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약속을 했으니까"
안녕하십니까.
토라도라 리뷰 그 다섯 번째가 찾아왔습니다.
대 이루아사마에게 바치는 다섯 번째 헌사.
먼저 이번 권의 내용은, 지난 권에서 암시했던 류지를 중심으로 한 여성관계의 변화를 다루게 되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고 생각했는 지, 타이가의 가정환경에 대한 이야기 또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여러모로 내용적으로 풍성했던 5권이었습니다.
다만, 그 초반부 중반부의 경우 마치 추리소설에서 볼 수 있는 대놓고 있는 빌드업 구간과 같아서 별로였던 것과 달리
후반으로 갈 수록 적나라해지는 류지의 생각과 과거, 그리고 보다 확고해진 관계의 변화 덕에 즐거웠습니다.
옛날 라노베라는 건 읽으면 읽을 수록, 본론이 후반부에 몰아져 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군요.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토라도라 리뷰 그 다섯 번째입니다.
그럼 오늘도 토라도라!
1. 5권의 스토리 구성에 대하여
앞선 권들의 스토리 진행과 달리 토라도라 5권은 타이가와 류지의 연애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1권에서는 류지가 열정적으 타이가의 연애사업을 도왔고.
2권에서는 새로운 히로인이 등장했으나 중심적인 테마는 기타무라와 타이가의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서 라는 이유로 쓰레기 줍기나 아미 도와주기 등의 스토리가 진행되었습니다.
3권에서는 아미와 타이가의 대결을 중점으로 흘러가기에 그런 이야기는 거의 없었습니다.
4권에서는 애초에 연애 사업의 진전을 위하여 심령 사건을 일으키자는 음모를 꾸밉니다.
5권에서는 학교의 문화제와 동시에 타이가의 가정사를 병렬적으로 배치합니다.
본 이야기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날, 그동안 보이지 않던 타이가의 아버지가 등장하게 됩니다. 류지는 타이가에게 화해를 권유합니다. 타이가의 아버지는 그녀와 함께 살고 싶다고 하고, 류지는 그것을 괴롭지만 어쩔 수 없다며 보내주려 합니다.
그와 함께 문화제는 진행되어 프로레슬링과 미스 콘테스트에 타이가가 선발. 이후 문화제 날 당일 타이가를 보러오기로 했던 타이가의 아버지는 그대로 오지 않고 여성 문제로 인해 타이가와 함께 살 수 없게 됐다는 답을 듣습니다. 어이가 없어진 류지는 미노리로부터 타이가의 아버지가 얼마나 타이가를 방치해왔는 지를 듣게 됩니다.
진실을 알고, 타이가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 깨달은 류지는 미스 콘테스트의 우승자인 타이가에게 티아라를 씌워주고 춤을 추자고 권유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 복남 선발대회에 출전하여 미노리와 함께 우승. 이후 문화제의 끝을 알리는 캠프 파이어를 보면서 기타무라, 아미, 타이가, 미노리,류지가 다 함께 춤을 추며 5권이 마무리됩니다.
본격적으로 스토리 라인이 학원물과 연애사업에서, 학원물에 발을 걸친 개개인의 이야기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10권으로 완결되는 토라도라이니만큼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어 작중 인물들 사이의 모든 갈등과 컴플렉스 등을 지우기에는 적절한 스타트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 권에서는 주로 류지의 독백이 자주 나옵니다. 류지가 일반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스스로의 행동거지를 돌아보며 행동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과거 3권에서도 언급되었던 류지의 과거들이 새롭게 다뤄집니다.
실제 류지가 어떻게 살았는가가 아니라, 류지가 자신의 태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해서 말이지요.
