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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사제 얀데레 보빔임?모바일에서 작성

Camelli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16 13: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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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기억하고 있는 첫 번째 봄이다.
그 봄날의 일을, 난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태허산 위로 떨어지는 비가, 열흘 동안이나 계속되었는데, 사부가 평소와는 다르게 문을 나서지도 않고, 손님을 맞이하지도 않았다. 대사저와 둘째사저는 무엇을 하는 건지, 거처를 계속 드나들었다.

큰 것은 아님에도 정말로 긴 비여서, 어릴 적의 나는 한때, 봄비라는 건 이렇게 계속 멈추지 않고 봄날 내내 내린다고 생각했지만 - 며칠 지나지 않고, 비가 잦아들었다.

비가 그치자, 사부가 방문을 나서더니, 대사저와 함께 하산하였다.

"조우, 가자."
사부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말을 던졌다.

대사저는 우리에게 손을 흔들더니, 사부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두 그림자는 점차 멀어지고, 작아지더니, 모퉁이를 넘어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나는 돌아서서, 함께 배웅하러 나온 셋, 넷째사저가 방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따라가야 할지 망설였다; 곁에 있던 여섯째사형은 둘째사저의 옷깃을 잡는 것이, 나랑 똑같이 망설이는 것 같았다.


"사부... 오래... 떠나?"
둘째사저에게 물었다.

사부에게 산으로 데려왔을 때, 난 기억하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말조차도 어떻게 하는지 잊었었다. 그래도 지금은, 아주 느리게라도 말할 수 있었지만.

"나도 모르겠네 - 적으면 3,5일, 많으면 두세 달이려나."
둘째사저 소미가 대답했다.

사부와 대사저 조우가 부재할 때면, 태허산은 둘째사저가 관리했다. 이제 13살 이건만, 사부의 깊은 신임을 받고 있었다. 태허에는 일곱 제자가 있었지만, 오직 그녀와 대사저만이 사부와 함께 외출할 수 있었다.
그런 사저가, 무표정하게 먼 산림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갔지만, 나에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한 걸음씩 멀어지고 있는 사부와 조우 언니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내려가고 싶어?"
뜬금없이, 둘째사저가 물었다.

"아... 난..."

"...뭘 놀래. 우리 여섯도 팔팔한데, 설마 성인이 될 때까지 산에 박혀 있을 거야? 여기가 질리면, 나한테 말해, 내가 너 데리고 나갈테니까."

"하지만... 사부가..."
임조우와 소미만 하산할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암묵적인 규칙이었다.

"아, 사부도 알고 계실 거야."
"그래도, 사부는 이해 못할 거지만; 아이들이 크면, 언젠가는 나가서 견문을 넓혀야 한다는 걸 말이지. 게다가 아무리 바깥세상이 험악해도, 절세무공에게 인심이 박하겠어? 사매들이 몰래 나가서 사고 치거나, 내가 끌고 가서 보여주거나 - 사부도 후자를 택하겠지."


듣고 보니, 둘째사저가 건성으로 말한듯했지만, 이미 계산을 마친 것도 같았다. 순리에 어긋나는 일이건만, 그녀의 말은 순리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설득되었다.
하산... 아, 내가 태허산에 온 지도 3개월이 지나, 이곳의 벽돌, 기와 하나하나, 풀과 나무 하나하나, 전부 새롭지 않고, 점점 더 재미 없어지고 있었다.
사부를 따르기 전의 일은, 전부 기억나지 않는다, 이 태허산이 내가 아는 세계의 전부였고, 저 바깥에는...

...저 바깥에는...

...아무리 험악해도...


둘째사저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가 뇌리에 흘러왔는데, 돌연, 바닷가가 생각났다.


촤아 -

아 - 아아 --

그때, 사부는 뭘 하고 계셨을까?

신체가 떨리기 시작했다, 이상한 전율이 난데없이, 걷잡을수 없었다. 난 머리를 숙이고, 어깨를 부여잡았다...

"야 -"

(사부는 의미 없는 일을 하지 않아, 그러니까 기억하지 마, 기억하지 마.)

"야!"

둘째사저의 고함소리에 놀라 깨어났다. 소미가 내 앞에 쪼그려 앉아, 긴장한 채로 날 바라보았다.

"괜찮아?"

"괜찮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소미가 숨을 내쉬며, 한결 편안해졌다.

"미안, 내가 좀... 음, 너무 빨랐지. 넌 이제 막 입문해서, 산도 익숙해지지 않았잖아."

"아니야, 사저... 고마워."

"무서워?"
둘째사저가 물었다,

"바깥 세계가 무서운 거야?"

