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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인생이 쓴 띵작이궁금한사람들은봐라...

푸르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25 06:40:59
조회 130 추천 1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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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속에서 나는 태어났다. 층마다 세계가 펼쳐 있는 탑이었다. 어른들은 <세상이 게임 같다> 라는 말을 하곤 했지만, 나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른들은 또 용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탑의 꼭대기에 악룡이 살고 있고, 그 악룡이 우리 모두를 이 탑에 가두어버렸다는 이야기였다.


그 악룡을 죽이면 이 탑이 무너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탑에 가득한 비극이 끝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소망은 탑의 꼭대기에 올라서 악룡을 죽이는 것이었고, 몇 번이나, 몇십 번이나 도전했다. 마지막 원정대의 면면은 특별했다.


염동력으로 한 나라를 들어올려서 부숴버린 초능력자가 있었다.

누구의 마음이든 들여다보고, 정신을 조종할 수 있는 남자도 있었다.

세계의 모든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여자도 있었고,

죽은 사람마저 되살리는 치유사도 있었다.


나는 그 마지막 원정대의 일원이었다.

마지막 층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은 단 두명이었고, 나는 치유사와 함께 마지막 층에 들어섰다.

그녀는 나의 연인이었다.


"쿨럭, 커헉."


그러나 탑의 맨 꼭대기는 텅 비어 있었다. 중앙에 놓인 옥좌뿐이었다. 얼이 빠져 있는 나를 내버려두고, 그녀는 천천히 옥좌로 걸어갔다. 긴 검은 머리가 나풀대며 모과 향기를 뿌렸다. 내가 선물한 샴푸의 향기였다. 옥좌에 앉은 그녀는 길고 흰 다리를 오만하게 꼬았다.


'내가 그 악룡이다.'


그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나는 격분해서 달려들었고, 그녀와 맞찔러 죽었다.


꼬박 사흘 밤낮을 싸운 결과였다.


죽으면서도, 나는 편히 눈을 감지 못했다.


나는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했었다.


그 배신감은 죽음으로도 달랠 수 없는 것이었다...


"커허어억!"


그리고 다음 순간, 나는 복부에 강렬한 충격을 느끼며 눈을 떴다.


"이 개자식, 누구 허락을 받고 사냥 제한 구역에 기어들어와?"


[ LV 20 제이슨 리 ]


나는 내 멱살을 붙잡고 있는 남자의 레벨을 확인하고 실소했다. 허접하기 그지없었다. 잠시 사방을 둘러본 나는 깨달았다.


10년 전, 내가 탑의 밑바닥에서 기어다니던 시절. 그때로 회귀했다는 사실을.


"이 씨발놈이 눈 피하는 거 봐라? 너 목적이 뭐냐니까?"

"목적..."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그 드래곤을 죽인다."


제이슨은 엄지가 우그러지는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며 나를 내려놓았다.


*


2화


1층 거주구.


100층까지 있는 이 탑의 가장 밑바닥이자, 최초의 거주구역이기도 했다. 이 곳은 버러지들이 사는 장소였다.


"이, 이 씨발놈이!"


저렇게 물러서는 제이슨만 봐도 명확했다. 바닥에 내려온 나는 고개를 흔들며 상황을 살펴보았다. 다섯 명의 버러지가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모두들 통일한 듯 레벨이 20이었다. 나는 빠르게 상황을 마쳤다.


'이건 그 때로군.'


누나가 빚 때문에 팔려갈 때였다. 떠나기 일주일 전이 되어서야 그녀는 그 사실을 밝혔다. 오랜만에 미역국을 먹는다고 좋아했던 나는 그 말을 듣고 무작정 바깥으로 뛰쳐나왔다. 버러지들이 통제하는 사냥 제한 구역, 거기에서 무엇이라도 잡아서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고블린 두 마리를 잡기도 전에, 황만파였나, 그런 이름이었던 조직의 버러지들에게 붙잡혀서 린치를 당했었다. 아마도 나는 그 린치의 한중간으로 회귀한 모양이었다.


"이 개자식, 뒷배가 있나? 이름이 뭐야!"

"강제공."


그게 내 이름이었다. 황급히 보호자 명단을 뒤지는 것이 보였다. 있을 턱이 없었다. 이 시절의 나는 가난했고, 고아였고, 약했으니까.


내 이름도 모르는 아버지는 내가 일곱 살때 나를 죽이려 들었다. 죽여서 마약을 제조하는 재료로 팔아넘기려 들었었고, 어머니는 거기 저항하다 죽었다. 황급히 달아난 나는 어떤 집으로 숨어들었고, 그 집에 살던 자그마한 누나에게 거둬들여졌다. 그 집에서 나는 아버지가 마약 과복용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의붓 누나, 이예린이 팔려나간다는 소식은 그러니까 내게는 결코 견딜 수 없는 소식이었다.


"그럼 죽여도 되는 거잖아?"

"이새끼 내장 뽑아서 벤딩 머신에 집어넣으면 되겠군."

"아니, 아니, 아직 젊은 것 같으니까 신종 뽕 개발할때 마약꽂이로 쓰는 게 낫겠는데."


