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11월 25일 내기패배 선언문입니다.

혜.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26 00:45:05
조회 1995 추천 50 댓글 59
														

a04338ad261a69e864afd19528d527035a874f4f909cfe







'BanG Dream! FILM LIVE 2nd Stage'



이것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는 건 사족일 겁니다. 그 경이로운 무대였던 ‘뱅드림 필름 라이브’를, 새로운 두 밴드 ‘Raise a suiren’과 ‘Morfonica’까지 가세해 풀 라이브 음원으로 상영하는 2020년대 서브컬쳐 엔터테인먼트의 최전선에 선 영상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정확히 일주일 전인 11월 18일. 뱅드림 필름 라이브 세컨드 스테이지가 전국 메가박스에서 상영을 시작하고, 저는 초조함에 입술을 씹고 있었습니다.


평소라면 망설임 없이 냉큼 보러 갔겠지만 지금 제가 서있는 곳은 전쟁터. 조금의 여유도 용납되지 않는 사투 속에서 동네에 없는 메가박스까지 외출해 라이브를 보고 오는 건 아무리 낙관적으로 생각해도 무리가 있는 일. 하지만 뱅드림 필름 라이브 2를 극장에서 보지 못한다면 그 승리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겼다고 진정으로 웃을 수 있을까?


그런 고민 속에서 처절한 협상 끝에 뱅드림 필름 라이브 2를 보러 갔다오는 하루 만큼은 글 생각을 하지 않고 넘길 수 있게 되었고, 저는 메가박스 부천스타필드점에서 조용하고 엄숙히, 발전을 거듭한 서브컬쳐 걸즈 밴드 엔터테인먼트의 현재지를 확인했습니다.


한 마디로 감상을 요약하자면, '예상대로'였습니다.


생각한 그대로다. 예상에서 어긋나지 않았다. 그런 평가가 비판이 아닌 극찬으로 성립하는 것이야말로 '뱅드림 필름 라이브'의 대단함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다만 한 가지 예상을 뛰어넘은 점은 음원 버전보다 훨씬 성장한 Morfonica의 라이브. 온갖 조롱을 들으면서도 반드시 평가를 뒤집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연습을 거듭해, 결국 '블룸 블룸'의 라이브로 "난 더 이상 노래를 못 부르는 마시로가 아니다", 그렇게 당당히 선언하는 듯한 모습은, 마치 그 남자를 물어뜯으려는 일념으로 계속해 도전하는 제 모습과 겹쳐보여 어떠한 격려처럼 다가오기까지 했습니다. 응원상영이 아닌 것이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한정판 특전인 1주차 색지는 이미 소진된지 오래였지만, 그것에 전혀 유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충실한 라이브였습니다. 내가 믿어온 길은 틀리지 않았다. 그저 이 쭉 이어진 길을 계속해서 걷자. BanG Dream! Girls Band Party! 에는 감동이 있다... 억지로라도 지적할 점을 꺼내자면, 포핀 파티의 원점이자 정점이라 할 수 있는 곡 'Star Beat ~별의 고동소리~'를 풀 버전으로 수록하지 것이겠지요.


하루 종일 그런 생각에 잠겨있다, 저는 문득 제 실책을 눈치챘습니다.


흥분을 다 죽이지 못하고 아침해가 뜰 때는커녕 점심시간이 다 될 때까지 밤을 새어버렸다가, 기절해버리고 눈을 뜨니 오늘이 2시간 남은 오후 10시의 밤. 그제야 저는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깨닫고 말았습니다.


'뱅드림 필름 라이브 2를 감상할 당일만 시간을 비워놓으면 된다'?


대체 언제부터 뱅드림이 그렇게 만만한 작품이었나. 하루 전의 기대, 당일의 흥분, 다음날의 여운. 정말로 뱅드림 필름 라이브 2를 보고 싶었던 거라면, 라이브 당일 전후 하루씩을 포함해 최소 3일간의 일정을 비워놓았어야 했다─


자기 자신의 안일함에 대한 후회. 나 정도 되는 인간이 '뱅드림 필름 라이브'를 상대로 그런 당연한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자기혐오. 그럼에도 '필름 라이브 세컨드 스테이지 국내 첫주차 상영'이라는 빅 이벤트에 흥분한 상태였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는 납득.


온갖 혼란스러운 감정을 추스르며 이 글을 적고, 오늘 저의 패배를 인정하며 반성합니다.


결코 올라가지 않을 터였을 두 번째 반성문을 올라가게 한 유일한 '예외사항'.


그 마음의 맹점에 쓴웃음을 지으며. 한 사내에게 있어 Bang Dream에 대한 열정은 단지 '맹점'일 뿐 결코 '약점'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말로 결코 반성문이 다시 올라올 일이 없으리란 사실 또한. 어떤 사각도 없는 완전 무결한 빡글을 맹세하며.


오늘의 패배를, 뱅드림에 의한 패배를, 결코 뛰지 흔들리지 않는 빡글 기계의 심장을 뛰게 한 유일한 패배로 남겨두기 위해.


저는, 쓰겠습니다.