무섭지 않아. 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소미가 생각하더니,

"그럼, 넌 계속 사부 곁에 있어. 내가 가서 사부에게 말할 테니까... 만약 산을 떠나고 싶으면, 사부님에게 데려가달라고 할게."

"시... 싫어!"
황급히 손을 흔들었다. 이렇게 사소한 일로 사부께 폐를? 그리고 온 힘을 다해 거절하는 내 모습은, 둘째사저에게도 색다른 광경이었나 보다.

"그래? 그럼 네 말대로 해. 하지만 소의, 넌 평생 이 산에 있을 수는 없어... 이건 우리의 가치가 아니야."
"늦든 빠르든, 이걸 알게 될 거야: 사람에게 가치가 없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너와 나, 우리가 이 태허산을 나가기만 한다면..."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이 태허산을 나가기만 한다면."
휘익 - 이상한 소리를 들었는데, 바로 사저가 휘파람을 부는 소리였다.
나를 보고는, 뭔가 할 말이 있는듯 머뭇거리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바깥세계는 아주 무서워. 잔혹하고 위험하고, 절대 이런 낙원이 아니지만; 아주 아름답기도 하지."
"무서워하지 마, 소의, 사부 곁에만 있다면, 무서움, 잔혹함, 위험은 네게서 멀어질 거야."

사부 곁에만 있다면, 하나도 무서워할 필요 없어.

사부 곁에만 있다면...

인시(寅時)가 지났지만, 주변은 여전히 조용하지 않았다.

뒤에서, 큰불은 여전히 타오르며, 하늘을 찌르는 불빛이 태허산을 대낮처럼 밝히고 있다; 저 멀리 숲에서 인적이 간간이 울렸는데, 아마 이 대화재로 인해, 인근 촌락의 백성들이 모두 모인 게 아닐까? 그리고 그 도를 찾는 사람들, 그들은 항상 산기슭을 배회하는데, 이 시각이면, 발 빠른 사람들은 이미 근처에 있을지도 모른다...

(이게 바로 바깥 세상, 정말 무서워.)

평소라면, 시끌벅적한 사람들이 날 안심시켰겠지만; 지금은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았고, 보는 것이 두려웠다. 아무도 날 보게 할 수는 없다, 아무도 알아서는 안된다 -

아무도 날 발견해서는 안 된다, [염향검][染香劍]의 끝면이 불에 까맣게 그을린 것을.
아무도 날 발견해서는 안 된다, [진소의][秦素衣]의 두 손이 말라붙은 피로 가득한 것을.
아무도 날 발견해서는 안 된다, [태허7제자]가 시체 하나를 안고 있는 것을.
-선인의 시체.


(만약 누가 날 보면, 둘째사저가 알면... 난 어쩌지?)


인기척이 시끄럽게 다가왔다. 먼 숲에서 불빛이 어른거리는 것이, 마치 반딧불이 같았다.

- 무섭다.

어지러웠다. 사부가 돌아가실 때, 난 검심이 깨지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 충격, 후회와 고통이 나를 오랫동안 단련시켜준 지수(止水)를 깨트렸지만, 당황했던 나는 의식하지 못했고... 지금 와서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깨져버린 것은, 다시 돌아올 수 없음을.

발아래가 휘청여, 땅바닥으로 넘어졌고, 품 안의 사람이 손을 벗어나, 옆으로 굴러떨어졌다.
지면이 푹신한 흙과 향긋한 풀밭이었기에, 고통을 느끼진 않았다.
나는 손을 뻗어 사부의 유체를, 손가락으로 차갑고, 숨이 없는 인육을 움켜쥐었다 - 그 사부의 손목이, 아, 천하무적의 진선 정위가...


사부가 죽었다.


......


무언가 빗물처럼, 내 머리에, 어깨에 떨어졌지만, 사실은 잿더미였다. 나는 사부를 안고, 조심스럽게 산을 내려갔다. 나는 생각했다: 사부는 죽었지만, 그녀는 선인, 선인은 불사불멸. 그렇게 생각하는건, 내심 무서워서였다.
사저가 무섭고, 타인이 무섭고, 죄업이 무섭고, 내세가 무섭고, 미래가 무섭고, 현재가 무섭고... 내가 무서워하는 그 많은 것들이, 저 하늘에 날리는 재처럼, 산길에 흔들리는 야광처럼, 빽빽하게, 사방에서 나를 향해 떨어지고 있다.


사부 곁에만 있다면... 나는 사부를 안고, 계속 가면서, 조심스럽게, 조심스럽게, 모든 사람들을 피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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