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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멘마하 성의 여자들8

스티스니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10.13 02: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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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저녁 식사의 일이 있고 나서는 울고 있는 에안나를 밤새도록 달래줘야 했다. 폭칸이 잠시 저녁 식사를 위해 방을 나간 것 말고는 방 안에는 나와 에안나, 그리고 폭칸이 전부였다. 다른 여자들에 대한 저주와 욕과 에안나에 대한 칭찬으로 에안나를 달래는 나를 폭칸은 그저 침대 위에서 고양이처럼 몸을 꼬며 보고 있을 뿐이었다. 저 녀석이 지금 나와 에안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부끄러움에 몸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이었다.

결국 그날, 즉 내가 처음 온 그날 밤은 에안나가 제풀에 지쳐 잠이 들 때까지 그녀를 달래두는 것으로 끝이 났다. 지쳐 잠이 든 그녀의 검은 드레스를 벗겨 잠옷으로 갈아입혀 준 뒤 침대에 부드럽게 눕혀주었다. 폭칸은 그 전에 먼저 침대 가운데 자리를 잡고 자고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에 에안나를 그 왼편에 눕혀 주었다. 이불을 덮어주고 베개를 에안나에게 편하게 맞춰줬다. 그리고 평온하게 잠든, 눈물 자국이 흉하게 난 그 뺨을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따뜻한 체온이 손끝을 통해 내 마음으로 흘러 들었다. 마지막으로 앞 머리카락을 들어 올려 에안나의 이마에 입을 맞춰주었다.

폭칸은 마치 고양이처럼 몸을 둥글게 말아 엎드려서 자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두고 잠시 고민을 했었다. 폭칸은 인간이다. 그런 그녀가 우리 때문에 일부러 불편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닐까. 아마 평소대로 혼자서 잠을 잘 때면 보통의 인간처럼 이불과 베개를 이용하여 몸을 쭉 뻗고 자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렇다고 하기엔 폭칸의 잠자는 모습은 평화로웠다.

앞으로 생활을 같이 하게 될 폭칸에 대해서 이것저것 생각해보고 싶었지만 체력이 허락해주질 않았고 오늘은 첫날뿐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만 방의 촛불을 끄고 폭칸의 왼편에 몸을 쓰러지듯이 뉘었다. 침대의 오른쪽부터 에안나, 폭칸 그리고 내가 누워 3명이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이었다. 비록 성인 2인용 침대였지만 어린아이 2명과 성인 남성 1명이 함께 눕기에는 비좁았다.

하지만 이것은 이곳에 올 때까지 에안나와 함께 자야했던 길거리보다는 훨씬 아늑한 것이었고 따뜻한 것이었다. 이 느낌에 대해 에안나는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오늘 가혹한 수모를 당한 것은 분명하지만 좋은 환경을 얻은 것은 분명했다.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안락. 두 개를 저울질하여 무게가 있는 것은 무엇일까. 에안나는 분명 정신적 고통을 크게 느낄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내가 이멘마하 성의 주치의로 들어온 이유가 없다. 애초에 에안나만은 불행하지 않겠다고 내 자신에게 맹세하지 않았는가.

이런 생각에 결국 나는 침대 위에 가만히 누운 꼴이 되었다. 고민으로 몸이 뜨거워 잠이 올 것 같지가 않았다. 가만히 눈을 감은 채 내 내면의 소리에 집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아마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나는 아침 해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알았으리라. 내 눈을 뜨게 한 것은 내 옆에서 자고 있던 폭칸이었다.

폭칸이 나와 에안나 사이에서 빠져나가 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폭칸이 나가고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눈을 떴다. 왜 계속 눈을 감지 않고 떴냐고 묻는다면, 내 호기심 때문이라고 하겠다. 폭칸이 밤중에 나가는 이유가 궁금한 것은 아니었다. 단순한 화장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궁금했던 것은 아무도 보지 않는 밤에 폭칸이 어떻게 행동할지였다. 혹시 몰래 그녀의 뒤를 쫓아나가면 두발로 서서 걷고 있는 그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나는 침대에서 몸을 빼내 복도로 향했다.

소리가 안 나게 살짝 문을 연 후 머리를 내밀어 왼쪽을 향했다. 내 방은 오른쪽에 있었으므로 복도 중앙에 있는 화장실은 내 방의 왼쪽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폭칸의 모습이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폭칸의 뒤를 이은 것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즉 폭칸은 두 발로 걸었거나 네발로 기어가는 것이 익숙하여 상당히 빠를 것이리라. 그것이 더욱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래서 나는 화장실로 발을 조용히 옮기기 시작했다. 만약 폭칸이나 다른 사람과 마주친다면 화장실을 가는 중이라고 하면 되리라.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에안나를 방에 남겨두고 복도로 걸음을 떼었다. 밤의 차가운 공기가 복도 끝에 있는 발코니로부터 강하게 새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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