2. 류지의 삶, 착한아이 컴플렉스
「류지는 지금보다 더 키가 작았을 때 야스코의 뒷모습만을 바라보던 때를 기억해냈다. 어느 날 아침, 야스코가 갑자기 오늘은 보육원에 가지말자고 하고는 두 사람은 전차를 탔다. 몇 번이나 갈아타고 모르는 곳 까지 왔다. 지친 나머지 플랫폼에서 팥빵을 사달라고 해서 먹었다. 그리고 개찰구에서 나와, 야스코는 류지의 손을 끌고 낡고 큰 건물들이 잔뜩 늘어선 주택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같은 골목을 몇 번이나 빙글빙글 돌다가, 야스코는 이윽고 작은 공원 벤치에 류지를 앉혔다. 야스코는 서서 소나무로 둘러싸인 집 한 채를 말없이 쳐다보았다. 몇 시간이고, 몇 시간이고 거기서 보이는 2층 창을 바라보며, 류지가 불러도 야스코는 움직이지 않았다. 2번이나, 엄마, 하고 불렀지만 대답이 없어 더 이상 말을 걸지 말자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입을 다물고 있는 사이 해가 지고, 밤이 되자 겨우 야스코가 돌아보았다. 미안하다며 웃어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손을 꼭잡고 왔던 길을 되짚어 그때 살던 아파트로 돌아왔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건 분명 엄마가 살던 집이 아니었을까. 류지는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는 타카스 가가 금전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야스코는 보육원에 유지를 맡겨 놓고 밤낮으로 일하고, 그게 원인이 되어 건강이 나빠졌는지 병명은 몰랐지만 꽤나 오래 통원치료를 받았다. 병원 탁아소에서 몇 시간이나 혼자 기다리기도 했었다. 괴로워서, 돌아가고 싶었지만 돌아가지 않았겠지. 돌아가지 못했겠지. 몇 시간이나 고민하고, 부모님이 사는 집 창문을 바라보았지만, 그래도 스무 살 정도 밖에 안되었던 야스코는 용서받지 못한 아이를 데리고 그 곳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용서받지 못한 아이는 엄마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자신과 불과 몇 살 차이 밖에 나지 않는 여자아이는, 그때 어떤 심정으로 돌아오지 않는 남편과 돌아갈 수 없는 집을 비교하고 있었을까.무엇이 옳은 일이 무엇이 그른 일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
류지가 할 수 있는 일은, 부모보다 아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여자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는 일 뿐이었다. 있어줘서 다행이다. 난 틀리지 않았어. 그렇게 생각하게 하는 것 뿐이었다. 그것으로 인해 약간이라도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그것만 생각해왔다. 그리고 다른 여자아이가 이런 슬픔을 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달려가는 뒷모습을 떠올리고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중얼거렸다.」
-토라도라! 5권 124p 발췌-
류지는 이전 리뷰에서도 언급했듯, 마더컴플렉스를 가졌다고 스스로 공언합니다. 이번 권에서 류지가 그토록 어머니에게 애착을 가지는 이유가 하나 더 나옵니다.
류지의 어머니인 야스코는 학생 당시 야쿠자였던 류지의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하고 1고에 고등학교를 중퇴합니다. 묘사를 보면 교도소에 가버린 류지의 아버지를 대신해서 홀로 류지를 키우려 최선을 다합니다.
류지가 스스로를 용서받지 못한 아이라고 언급한 것을 생각한다면, 아마 야스코의 부모는 류지를 낙태하라고 했을 테고, 그것을 거부하고 바깥으로 나가 류지와 단 둘이 살아가기로 결정한 것이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류지는 야스코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것이 작중 류지의 특기로 대표되는 요리와 청소입니다. 그리고 이런 류지의 심리는 타이가에게도 이어집니다.
작중 류지는 야스코를 여자아이라고 묘사합니다. 야스코의 나이가 어머니라기에는 어린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야스코가 느슨한 성격이기 때문이죠.
그 덕택에 류지는 자립심이 강한 아이로 자라게 되고, 그런 자립심은 타이가와의 연결고리가 됩니다.
갑자기 밤에 쳐들어와 목도를 휘두르는 여자아이를 도와주고 싶다라고 여기게 되는 정도의 상냥함도 어머니를 재탱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이겠지요.
류지에 대해 더욱 자세히 묘사된 페이지가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은 류지를 폭력적인 아이라 생각해서, 멀리하거나 유언비어를 퍼트리거나, 그것이 정의라는 것처럼 류지를 사람들 사이에서 제외시키려 했다. 그런 꼴을 여러 차례 당한 류지는 깨달았던 것이다. 자신은 사람들보다 올바르고 착하게 살아야만 한다는 사실을.」
-토라도라! 5권 150p 발췌-
야스코와의 생활을 위해서 류지가 희생한 것은 컸습니다. 류지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규율을 부과합니다.
