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에있는말을 할 사람이 없어서 걍 주절거려본다 

내가 인터넷에 이런글을 쓰게될줄은 몰랐네 ㅋㅋ 

음 그러니까 

군대 전역하고 얼마안대서였을꺼야 복학하고 나서 얼마안댔을때였는데

학교근처 까페에 파트타임으로 알바를했었어

그 까페건물 위층이 병원이라서 병원 간호사들이 점심시간에 커피마시로 자주 왔거든

그 중에 진짜 너무 내맘에 와닿은 사람이있었는데 알고보니 나보다 4살 연상 누나였음

진짜 어릴때라 그런가 부끄러움도 모르고 막 들이대서 어찌어찌 친해졌었는데

지금생각해보면 누나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했을까 싶다 어린녀석이 ㅋㅋ 

어쨋든 좀 친해져서 가끔 퇴근하고 같이 밥도먹고 주말도같이 보내고 그렇게 반년정도 알고지냈지

나는 책 같은거를 별로 읽어본적도 좋아한적도없었는데 그 누나가 책읽는걸 좋아해서

잘보이고픈 마음에 나도 책 좋아한다고 서점간다고하면 따라가서 억지로 읽다보니까

책읽는 재미를 알게 되어서 한권씩 좋게 읽은 책들을 모으다 보니 

지금은 어울리지도않는 조그만 책장도 있는놈이댔음 ㅋㅋ 

어쨋든 정말 알면알수록 더 좋아하는 마음이 커졌고 결정적으로 내가 결심을 한 계기가

같이 만나서 아무말없이 몇시간이고 그냥 서로 편할대로 앉아서 서로 신경안쓰고 책을 읽는데도

전혀 그 적막감이 불편하거나 어색하지않고 오히려 편안한거야 진짜 그게 너무 신기했어 

그전에도 여자를 안만나본건 아니지만 그런식으로 같은 시간을 지내본적이 태어나서 처음이였거든 나에겐 너무 강렬한 인상이였던거같다

그래서 고백을했지 크리스마스 이브가 오기전 주말에 우리둘다 좋아하던 그 가게에서 

누나가 너무좋다 나는 누나랑 만나보고싶다 어린놈이 뭘 모르고 하는소리로 들릴수있겠지만

진짜 이런말 유치하지만 진짜 이런감정은 처음이다 이 말로밖에 표현이 안댄다 사랑한다라고 했던거같음

누나가 한참을 말없이 물끄러미 날 보다가 다음엔 잔을 보면서 손가락으로 잔을 빙글빙글 만지는데

그 대답을 기다리는 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어 그리고는 입을 여는데 

진짜 아직도 그 표정을 잊을수가없다 

어떤 표정이였냐면 

음

슬픈표정이 아니라 참 뭐랄까 아직도 그 얼굴은 선명한대 

그 표정을 어떠했다고 말로 표현할수가없는 표정이였어 그런 얼굴로 

나는 니가 참 부럽다 그렇게 사랑하는걸 알고 시작할려는 용기를 낼수있는게

나는 사랑을 해보니까 그게 너무 힘들어서 또 할 엄두가 안나네 라고

말하면서 끝에 웃는데 마지막에 그 웃는 얼굴은 확실히 슬펐던거 같아 

속에서는 뭔가 더 설득하고싶은데도 내속에서 뭔가 감당할수없는 먹먹한? 그런 감정이 느껴져서

그 말을 듣고나선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머쓱하게 웃고만 말았지 

그러고 얼마뒤에 누나는 더 좋은 병원으로 직장옮기고 거리가 멀어서 조금씩 멀어지다가

자연스럽게 연락이 줄어들다 끊기면서 그 누나와 나의 이야기는 끝나 

근데 이상한게

취직하고 내가 그 누나보다 어른이 된 이후로도 가끔 이렇게 비 오는 날 술 한잔 씩 하면

지금도 가끔 그 누나 생각이 난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날 그 얼굴이 그리고 지금은

그때 그 누나의 그말이 그 마음이 어떤거였는지 조금은? 알것도 같긴해 

참 ㅋㅋ 

시집은 갔을려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