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출근하기 싫다. 뭔 언더 커버야. 신입사원한테. 진짜 이직하고 싶네(출근 1일차)
...아니 식탁위에 뭔 인형이...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큐베 이사라고 합니다. 급히 알렘빅 사우님의 도움이 필요하여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경찰의 대공분실에서 탈출하느라 꼴이 말이 아닌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인형이 말을 한다?!??
큐베... 큐베??
큐베 법무이사님!!! 아아아!!! 이건희 회장님의 변호사시라는... 근데 다치셨나요? 몸이...
네. 이근안의 새싹들이 참 많이도 자라고 있더군요. 경찰의 미래는 밝은 듯 해서 걱정입니다.
그보다도 텔레비전을 켜보세요. 그게 더 빠릅니다.
아. 네(딸깍)
[오늘 점심 이건희 회장의 사체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로서 삼성의 주가가 매우 크게 흔들리며 차기 후계 구도에 대한....]
지금부터 제가 말씀드리는 모든 이야기는 0급 기밀입니다. 듣는 순간, 알렘빅 씨는 삼성 전략기획실의 소속원이 됩니다. 물론 이중신분으로 유지해야하니 그 또한 기밀로 유지해야 하지만요.
제가 전략기획실 소속이며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법무이사를 맡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요컨대 삼성의 블랙 같은 겁니다.
물론... 여기서 돌아간다고 하면 제 일신상의 보신을 위해 당신을 살해하겠지만요.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죄송합니다. 저희에게도 사정이 있는 지라.
요약하자면.
삼성이 공격당했습니다.
적의 세력은 불명, 이건희 회장님의 가짜 시체를 통해 경찰과 언론을 속여두었지만, 곧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추적해올 겁니다.
키타 사원과 니지카 부사장이 키맨이에요.
그 둘을 통해 배후 세력을 찾아내 요격할 계획을 짰습니다.
국방부와 대통령에게의 거래는 끝내두었습니다.
배후의 근거지를 알아내기만 하면 지역에 계엄령을 내려 공수여단을 파견, 1시간 안에 뿌리를 뽑겠죠.
하지만, 그 전에 저희가 당한다면 여기서 삼성은 끝장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알렘빅 사우 님께 조력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키타 사원과 니지카 부사장을 조사하여 그 배후를 알아내, 저에게 알려주세요.
갑자기 그래도....
물론 당신 한 명에게 의존하는 건 아닙니다.
또 다른 '분신'들이 당신을 시시각각 조력할 것입니다.
가용할 수 있는 개체는 만 단위. 양지에 나설 수는 없지만, 음지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전략기획실의 특권입니다만...
전략기획실의 블랙 요원들은 이사까지의 진급이 확정됩니다.
정보란 자리에 따라 들어오는 정도가 다르니까요.
삼성 케미컬의 차기 임원까지 10년 안에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잘하면 20년 차에는 계열사 사장까지 달겠군요.
어떻습니까... 이래도 싫은가요?
저희 삼성은 위험에 따른 보상을 확실하게 하는 편입니다. 당신의 노고는 절대 잊지 않아요.
...알겠어요.
하면 되잔습니까.
까짓거 해보죠!
감사합니다. 알렘빅 사원... 아니. 알렘빅 '임원'
(진국이군. 내 회유책을 통해 서서히 세뇌하려 했다만, 이런 제안에도 눈이 어두워지진 않는가.
요즘 같은 시대에 볼 수 없는 젊은이. 삼성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필요한 남자다.
어중간한 애송이였다면 일이 끝나면 적당히 죽게 방치할 생각이었지만,
'참 삼성인'이라면 이야기는 다르지.
최악의 사태가 일어난다면 오 천 번 정도는 죽어가며 지켜주도록 하지.
살아남는다면 전략기획실을 맡겨볼 도량이 있어.)
삼성 케미컬
안녕! 네가 신입이구나? 갑자기 이쪽으로 온다고 해서 놀랐는데, 동기라고 하더라?
이름이 알... 뭐더라?
ALemBig이라고 부르세요. 키타 팀장님.