그들은 음산하게 웃었다. 나는 마주 웃었다. 십년 전, 내 운명이 그랬다. 이 조폭 같은 놈들은, 탑의 일반인들이 레벨을 올리지 못하도록 사냥터를 통제했다. 나처럼 이렇게 멍청하게 사냥터에 기어들어오는 놈이 있으면, 붙잡아서 마약꽂이로 만들어버렸다.


"해 보던가."


하지만 지금은 어림없는 소리였다. 내가 아무런 뒷배도 없는 레벨 1이라는 걸 알게 된 제이슨은 건들거리며 다가왔다. 우두둑, 목뼈를 꺾으며 위협해온다.


"지금이라도 엎드려 빌면 봐줄 수도 있는데?"


나는 가만히 그의 레벨을 바라보았다. 레벨 20. 1층에서 올릴 수 있는 한계 레벨이었다. 그리고 지금 내 레벨은 1. 20배의 차이였고, 지금 나에게는 아무런 스킬도 없었다. 그 사실을 떠올리는 순간 나는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닥치고 덤벼, 대머리."


지금 이 상황, 이렇게 레벨이 낮을 때에만 얻을 수 있는 업적을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대머리라는 말이 정곡이었는지, 제이슨은 얼굴을 딱딱하게 굳히고 달려들었다.


"이 하룻강아지 새끼가!"


짧은 훅. 부정확했다. 고개를 틀어 피하고 팔꿈치를 붙잡아 부러뜨렸다. 적의 힘을 역이용하면 쉬운 일이었다. 뚝! 섬뜩한 소리와 함께 녀석의 흰 관절뼈가 살가죽을 찢고 빠져나온다.


"크아아악!"


제이슨의 비명. 나는 재빨리 놈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 품에서 기다란 정글도를 꺼내서, 녀석의 목줄기에 크게 후려쳤다. 정글도의 둔중한 칼날은 녀석의 목을 쳐부수고, 목뼈를 쪼개며 반이나 틀어박혔다. 푸슈욱! 분수처럼 피가 치솟으며, 제이슨은 절명했다.


[ 레벨이 5로 올랐습니다! ]

[ 믿을 수 없는 업적! 자신보다 20배 강한 자와의 승부에서 승리했습니다! ]

[ 믿을 수 없는 업적을 보인 당신께 탑을 관장하는 시빌라가 포상을 내립니다! ]

[ 더블 유니크 스킬 : 천살성이 형성됩니다! ]

[ 천살성 : 궁지에 몰린 적을 공격할 때, 상대의 모든 방어력과 방어 수단을 무시하고 급소에 치명적인 일격을 날린다. ]


'천살성. 이걸 시작부터 얻을 수 있게 될 줄이야.'


경악한 놈들 사이에서 손에 묻은 피를 털면서,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천살성은 자신의 레벨보다 20배 강한 적을 죽였을 때에만 얻을 수 있는 더블 유니크 스킬이었다. 한계 레벨이 400이니까, 레벨 20이 넘으면 얻을 수가 없는 스킬인 셈이었다. 어이없을 정도의 획득 난이도였다.


'그래서 이 스킬을 가지고 있는 놈은, 세계 최악의 암살자인 아드리앙 뿐이었지.'


무음의 아드리앙.

95층까지 우리 일행을 괴롭혔던 고금 최악의 암살자였다. 마지막에 드러난 녀석의 레벨은 380에 달했다. 이 천살성은, 그 암살자가 그렇게 악명을 떨치게 만들었던 최악의 스킬이었다.


그리고 그 스킬을 나도 얻게 되었다. '총 운반대' 였던 내가.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뺨에 피를 묻히고 웃는 모습이, 주변 녀석들에게는 더없이 섬뜩하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놈들은 당황해서 달려들기 시작했다.


"미, 미친 새끼다!"

"당장 죽여! 토막쳐!"


회칼, 장창, 활. 주변 놈들의 무기를 확인한 나는 쓰러진 제이슨의 시체에서 정글도를 뽑아들었다.


쩡! 정글도로 회칼에 날을 맞부딪혀 쳐부순다. 머리를 붙잡고 박치기를 갈긴다. 빡! 녀석이 코를 붙잡고 물러설 때, 팔을 비틀어 회칼을 빼앗았다. 어깨에 팔을 걸어 붙잡는다. 푹, 푹, 푹, 상반신에 다섯 번 칼을 찌르자 놈은 피를 토하며 거꾸러졌다. 휙! 파공음. 날아오는 화살을 팔꿈치로 후려쳐 부쉈다. 순간의 틈도 주지 않고,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회칼을 내던졌다.


"흐악!"


활을 쓰던 놈은 팔뚝에 칼을 맞고 활을 떨어뜨렸다. 달려든다. 품에 안기듯 달려들어서, 뾰족한 돌쩌귀 위에 메다꽂았다. 뚜둑! 등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피가 축축하게 배어나왔다. 흐으윽, 신음하는 놈의 목을 세게 짓밟는다. 뾰족한 바위에 놈의 목뼈가 으스러졌다. 몇 번의 섬뜩한 소리가 터지고, 놈은 절명했다. 의외였다. 이렇게 쉽게 죽을 줄은 몰랐는데. 아마도 천살성이 터진 모양이었다.