11월 25일의 패배자 김혜음 올림.










https://www.youtube.com/watch?v=KGR5WZV8gT4

Ending : Poppin'Party - Returns


추천 비추천

50

고정닉 28

4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하면 더 인기 많을 것 같은 스포츠 스타는? 운영자 24/09/16 - -
632052 행추 거세 패치 언제함 13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1 0
632051 글잘쓰는거 어케하는거냐 서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6 0
632049 걍 싸울 때 도덕적 우월함 과시하는 것 자체가 좀 많이 가오 상함 [4] 유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66 0
632047 현실에서 대화상대가 잇는 사람들은 갤질이 우습겟지 네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20 0
632046 지금 듣는 노래 유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6 0
632045 상대힘이 압도적이라도 우르르 몰려있을땐 무서운거모르고 덤비는 ㅋㅋ 루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4 0
632044 아침부터 무슨 좆같은 떡밥 돌았네 어사일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44 0
632041 아포칼립스의 찐따가 되었다 ㅈㅅㅋ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0 0
632039 국힘 틀딱들 이거 너무 역겹네 ㅇㅇ(218.155) 21.12.01 27 0
632038 원신 맥버젼은 왜 안 나오냐??????????? [1] ㅇㅇ(219.248) 21.12.01 23 0
632036 케틀 이거 존나눌러야 빨리나가는 버그성플레이아녓냐 [5] 니뒤이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28 0
632035 수면내시경같은거 하면 내가 뭔 헛소리할까봐 두려움ㄷ [6] 솣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60 0
632034 아 더워 [1] 네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8 0
632032 솔직히 괴물! 당장 우리마을에서 꺼져! 나오면 몰살이지 ㅇㅇ... [1] 마교졸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39 0
632031 아카데미조승희가되었다같은건없노? ㅇㅇ(211.246) 21.12.01 23 0
632029 ts 아카데미물 보고싶다 ㅈㅅㅋ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7 0
632028 랜덤자짤자산을 리밸런싱했다 날자꾸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4 0
632027 벌써 12월1일이네... 패스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7 0
632026 아카힘숨찐 가져옴 역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21 0
632025 근데 ㄹㅇ 아카데미 찐따 시키는것도 대단하네 시스템올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36 0
632023 유체화 정화 다리우스 13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9 0
632022 수업중에 계절학기 수강신청 해야하네....... 든든허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3 0
632016 저도 뷰지에 콘돔없이 싸는게 인생목표임 [2] 재일교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30 0
632015 오늘 너무 이상한 꿈 꿨음 ㅇㅇ(58.230) 21.12.01 4 0
632014 아카찐따 겜빙의물이면 하치만식 일침 박는 것도 먹히지 안을가? [6] 유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44 0
632013 [TS] 아카데미의 왕따가 되었다 ㅇㅇ(223.38) 21.12.01 21 0
632009 나 ...인데 ...좀 다오... ㅇㅇ(223.38) 21.12.01 9 0
632006 다음부턴 미용실 갈때는 립밤 바르지 말아야지 망아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7 0
632005 2월까지 써야되는 연차 5개 남았는데 13아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7 0
632000 우울해서 반차썼다 [3] 김해늑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22 0
631999 강하면 찐따일 수가 없지않나 루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5 0
631998 엠브리오 레전드 짤을 봤는데 [1] ZZUN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20 0
631997 아카데미 판갤러가 되었다 ㅈㅅㅋ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9 0
631995 아카데미 찐따 학폭 상상도 안가는ㄷ 시스템올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6 0
631992 장갤고아새끼들 또 판갤까기 시작했네 [2] ㅇㅇ(112.186) 21.12.01 132 0
631991 음식의 고급화 <- 당장 멈춰야할 사악한 짓거리 [1] 모자란모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9 0
631990 한남들 또 말도안되는걸로 여혐하네 ㅉㅉ 재일교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1 0
631989 전 진정한 힘숨찐은 좆경에 있다고 생각함 쌍니은(믿어서행복해질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1 0
631985 참아 잔다르칸 감성은 좋아함? [2] ㅈㅅㅋ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27 0
631979 내청코도 힘숨찐이잖아 ㅈㅅㅋ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14 0
631977 카카페 천캐쉬 뽑은거 마법학교마법사에 다썼다 ㄷㄷㄷ [3] 유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27 0
631976 맨날 이상한 떡밥 뇌절하네 ㅇㅇ(211.36) 21.12.01 25 0
631974 아카데미의 찐따가 되었지만 하굣길마다 은발미소녀가 따라붙는 이야기 [2] 산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26 0
631970 저 지금 진짜 저지능자 된거같아서 미칠거같음 [3] 쌍니은(믿어서행복해질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45 0
631968 매일아침마다 줌강의비밀번호로 기억력테스트하네 [3] 든든허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20 0
631964 무선 충전기(진) vs 무선 샤워기 [2] ㅈㅅㅋ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26 0
631963 게헨나 스킬북 조오옹온나 부족해 도도가마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8 0
631960 그니까 석가모니가 제시한 해탈에의 길은 [2] 재일교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40 0
631956 아리사 진짜 개찐따같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재미교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49 0
631954 ㄹㅇ 중딩때학교딱갓다와서학원가기전에 엄마가해주는 뭔 국수 [1] 니뒤이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01 26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