보통 사람들과 자신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착하게 살아야 한다.
아마, 그런 류지이기 때문에 타이가에게 그토록 헌신적인 것이겠지요. 아미가 언급했듯 왜 그렇게 타이가에게 잘해주느냐라는 게 주변의 인식인 모양이고. 심지어 클래스의 급우들에게들은 타이가의 심복 같은 취급을 받기 까지 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번 권에서
류지가 타이가와 그의 아버지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이유도 이런 이유입니다.
자신의 존재로 인해 야스코와 자신의 조부 간 관계가 틀어져버렸다. 자신은 존재 자체가 용서받지 못한 아이다. 그런 생각에 빠져 있었던 류지에게 있어
타이가와 그의 아버지 사이의 관계를 개선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존재를 용서할 수 있는, 일종의 속죄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런 이유로 마지막에 류지 역시 자신의 이기심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잊어버린 채, 타이가의 옆에 서기 위해서 전력을 다합니다.
3. 타이가의 변화
작중 타이가의 아버지가 즐겨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 SL 65(5세대 후기형)으로 한화로 약 7억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타이가 아버지의 재력이 짐작되는 수준입니다.
애니의 묘사와는 달리 소설에서 타이가의 아버지는 키가 매우 작고, 동글동글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애니에서는 키가 큰 이케맨처럼 그려져서 여기서 좀 놀랐습니다. 타이가의 작은 체구가 아버지로부터 왔다는 표현이라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타이가가 처음 아버지 이야기를 꺼낸 것은 돈 때문이었습니다.
어느날, 타이가의 계좌로 송금되던 생활비가 동결되었기 때문이죠.(타이가에게는 1달 생활비지만, 류지의 가정으로치면 반년치 생활비라고 합니다.)
그렇게 타이가와 만날 기회를 잡은 타이가의 아버지는 류지를 통해 돈을 부탁하고, 몇 번이고 만나러 가지만 번번이 타이가에게 거절당합니다.
그걸 보다못한 류지가 억지로 타이가에게 자신의 가정에 비하면 아버지가 있는 너는 좋지 않느냐. 자신의 아버지는 자신을 절대 만나러 와주지 않는다. 라며 일침을 박고, 그런 이유로 타이가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여기서 생각한 것이
타이가는 사실 애정결핍인게 아닌가라는 생각입니다.
작중에서 타이가가 기타무라를 사랑하게 된 이유도, 자신에게 고백을 해주었기 때문인 게 컸고.
결국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계속 기다리는 게 아닌가. 라는 것이죠.
3권에서 아미와 같이 수영복을 사러 갔을 때도 아미에 비하면 자신은 체구도 작고 여성스럽지 않다며 스스로를 자학하는데,
아버지로부터 몇 번이고 내쳐진 경험 탓에 아버지를 대신할 존재를 찾아 해메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서서히 개선해나가며
미스 콘테스트에서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미리 대본까지 짜지만, 결국 아버지가 귀찮다는 이유로 오지 않아 충격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타이가는 자신의 아버지가 오든 말든 상관없다며 소리를 지르고. 류지는 여기에서 조금 타이가를 굉장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타이가 역시 복남 선발대회에서 자신을 위해서 1등을 놓고 달리는 류지를 보면서 기대하기도 하고요.
물론 권 중간 중간에 타이가가 기타무라와 엮이는 순간에 얼굴을 붉히거나 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류지에게도 그런 마음이 있다는 것이 꾸준히 묘사되는 5권이었습니다.
심지어 류지와 미노리가 같이 지내는 장면을 보자 괴로워 하기도 했고, 자신은 혼자 살아갈 수 있다며 독백하기도 합니다.
전 권에 이어서 계속해서 타이가가 사실은 류지를 좋아하지만, 미노리와 류지가 잘 지내는 장면을 보면서 괴로워한다는 것이 언급됩니다.
뭐랄까.
러브코메디라기보다도
청춘물이라는 분류가 맞을 정도로 역경과 고난이 많은 5권이었습니다.
류지는 언제쯤 자신이 타이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눈치챌 것인가.
타이가는 언제쯤 류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인가.
전체적으로 다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5권이었습니다.
그럼 리뷰를 이만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토라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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