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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18 03: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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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발=레일리는, 그 날, 아침부터 부루퉁해 있었다. 눈을 뜨면 부모님은 영지로 돌아갔다고 통보받고, 이유를 물어봐도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레일리만이 왕따인 것이다. 이런 것 성실하지 않다.


검술 단련을 하려고 종자인 시드와 안뜰로 향하고 있는 도중이었다. 들끓고 있던 불만이, 갑자기, 사라졌다.


ㅡ 저택의 사람이 가르쳐 주지 않는다면, 저택의 밖에서 물어보면 된다.


문득,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 방에 잊어버린 물건이 있는 것 같아. 잠깐 먼저 가서 준비를 해줄래?」


평소부터 착실하고 모범적인 레일리의 말을 시드는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레일리는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집을 뛰쳐나왔다.




◇◇◇





「… 레일리가 방에서 두문불출하고 있어?」




코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드는 새파란 얼굴로 죄송합니다, 하고 머리를 숙였다.


「 그 전에, 저택을 벗어나셨던 겁니다. 곧바로 눈치채고 쫓아 갔습니다만… 외부인과 이야기를 하고 계셨던 것 같아서, 어쩌면 영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저의 탓입니다. 무엇이든지 처벌을 ㅡ」


「 아뇨, 그치만, 마음대로 나간 것은 레일리죠?」


「 방으로 돌아가라고 들었을 때에, 저도 따라갔다면 다행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했습니다. 아직 어린 그 분에게서 눈을 떼서는 안됐습니다」


시드는 물러서지 않았다. 사태의 책임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곤란해진 코니는 처분에 대해서는 아버지가 돌아오면 맡길테니까 지금은 보류로 ㅡ 라고 고하고 레일리의 방으로 향했다.








「 레일리, 들어갈게」


아무리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어서, 한마디 하고 그대로 문을 연다.


퍼시발=레일리는, 침대 위에서 무릎을 안고 머리부터 모포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코니의 목소리에도 반응이 없다.


그 모습은, 몹시 무서워하고 있는 듯했다. 역시 뭔가 들어버린 것인가.


안심시키듯 팔에 손을 두니, 움찔, 하고 작은 어깨가 떨렸다. 놀라게 한 것일까. 코니는 눈을 깜박였다. 하지만 뭔가가 이상하다. 다르다, 놀란 것이 아니다. 지금건ㅡ. 코니는 표정을 지우고 억지로 레일리의 손목을 잡아챘다. 레일리는 분명하게 저항했다. 하지만 결국은 아이의 힘이다. 그대로 쓱 소매를 걷어붙이자 아픔을 견디는 듯한 작은 비명이 울렸다. 코니는 숨을 멈췄다.




그 하얗고 가느다란 팔에는 --- 누군가에게 강하게 잡힌듯한 검붉은 반점이, 있었다.




레일리는 겁먹은 것처럼 꽉 하고 몸을 움츠린다.


「… 갑자기, 말을 걸려서」


갑자기, 눈초리에 상처가 있는 남자가 레일리의 팔을 붙잡아 비틀고는, 이렇게 떠들어 온 것이라고 말한다.




ㅡ 돈을 갚을 수 없다면 면 영민에게도 벌을 주마. 하룻밤마다 손톱을 벗기고, 눈알을 파내고, 코를 도려내 준다. 모든 것은 빚을 갚지 않는 너희 ㅡ '네놈들 때문'이다.




무슨 짓거리를. 스윽 하고 차가운 것이 내장에 떨어져 내린다. 이런 어린 아이에게 무슨 짓거리를 하는 거냐. 그것은 순식간에 열을 띠고, 분노와 슬픔과 안타까움이 뒤죽박죽이 된 뜨거운 덩어리가 되어 명치 안쪽을 빙글빙글 돌고 있다.


「… 괜찮은, 거죠? 성실히 살고 있으면, 분명, 괜찮은, 거죠?」


「ㅡ 당연하지.」


코니는 가슴을 펴고 대답했다.


「 괜찮아, 레일리. 괜찮은 걸로 정해져 있어. 그리고 너는ㅡ 조금도 나쁘지 않으니까」


그 대사에 안도했는지 레일리가 딸국질을 했다. 코니는 그 어린 몸을 끌어안고, 부드러운 곱슬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몇 번이나, 몇번이나. 그래, 남동생은 요만큼도 나쁘지 않다.