흐응. 알았어요. 알렘빅 사원
(첫 인상은 일단 그럭저럭인가. 야마다 쪽에서 보낸 간첩이라길래 조금 놀려서 박살내줄까 했는데, 좀 재밌네?)
일단 업무로 돌아가죠.
이번에는 삼성 케미컬 제품 개발팀의 순회를 시작할 겁니다.
사업타당성을 조사하고 팀을 해체하는 일이에요.
신입사원인 저희가... 기존의 선배들 팀을 해체한다는 겁니까?
? 아뇨?
해체 통보와 진행은 신입사원인 '당신'이 하게될 겁니다.
그 해체 여부를 제가 결정하면, 당신이 직접 가서 집행하는 거죠.
못하겠다면 나가주세요? 당신을 대체할 사람은 널렸으니까.
(당연히 너에게는 버거운 일이야. 그 와중에 맞아죽거나 살해당하지 않는다면 기적이겠지. 어때? 할 수 있겠어? 고작해야 신입사원인 당신이...? 풉 빨리 꺼지라고. 여기서. 내 계획에 방해되니까.)
으음... 그건...
(씨발 어카지?)
(하세요 알렘빅 '임원' 제가 뒤에 있습니다. 작년에 마도카 전무와 사야카 상무를 퇴직시킨 제가 당신을 서포트하겠습니다. 아. 이 목소리는 당신에게만 들리니 안심하시구요. 당신에겐 능력이 있어요. 알렘빅 '임원' 아니아니... 알렘빅 '사장')
하겠습니다. 까짓 거 씨발 해보죠.
네... 그럼 부탁드립니다.
(헤...박력은 꽤 쓸만 하네. 야마다 본부장이 사람은 제대로 골랐어. 적이 아니었다면, 내 사람으로 만들려했겠지. 여기서 소모되기에는 아까운 남자... 뭐, 줄을 잘못 탄 시점에서 끝난 건가.)
아니 근데 진짜 어떡하죠? 선배들 진짜 제가 짜르러 다녀요?
잘못하면 쳐맞아뒤질 거 같은데,
아뇨.
알렘빅 사원은 따로 할 중요한 업무가 있습니다.
! 뭐죠? (약간 기대)
명단을 제게 넘기고, 앞으로 20분 정도 화장실에 가서 똥을 싸는 겁니다.
아. 여자화장실에 들어가면 안됩니다?
아... 엉덩이를 닦는 법은 유아용 교본을 인터넷에 치면 나올 테니까 그걸 참고하시면
...? 큐베 이사님? 절 지금 바보로 생각하시는 건가요? 저도 대학 나왔고, 시키는 일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아뇨. 그건 오로지 알렘빅 '이사 후보'님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아니 그래도 사람을 무시하는 게 정도가
무시하다뇨?
저는 알렘빅 '사장 후보'님을 믿고 있는 겁니다.
동료를 신뢰하는 것도 삼성인의 역량이라구요.
저를 믿어주세요.
오로지 당신만이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사장...인가요?
흠. ㅋ
뭐 그럼 다녀올게요.
믿어볼게요. 큐베 이사님.
(저벅저벅)
미안합니다. 알렘빅 씨.
하지만 이제 겨우 신입사원인 당신에게 이런 어두운 일에 손을 담게 하고 싶진 않았어요.
(...아니. 그보다도 믿는다. 인가. 오랜만이네. 동료에게 그런 말을 듣는 건. 과소평가당하고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저는 당신에게서 이 삼성 그룹의 미래를 보고 있습니다.)
....그럼. 호무라 차장? 당신의 차례입니다.
[삼성 케미컬 차장 아케미 호무라(전략기획실 블랙 요원)]
참나... 혼자 다 할 것처럼 폼은 다 잡더니 결국 저에게 넘기는 건가요
경찰서 형사들이 이근안한테 잘 배웠더라고.
신경계와 호흡계가 완전히 파괴됐어.
LGBT 페스, 레즈바를 전전하던 너를 마도카 대리와 결혼하게 도와준 그 은혜, 지금 갚아달라고. 호무라 차장.
쳇 그러면 어디부터죠?
보자... 선풍기로 만드는 오나홀 스피너 개발부서부터 하지. 팀 단위로 터트리고 다니는 게 빠르겠어.
