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타가키 케이스케의 작품세계에서 말하는 '힘'이란 남을 얼마나 자신의 억지에 굴복시키느냐에 있음

바키의 부자대전에서는 두 가지 힘, 그러니깐 두 개의 억지가 부딪히는데 

바키의 '정상적인 부자관계'라는 억지와, 유지로의 '대등한 상대와의 승부'라는 억지가 대립하고 있음

그리고 이런 두 부자의 대립을 잘 보여주는 물건이 바로 '밥상'임

작중에서 바키는 계속 아버지랑 밥상에 앉으려 하는데, 유지로는 밥상을 자꾸 부숴버리는 모습에서

두 개의 억지의 충돌을 상징하는 물건이 밥상임을 잘 알 수 있음

근데 한마 부자대전의 결과는 어땠음?

항상 밥상을 부숴버리면서 자신의 억지를 관철시켜야만 하는 유지로가

유지로도 억지인 승부도 제대로 내지 않고 끝낸 채로

무의식적으로든 어쨋든 간에 밥상을 차려주기까지 하며

바키의 억지인 평범한 부자관계에 어울려줘버림

이 시점에서 유지로는 패배했지만 인정할 수 없는 나머지 생 떼를 부림

유지로가 이것들은 실제하지 않는 역할놀이니 하면서

'나는 네 억지에 굴복한게 아니다. 그저 더 강한 내가 자비롭게 네 억지에 어울리는 '척'만 해줬을 뿐이다.'

라는 걸 된장국이 짜지 않다고 말하는 행동으로 보여줌

그래서 바키는 생떼를 부리는 유지로가 자신의 억지에 패배했다는 걸 보다 확실한 방법으로 보여주기로 함

이번에는 바키가 유지로가 차린 밥상을 뒤집음으로써

항상 밥상을 부숴야만 하는 유지로가 밥상을 지키려 하는 모습

이 모습을 통해서 유지로가 자신의 억지에 패배했음을 재각인 시켜줌

만약 진짜로 억지에 굴복했음이 아니라 자비에 기반한 굴복한 시늉이었다면

밥상이 뒤집어 엎어지든 어떻든 유지로는 반응하면 안됐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