나쁜 것은 그 남자이고, 그 남자를 고용한 고리대금업자고, 한층 더 말하면 모처럼의 상환 가능성을 그랑・메릴=앤에서 박살낸 파멜라이고, 닐이고---코니였다.


하지만 애초에 퍼시발=에셀이 빚만 떠넘겨받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며, 그 원흉이 된 자칭 친구에 관해서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레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누구도 겉으로는 책망하거나 하지 않지만, 분명히 말해 에셀은 바보다. 구제할 길이 없는 경솔한 사람으로, 왕 바보다.


하지만, 구제할 길이 없는 인간이란 이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 스칼렛・카스티엘도 그렇다. 그녀는 심한 악녀로, 십 년만의 야회에서 자신의 죄를 정당화하고, 선량한 고아원의 사람들을 속이고, 후작 가에서 도둑질을 했다. 코니는 피해자였다. 말려들어갔을 뿐이다.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코니는 언제나 성실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ㅡ 자, 이렇게, 성실이라는 말은 실로 멋지게 코니의 마음을 지켜 준다.




하지만 과연 코니는 정말로 성실했던 걸까? 불편한 진실에 뚜껑을 덮고, 피해자인 척 하고 도망치고 있었을 뿐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 선택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것이 아닐까?








◇◇◇







말 없이 자기 방으로 돌아가면, 스칼렛이 말을 걸어왔다.




『 어머, 틀림없이 삐삐 울기 시작하는 건가 하고 생각했어』


지금까지였다면 그렇게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무력한 자신을 한탄하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한탄하며. 하지만, 코니가 아무리 울어도 레일리의 팔은 부은 채이고, 난폭하게 당한 영민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고, 에셀이 떠안은 빚이 줄어드는 일은 없는 것이다.


태평한 코니는, 그런 당연한 것조차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네가 초래한 일이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몇 번이나 떠올라서는 가라앉아 간다. 코니는 꾸욱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다. 그 말대로다. 스칼렛은 아니다. 스칼렛'때문만'의 탓은 아니다. 확실히 시작한 것은 그녀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후의 행동은 코니가 선택한 것이다. 마음 속에서 얼마나 변명을 늘어놓아도, 다름 아닌 코니 자신이 그것이 올바른 행실은 아니라고 알고 있었던 것이다.




코니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지금,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얼굴을 본 스칼렛의 입술은 몹시 즐거운 듯 비틀려 있다.




ㅡ 왜냐하면.




왜냐하면, 눈치채 버린 것이다. 아버지의 성실함은 잔혹하다고. 이번처럼 결과적으로 많은 인간이 불이익을 당하는 사태가 되었다고 해도, 아버지의 안에 있는 성실하다는 기준은 분명 흔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눈 앞에 도움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에셀은 또 같은 행동을 취한다. 코니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그것은 아마 아버지로서도 영주로서도 올바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퍼시발=에셀라는 인간에게는 올바른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이 되어도 여전히, 그는 성실 이라는 말을 ㅡ 변명으로 사용하는 일만은 하지 않는다.




퍼시발=에셀・그레일은 아마도 누구보다도 '성실 그 자체'로, 누구보다도 잔혹하고, 그리고 누구보다도 이기적이었다. 에셀의 성실은 코니들을 구하지 않는다. 그것이 분해서, 화가 나고, 조금은 부러웠다. 코니에게는 무리였다. 코니에게 성실이란 건 그렇지 않았다. 쉽게 변명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초대 퍼시발・그레일에게 사과한다. 죄송합니다, 라고.




하지만, 이제, 당신에게는 맹세할 수 없다.




하지만 코니는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뭐든지 한다 ㅡ 해 준다. 악녀라도 되어 주겠다. 이제 누명을 쓸 각오도 할 수 있었다. 벌을 받는다 해도 괜찮다. 그러니까--




『 그래서, 어떻게 할래?』




스칼렛이 평상시와 변함없는 가벼운 말투로 코니에게 묻는다. 답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ㅡ 카스티엘가로」








그 날, 콘스탄스・그레일은 자기 안의 성실이라는 방패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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