20분 안에 끝낼 거니까요. 마도카가 만들어준 도시락이 식기 전에.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결국 나는 필요없다는 거겠지.
참 나도 뭘 들뜬 건지. 신입사원 주제에.
큐베 씨도 나에게 실망했을 거야.
하아. 시킨 대로 화장실에서 20분 정도만 새로운 신작 게임인 젠레스 존 제로를 돌려볼까
슬슬 됐겠지? 이제 사무실로 돌아갈까...
알렘빅 씨? 대체 어떻게 한 거에요?
하루만에 서른 개가 넘는 사업부를 정리하다니.
다른 계열사에서 러브콜이 수십개가 오고 있어요.
전무후무한 기록이라던데.
심지어는 과장 진급 논의도 말이 나오고 있어요.
무슨 수를 쓴 거죠?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런가요.
(야마다 본부장이 직접 지명할 정도의 실력... 아니 애초에 이전 경력은 없었어. 순수한 재능이라고 해야겠지.)
알렘빅 사원. 오늘 밤에 시간 있어요? 니지카 부사장님하고 식사 약속이 있는데, 같이 가실 생각 있으신가요?
(이 남자를 잡아둬야 해. 내쳐서 적으로 만드는 게 더 귀찮아.)
(기회다! 니지카 부사장에게 이렇게 빨리 도달하다니... 역시 당신에게는 재능이 있어요.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 홀로 여기까지는 올 수 없었겠죠. 역시 당신은... 삼성의 미래를 맡길 뭔가가 있어요.)
간다고 하세요. 오늘 밤. 니지카 부사장에게서 답을 듣는 겁니다. 당신은 할 수 있어요.
네 가겠습니다.
(왁자지껄한 술자리)
흠 봇치 사장은 안나온 거야? 지난 주에는 나온다 하더니. 이럴 거면 약속을 말던가.
여기.
아. 오셨네요.
뭐, 봇치 사장님 저희 신입 때 생각나네요.
술자리에서 노래 부르라고 해서 갑자기 엄청 난처했는데.
이번 신입들도 솜씨 한 번 봐야하지 않을까요?
(네가 데려온 신입 면상 좀 보자.)
알렘빅 씨? 한 곡 뽑아보시죠.
(니지카 사장님은 사람들의 작은 감정 하나하나까지 캐치할 수 있지. 알렘빅 씨에게 시선을 집중시킨 뒤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
그걸 통해 알렘빅 사원과 내통중인 사원들을 색출하겠다는 거네요.
겸사겸사 자신감도 좀 짓밟아주고. 역시 꽁으로 부사장 다신 건 아니라는 건가요.)
......(대충 뭔 생각인지는 알겠네요)
알렘빅 씨. 이건 함정....
할게요. 노래
(목소리 뭐야... 이런 목소리가 존재한다고? 아니 그 이전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어!!! 이래서야 한 사람 한 사람의 감정을 대조하는 건 나라도 무리야!!! 야마다!!! 대체 이런 괴물을 어디서 손에 얻은 건데!!!!)
아...에...? 에???
(뭐야뭐야뭐야뭐야뭐야뭐야뭐야뭐야!!!! 이 감미로운 목소리!!!! 왜 심장이 이렇게 두근대는 거냐고!!!! 왜 손이 이렇게 떨리는 건데!!!! 안돼 적이라구!!! 저 사람을 좋아하면 안돼!!!)
내 눈으로도 여기까진 보지 못했어.
굉장하잔아. 너.
(반해버릴 뻔했다고. 알렘빅.)
알렘빅 사원... 당신은 대체...
(이 분이야 말로... 미래의 전략기획실장에 어울리는 사내다...!!!!)
이날 알렘빅이 부른 노래는 하루만에
신입사원이 미친 노래굇수였던 사건. 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조회수 하루만에 10만회를 기록하고, 1년 뒤 천만 조회수를 돌파한다.
삼성 케미컬의 모든 회사원들이
알렘빅의 이름을 알게 되는 순간.
그리고
알렘빅이 글로벌 정재계의 싸움에 발을 들이는 순간이었다.
5화 완결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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