트가 비행기와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면 [6] TS기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47 0
827371 남자들은 저런 실패 수십수백번을 유아기때 겪음ㅇㅇ ㅍㄹㅅ(112.212) 21.12.30 26 0
827367 나무위키에선 비행기 이거 된다는데??? [5] 든든허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45 0
827365 아니 비행기문제 어지럽네 Lu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24 0
827364 남자들 부모님한테 공통적으로 듣는 잔소리가 그거더라 [4] 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62 0
827363 자갈치 과자 사다 먹엇는데 추억의 맛이더라 ㅇㅇ(218.148) 21.12.30 9 0
827362 여성의 요도에 이렇게 진지하게 탐구하는게 [1] 아난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38 0
827361 아니 이경우 남자가 서서싸기의 프로인거지 [5] 빵케이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69 2
827360 얼리버드퇴근 엉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8 0
827357 근데 용사교 걔네 베숙이 못이겼잖아? ㅇㅇ(182.221) 21.12.30 16 0
827356 팁) 고대이집트는 여성이 서서 오줌쌌음 [1] 한여울지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32 0
827355 얼굴까지 튀는게 문제면 드라군이나 브릿지자세로 싸면 되잖아 [5] 목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55 1
827354 TS물에서 주인공한테 서서 쌀수있게해주는 도구 주는 능욕씬 생각난다. D4C서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3 1
827353 그냥 나 TS시켜주면 내가 인증영상 찍어올게 메릴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1 1
827351 네이버 얕봤는데 생각보다 강하네요 웨일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23 0
827349 가테 신캐 확실히 특이하긴하네.gif ㅇㅇ(182.221) 21.12.30 37 0
827348 보통 남자들 어떤여자 좋아하냐? ㅇㅇ(211.36) 21.12.30 44 0
827346 념글 어지럽네 씹 가을걸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3 0
827345 코다마 마리아 문학집성 솔직히 인싸만화임 유로지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31 0
827342 아니 내가 해결책 알려주면 저사람 또 하고 갤에 올릴거잖아 ㅋㅋ [1] 피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63 1
827336 머냐 승우아빠 레스토랑 진짜 제대로네; [1] 버러지(믿어서행복해질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101 0
827335 떠오르는 말이 많은데 [11] Asylu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52 0
827333 아니근데 피케가 갤너머로 최면어플쓴거아님? 신시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30 2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