[ 레벨이 9로 올랐습니다! ]

[ 믿을 수 없는 업적! ]

[ 당신의 움직임은 이미 어떤 무예에 통달한 듯 완벽합니다! ]

[ 믿을 수 없는 업적을 보인 당신께 탑을 관장하는 시빌라가 포상을 내립니다! ]

[ 유니크 스킬 : 만류귀종 획득! ]


"이건 스킬을 돌려받은 느낌이군."


나는 가진 능력이 없는 놈이었다. 그래서 온갖 무예를 한계까지 연구했었고, 하루에 만 번씩 병장기를 휘둘렀다. 이 만류귀종은 그때 얻었던 스킬이었다. 그 몸에 밴 동작을 감지해낸 시빌라가 이 스킬을 내려준 모양이었다.


피에 젖은 주먹을 뚜둑,뚜둑, 꺾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장창을 든 놈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보여준 무위에 놀라서 전의를 상실한 모양이었다. 놈은 갑자기 창을 떨어뜨리더니, 애걸복걸하기 시작했다.


"살려주십쇼! 이, 이래뵈도, 가장입니다. 집안에 토끼 같은 자식이..."

"토끼? 요즘엔 개새끼가 토끼를 낳나?"

"개새끼 같은 자식이 있습니다!"


쿵, 돌에 머리를 박으며 사죄한다. 피식 웃었다. 자식, 자식이라. 죽은 놈의 품을 뒤적이자 담배 한 갑이 나왔다. 치이익, 불을 붙여서 입에 물면서, 나는 말했다.


"가 봐."

"예?"

"가서 황만파인가, 그 개새끼들한테 꼰지르라고."


후우, 입에서 개비를 떼자 연기가 밤하늘로 날아갔다. 내 저의를 의심한 놈은, 혹시 뒤돌아서면 총이라도 꺼내서 쏘지 않을까, 그런 의심을 품은 눈으로 주춤주춤 뒷걸음질쳤다. 나는 그 놈을 무시하고 1층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출렁거리는 산맥 위로 어둠이 깔려서 밤하늘은 보랏빛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물 뿌린 유화처럼 촉촉한 밤하늘의 가운데서, 별빛은 희게 번져갔다. 이 탑의 1층은 퇴락한 할렘가였다. 50층대에서처럼 공장이 가득하지도 않았고, 80층처럼 마천루가 가득하지도 않았다. 그래서일까, 10년만에 다시 마주한 밤하늘은 빌어먹도록 아름다웠다.


"자식, 자식이라."


완전히 달아나기 시작한 놈을 보며 나는 연기를 토해냈다.


회귀의 이유. 나는 순식간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건 나와 그녀, 이 탑의 악룡의 자식이었다.

그녀는 내 아기를 임신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녀와 맞찔러 죽었을 때, 나는 아직 그녀의 뱃속에 내 아기가 살아있음을 직감했다.


왜 이런 짓을 했느냐고 물으니, 애초에 이 탑 자체가 자신의 신랑감을 얻기 위한 둥지라고 그녀는 말했다.


탑에서 가장 강한 자를 골라 뽑아서, 자식을 잉태할 셈이었다는 것이다.


자신 또한 그렇게 태어난 생명이라고도 했다.


그러니 그 아기를, 내 자식을 살려 두면, 그 자식은 악룡으로 자라날 것이었다.


나는 피에 젖은 몸을 절뚝이며 내 자식에게 다가갔고, 빙검 아라스헨델을 집어들었다. 숨통을 끊어주기 위해서였다. 높게 쳐들자 빙검은 천장의 불빛을 받아서 번뜩였다. 그리고 그 순간, 죽은 어미의 뱃속에서 내 아기는 크게 울부짖었다.


악룡은 시간과 공간의 법칙에서 벗어난 존재였다. 내 아기도 그랬을 것이다. 본능적으로 몸을 보호하려고 그 아이는 나를 밀쳐내었고, 아마도 그 불가해한 힘이 작용해서 나는 이 먼 과거로 떠밀려오게 된 것일 터였다.


"아버지."


아버지는 나를 목졸라 죽이려고 들었다. 마약값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빌어먹을 아버지는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아마도 이 눈썹 말고도 참 좆같은 운명도 함께 물려받아버린 모양이었다.


"윽, 켁."


이 시절의 나는 담배를 핀 적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목이 뿌옇게 저려오며 자꾸만 눈물이 났다. 개비를 내던져 밟아 끄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쨌든 할 일은 명확했다.

아직도 탑의 꼭대기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내 자식.

그 악룡을 죽이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끝없이 강해져야만 했고, 이런 곳에서 눈물지을 겨를 따윈 없었다. 그런데 어지간히 싸구려 담배였던 걸까, 이미 개비는 내던져서 짓밟은 후인데도, 자꾸만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치받고 올라왔다.


돌아오는 길, 나는 계속 고개를 저어서 그 뜨거운 무언가를 달래려 애썼다.






***





이게 

이게 글...?

내가 쓰던 것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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