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 프랑수와는 귀족들의 부티크에 참석하여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속옷조차 아닌 정조대만 찬 알몸의 하인들.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었고 공작새처럼 깃털을 온 몸에 풀로 덕지덕지 붙여뒀다.
최근 제도의 유행이라나?
“프랑수와 여기 있었군요.”
“오 나의 아리따운 피앙세.”
내 약혼녀 릴리가 달콤한 스위트를 먹으며 다가온다.
그녀의 얼굴은 백옥처럼 하얗지만 이빨이 중요한 것인지는 모르는 모양이다.
누렇고 뻐드렁니까지 나있다.
그녀가 가까이 오자 끔찍한 암내가 지독한 향수 내음과 섞여 지옥같은 하모니를 연출한다.
순간 속에있던 알코올이 식도를 타고 올라올 뻔 했지만 마나 서클을 순환시켜 체내의 역기를 흩어냈다.
“프랑수와. 저와 함께 밤하늘의 별들을 보러가요.”
젠장.
현대 지구인 태생인 그로서는 참으로 달갑지 않은 제안이었다.
왜냐하면 저 은유는 덤불 속에서 뜨겁게 사랑을 나누자는 이야기였으니까.
프랑수와는 얼굴이 싸늘하게 굳을뻔 한 것을 숨긴채 미소를 내보였다.
“아직 너무 이르지 않나요 릴리 아자벳. 샹들리에 아래서 같이 춤을 춥시다.”
“좋아요.”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몸을 프랑수와에게 맡긴다.
젠장… 토 나올 것만 같군.
이세계에 처음 왔을 때 그는 이 판타지 세계에서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낼 줄 알았다.
실제로도 그랬고 강해지고 로맨스를 쌓는 일은 언제나 즐거웠다.
귀족들과 잠자리를 갖기 전까지는 말이다.
‘머리가 어지럽군’
단순히 릴리 뿐만이 아니라 이 자리에 모인 모두의 냄새가 뒤섞여 일종의 최음제 효과를 만들어냈다. 정신 수치를 40까지 올리고 [중급 중독 면역]과 [멘탈붕괴 보호의 부적]이 작동하고 있음에도 활력 체크가 빈번히 실패하고 있었다.
뱀파이어를 죽이고 처음 부티크에 참석한 날이 떠오른다.
멋 모르던 애송이었던 프랑수와는 아리따운 아가씨들의 손에 이끌려 정사를 치뤘고 술을 충분히 마시지 않았다면 트라우마로 남았을 그 때를 떠올린다.
지독한 뻐드렁니들과 누런 치아. 관리되지 않은 털들과 당당하게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배변을 누는 행태까지. 역겹기 짝이없지만 그래도 참아냈다.
그가 이름난 영웅이라곤 하나 이세계 귀족까지 무시할만큼 강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 뒤로 강력한 적을 쓰러트릴 때 마다 귀족들이 연회로 초대하곤 했지만 오늘 같은 날은 피하기 힘들었다.
있는 줄도 몰랐던 약혼녀의 존재가 혈통의 이름으로 프랑수와를 불러냈기 때문이다.
끔찍하군.
차라리 이세계의 평민이 위생적으로는 나았다.
그들은 타고나길 천하게 태어나 하루가 멀다하고 쌈박질을 해대니 이빨 한두개 없는것은 평범한 일이었다.
오죽하면 여관의 여급도 앞니 하나가 빠져있겠는가?
어금니 없는 고아 꼬마는 얼마나 많고?
그들은 오히려 너무 더러워서 자주 씻는 편이었다.
하지만 귀족들은 자기가 더러운줄도 모른다.
지독한 향수 냄새에 코가 삐뚤어지기라도 한 모양이지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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