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려운 기믹이 있고 그것을 여러 사람들이 파티를 맺어서 팀워크로 처리한다. 

의도 자체는 아주 좋았고 mmorpg의 꽃처럼 인식되는 컨텐츠이지만 사실 이젠 빛바랜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함. 

팀워크로 기믹을 처리한다는 컨셉트가 결국 게임 전에 암기식으로 기믹외우기를 하고 들어가는 수준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고 

따라서 작금의 레이드 게임들은 그나마 사람들이 가장 익숙한 와우를 제외하면 다 빌빌거리고 있는것임. 

오히려 타 게임의 레이드 색깔에 적응을 못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게임에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피하는 사람이 많지. 

요시다는 나름대로 스스로가 설계한 레이드에 자부심이 있는 모양이지만, 레이드에 힘을 실을수록 그 잘나가던 글로벌서버 인구도 떨어지는 중인 이유?

그건 당연히 레이드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레이드가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야. 

컨텐츠는 기본적으로 접근하는 데에 부담이 없어야된다. 이를테면 pvp.

pvp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담감을 느끼는 요소는 '자신이 못한다는 것'이 알려지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극소수고, 시작하고 나서 남들보다 월등히 잘하게 되는 사람도 극소수임. 

롤에서 대다수의 유저가 브실골이듯이, pvp도, 아니 이쪽은 오히려 더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평준화된 실력을 가짐. 

그런 pvp의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잡아주는 건 랜덤 매칭과 계정명 가려주기가 되겠지. 

pvp의 질을 높이고 싶은 사람들은 랭크게임이라도 따로 만들어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대다 떼쟁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

하지만 레이드는 조금 더 문제가 심한데, pvp역시 전략이 심화되면 랜덤매칭에서 계정이 가려진 사람들이 그 룰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고의적인 트롤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레이드는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아. 그래서 랜덤매칭이 활성화될 수가 없지. 

물론 알고 나면 어렵지 않은 게 레이드다. 파판 레이드는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난이도가 높지는 않다고 생각해. 

하지만 알지 못하는 단계에서 레이드에 대해 아는 과정이 매우 귀찮고 재미없는데 아주 필수적이지.

이건 엄청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작금의 게이머들은 저런 과정을 감수하고 게임을 플레이해줄 만큼 아량이 넓지 못하다. 

고로, 레이드의 설계 자체를 아주 직관적이고 즉발적으로 바꿔서, 일단 사람이 모여 들어가서 트라이하도록 만들어야 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랜덤매칭으로 들어왔더라도 아주 숙련된 플레이어가 있다면 그 둘이 합쳐 평범한 플레이어 2명 정도의 기량이 나오도록 해야된다.

글이 길어지면 못 읽는 활자울렁증 환자들을 위해 요약하자면

1. 레이드에 사람이 없는 이유는 레이드에 들어가기 전 숙지사항을 외는 것이 더럽게 귀찮아서. 

2. 저 숙지사항의 존재는 물론 게임의 난이도를 올려주는 효과도 있지만 요즘은 진입장벽

3. 비숙련자가 있으면 진행 자체가 안되는 구닥다리 레이드는 이제 끝났음. 랜덤매칭을 누르는 데 거부감을 최소화해야됨. 

요시다는 자신이 하고자 했던 방향과는 우연적으로 완전히 다른 방향의 게임을 만들었고, 그게 파판 14이며 역사에 없던 불후의 걸작이지. 

하지만 요시다 자체는 구닥다리 레이드에 비정상적으로 심한 집착을 하는 소위 레이드충이고,

이 사람이 이미 끝난 레이드 방식을 고집하고 숭배하는 바람에 초유의 걸작조차 뿌리부터 흔들린다. 

썩어 문드러진 레이드를 가지고 메인 컨텐츠로 밀겠다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