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우선 9X 학번이고 회사들 다니다가 뒤늦게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공대 선배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드리면 내가 돈 많이 벌구 웰빙하면서 널널하게 살고싶다면 지금 당장 대학원 생활

그만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넌 왜 다시 이 생활 시작한건데? 라고 질문하신다면 저는

나이도 많고 처자식이 딸려서 리스크를 부담하기엔 용기가 없는 필부라서 그렇습니다 라고 답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정말 공대 공부가 너무 좋아서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이 분 들이야말로 앞으로 한국 과학 기술을 먹여살리고 미래의 한국을 만들어 가시는 분들이시지요.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그리고 제 주위에서 본 경험상 공대 박사 잘 풀려야 교수 혹은 국책연구소 연구원입니다. 정말 잘 풀린 케이스죠. 대부분은 사기업에서 근무하시게 될 겁니다. 석사출신은 유학가지 않는 이상 거의 100% 사기업이라고 보시면 될겁니다.

자 그럼 제가 지금까지 보아온 선배들의 현재를 말씀드릴께요.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서 석사나와서 사기업 들어가시면 군대를 다녀오셨다는 전제하에 29살 정도가 될겁니다. 일반적으로 괜찮은 대기업들의 실질적인 정년은 45~ 48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때까지 임원을 못 달면 집에 가셔야 할 준비를 해야한다라는 거죠. 사실 45세도 많이 잡아준 거구 여러분이 회사에 목숨바쳐 일하지 않는다면 40세 초반 정도면 윗선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받게 되실겁니다. 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빨리빨리 발전을 하지요. 즉 내가 졸업할 때 가지고 있던 공학 지식이 5년만 지나도 누구나 아는 지식이 될 확률이 높다라는 의미가 됩니다. 즉 더 이상 그 사람의 전문성 따위는 기업입장에선 안중에도 없다라는 이야기입니다. 40세면 이제 직장에서 일한지 10여년 밖에 안됬지만 당신은 이미 구닥다리라는 겁니다. 즉 더이상 엔지니어로서의 전문성은 없고 관리자로서 그리고 회사의 조직원으로서 회사에 충성을 다하냐 못하냐가 당신의 직장 수명을 결정하는 것 입니다. 이런 회사에서 연봉인상, 웰빙 이런것을 바랬다가는 그냥 구조조정 해주세요 라고 외치는 것이지요.--

겨우 10년입니다. 10년으로 남은 40년을 먹고 사셔야 합니다. 뻔하지요. 불가능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사업을 시작합니다. 성공하는 비율 10% 이하입니다. 제가 모시던 부장님도 명퇴 당하시고 빵집하시다가 이번에 불경기 시작되면서 오히려 빚만 남았습니다. 이 분 서울대 공대 석사 출신이시고 제 과 선배이시죠. 이게 대다수 공대 대학원생의 현실입니다. 서울대 이런거 회사가면 씨알도 안 먹힙니다. 주위는 모두 경쟁자이고 상대방을 못 죽이면 내가 죽는게 회사생활입니다. 특히 위로올라갈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도 박사라도 하면 조금 전문성 인정해줘서 부장은 간신히 달고 45 ~ 50세까지 버티시는 걸 제가 봤습니다. 저도 최소한 우리 아이 대학은 보내야 하기에 박사과정을 택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