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물의 구조에서 보면 주인공 복개는 피상적인 승부의 세계(라이벌을 이겨서 승리를 쟁취함,더비,타키온)에서 후지의 젖구멍 대딸 이후 정신적 성장을 이루고 진정한 말딸의 극의(말딸의 영혼이 이끄는대로 달리기, 경쟁자와 상관없이 자신을 넘어 다다르는 최강,재팬컵,오페라오)로 향하게 됨.

 타키온은 복개보다 한발 먼저 이 말딸의 극의에 큰 흥미를 느끼고 탐구와 도전을 병행함. 하지만 손흥민 당해버려 '말딸의 극의, 어디 한번 탐구해보실까ㅋ'하는 쿨찐모드로 전환하게 됨. 그러나 이후 동시대 말딸들의 달리기를 보고 드릉드릉함. 그 뒤 결국 재팬컵에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건 말딸의 극의를 탐구하는 게 아니라 자신 또한 거기에 도달하는 거였단 사실을 깨닫고 뛰쳐나감.

 모두가 말딸의 극의를 노리는 이 뜨거운 전개를 관객들이 한호흡에 느끼려면 피상적인 승부의 세계에서 말딸의 극의로 넘어가는 걸 상징하는 요소들이 좀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너무 분절되어있는 게 아쉬움. 가장 큰 예는 각 단계를 나타내는 상징인 타키온과의 승부, 오페라오와의 승부임. 타키온이 초중반 시점에서 오페라오에게 흥미를 느끼는 묘사를 좀 더 넣어줬으면 좋았을듯함. 이게 없으니 각 레이싱과 복개의 성장이 좀 따로 놀게 됨. 서사에 크게 집중 안 하는 관객들한테는 '복개 빈집털이하고 뭐함ㅋ?' '타키온한테 발려놓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노ㅋㅋ' 하는 느낌까지 주게 되버리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