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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갤 문학; 저자 : 피온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앱에서 작성

FIFAONLINE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8.17 22:32:01
조회 568 추천 13 댓글 15

2014년 3월, 아니면 4월. 그때 그를 처음 봤던 걸로 기억한다.

처음 본 그의 닉네임이 기억에 남았고 이름은 특이했다.

그와의 우정은 그때부터였다. 서로 마주하며 조금씩, 아주 조금씩 우정을 쌓아갔다.

시간이 흘러 여름이 되었다. 전국 모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일제히 방학이 시작되었다.

나 또한 방학을 즐겼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며 하루하루 보내었다.

조금은 늦게 일어나 밥을 먹고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야구도 즐기며 방학이라는 인생 최고의 혜택을 맘껏 누리고 있었다.

ㅡ 그와의 조우 ㅡ

방학. 그 누구도 일찍 잠들고 싶지 않을 기간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새벽 늦게까지 인터넷을 즐기고 있었다.

문득 내가 즐겨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들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보낼 수 있지 하는 기대에서였다.

그러나 그 기대는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새벽 세 시, 아무리 인턴넷상이라지만 모든 게 조용했다.

마지막으로 작성된 글이 무려 한 시간 전이었으니 조용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아쉬움을 달래며 다른 커뮤니티를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딱히 들어갈만한 인터넷 웹사이트가 생각나지 않았다.

이왕 이렇게 됐으니 나라도 글을 써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새벽 세 시에 어떤 글을 써야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반응을 할까 생각하고 있던 와중 문득 휴대폰 앞에 비치는 컴퓨터 모니터가 보였다.

컴퓨터 모니터에서는 경기장 가운데 가만히 서있는 나의 게임 캐릭터가 나오고 있다.

혹시나 하며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아, 축구 게임하고 싶다'

'글쓰기'

"……"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커뮤니티 특성상 글을 올리고 단 몇 초 만에도 답글이 달리곤 하지만 3분이 지나도 답글은 커녕 조회수마저 올라가지 않았다.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축구 게임을 시작했다.

새벽 네 시.

어느덧 한 시간이나 지나버렸다는 것을 알아챈 나는 잠을 자기 위해 컴퓨터를 끄고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갔다.

너무 졸린 나머지 화장실에서 미끄러 넘어지는 바람에 아픔을 느끼며 씻어야만 했다.

기분 나쁜 세면을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누구나 그렇듯 자기 전 침대에 누워 휴대폰의 홀드 버튼을 눌렀다.

문득 내가 올린 글이 생각났다.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순간 나의 눈을 의심했다.

내가 적은 게시물의 제목 옆에 달려있는 '1'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댓글이 하나 달렸다는 것이다.

들뜬 마음으로 게시물을 클릭했다.

'애기지미넬 - 나도 그 게임 하는데 ㅋ / 03:54:27'

그였다.

순간 나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나는 황급히 손가락을 움직였다.

'오 ㅋㅋ 무슨 팀? / 04:15:32'

그의 댓글을 시발점으로 그해 여름 방학 새벽마다 해당 커뮤니티는 그와 나, 단 둘만의 이야기장으로 변했다.

일상 얘기부터 게임 얘기까지 각종 주제를 넘나들며 이야기 꽃을 피우곤 하였다.

비 오던 새벽 비를 맞으며 새벽을 느끼던 나를 걱정해주기도 하였다.

나에겐 그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에게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 이가 그였던 것이다.

그러나 여름 방학이 지나고 다시금 정상적인 생활을 찾게 되면서 그와 나의 우정의 약간 거리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쉬웠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와 내가 즐겨하는 축구 게임을 주제로 한 커뮤니티가 생겼다.

축구 게임을 좋아하던 그와 나는 새롭게 생긴 커뮤니티를 방문하였다.

이후 그들은 그들이 만난 커뮤니티보다 새롭게 생긴 축구 게임 커뮤니티에서 더 많이 활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우정을 되찾아준 씨앗이기도 했다.

그와 나는 축구 게임 커뮤니티에서 열렬히 활동했고, 다시금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덧 그와 나는 자신들의 축구 게임 아이디를 공유하기까지 이르렀다.

우리의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고, 나는 환호했다.

그러나 인생은 언제나 순탄하지만은 않다.

우리들에게도 위기가 닥쳐왔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야만 하는 그곳, 군대에서 그를 부른 것이다.

나는 오열했다. 그를 떠나보낼 수 없었다.

그는 나에게 평범한 친구가 아니었다.

나에게 우정이 무엇인지 알려줬으며, 나를 걱정해주었고 때로는 웃기기도 해주었다.

그는 이미 내 인생 일부분의 자리하고 있었고 그것을 떼어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를 떼어내서 잊는다는 건 나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그는 담담했다. 여느때와 다름 없이 웃고, 게임하며 군대 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었고 나에겐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슬픔과 분노의 노예가 되어버린 나와는 반대로 그는 평온했다.

엄청난 괴리감이 느껴졌고, 지금까지 행했던 모든 게 부질없어 보였다.

분노에 찬 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제법 오랫동안 눈물을 흘리고 나서야 진정이 되는 듯하였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단지 습관적으로 내가 이용하던 축구 게임 커뮤니티에 들어갔을 뿐이다.

때마침 그가 쓴 글이 올라왔다.

고민했다. 그의 대한 분노는 겉잡을 수 없었지만 그를 이대로 떠나보내고 싶지도 않았다.

그가 쓴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간직하고 싶었다.

이성에 이끌려 글을 클릭하고 말았다.

게시물의 내용은 짧았다. 그러나 강렬했다.

분노에 휩쓸려 나도 주체할 수 없던 나를 그는 단 한 문장으로 나를 조종하고 말았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나에게 써준 그 문장이 날 벅차오르게 했고, 다시금 우리의 갈라진 우정을 되찾을 수 있게 해준 것이다.

ㅡ D-1 ㅡ

그는 글을 쓰며 생각했다.

'당신, 돌아올 때 내가 여기 있어줄게요'

그리고 말했다.

"혹시 내가 사라져도 당신, 당신만은 거기 있어줄래요?"

나지막이 이 말도 속삭이며 말이다.

"우리의 우정을 기억하며"





[저자: 피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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