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열쇠의 계절, 요네자와 호노부와 고전부를 읽는 것으로 호노부 부수기를 끝냈다. 흑뢰성과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는 읽은지 1년도 되지 않은 글이라 다시 읽기는 그랬고, 지난 주에 나온 가연물까지 해서 일단 국내 정발된 모든 호노부 글을 다 읽긴 했습니다. 호노부는 잘 읽히는 문체로 소소한 미스터리 쓰면서도 캐릭터들 강조하는게 더 장점이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이 부분은 책과 열쇠의 계절에서도 강하게 느꼈음. 두 주인공의 관계가 실로 열정적이며 격정적인 브로맨스 찍는거라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이면 즐겁게 읽지 않을까. 저는 좋게 보긴 함. 

책과 열쇠의 계절 자체는 뼈대는 기존의 고등학교 추리긴 한데 남정네 둘을 주인공으로 하다보니 약간 더 소재가 과격해진 감은 있음. 단편 자체로는 그냥저냥이지만 이어지는 연작 소설의 느낌과 캐릭터들의 관계에 집중한다면 더 재밌게 읽을 글이 아닌가 싶고, 시리즈 다음 권이 아직 정발이 안 된 모양인데 나오면 읽는거로 하죠.

요네자와 호노부와 고전부...딱 이런 팬심에 보는 인터뷰나 대담집이 그렇듯 영양가 없는 것들...짤막한 단편을 제외하고 가장 볼만했던 건 대담에서 나오는 동서고금의 추리소설들 추천이긴 합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얘네는 참 도서 시장이 크다는걸 새삼 느끼는 듯. 그 외에는 이바라 마야카의 만화 책장...이런건 키도가 좋아할법한 만화가 가득해서 몇개는 볼지도...요괴소년 호야라든가.

7일이면 끝나겠지~하고 생각했던 계획인데 3주가 걸려버렸습니다. 읽은건 24권 정도가 될듯 하지만 글의 밀도가 높거나 하진 않아 작정하고 읽으면 권당 3시간 이내로 끝낼 수 있었을 친구들이지만 이렇게 작정하고 독파하는건 드문 경험이긴 하네요. 사실 이걸 시작했을 때에는 호노부가 이렇게 열심히 읽을만한 작가는 아니라는 생각을 증명하기 위해 시작한 계획이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래도 상당히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는 있다는 것(어디까지나 미스터리의 범주 내에서겠지만)을 좀 느끼게 됩니다. 

여전히 호노부가 이리 찾아읽을만한 작가는 아니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가볍게 집을 수 있는 작가인만큼 누군가는 어영부영하다가 다 읽게되는 일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 애매함이야말로 어쩌면 작가의 장점일지도 모르고.

나름 재밌게 읽은 책들

-안녕 요정, 덧없는 양들의 축연, 부러진 용골, 흑뢰성

그다지 맘에들지 않았던 글들

-추상오단장, 소시민 시리즈(구리킨톤 마지막 제외), 보틀넥

개인적으로는 덧없는 양들의 축연이 제일 쏠쏠하게 읽을만 했습니다. i의 비극이나 야경도 일부는 괜찮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어서.

이제 당분간은 다시 일문학이나 읽으면서 크리스티를 좀 읽어볼까 하는데...크리스티 읽을만한것엔 뭐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