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차 버디 소회


20대 후반에 입덕했는데 이제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네...


나는 kpop은 안듣고 pop만 듣던 문화사대주의자 였어.


군대체복무 만료를 앞두고 사회에 나오기전 마음이 싱숭생숭 하던 시기에 우연히 헬스장에서 유리구슬을 듣게 되었어.


유투브 알고리즘에 뜬 유리구슬 영상을 보고 헬스장에서 듣던 노래가 이노래구나 했고 이번에 데뷔한 그룹이구나 했어. 연관 영상으로 유구 안무연습 영상을 보는데 실력이 보통이 아님을 느끼고 여러번 돌려보다가 입덕 하게됐지.


그렇게 입덕하고 얼마 있다가 나는 대체복무가 끝나고 타지에서 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 사회초년생으로 깨지고 혼자 외로운 시기였는데 여자친구 노래와 영상이 많은 힘이되었어.


다음 컴백을 기다리다가 오우가 발매됐고 음방 본방사수 하고 산책하고 집에 있을때 들을수 있는 노래가 늘었다고 좋아했어.


타지에 있다가 서울로 다시 올라오고 난뒤 용기를 내서 시간 날때 행사를 갔었어. 이 나이에 아이돌 보러 다닌다는게 조금 창피했지만 실제로 보니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그러면서 첫 팬미팅도 가고, 음악방송도 다니고, 팬싸도 갔어. 그때마다 너무 행복했었다.


그런데 신기한게 여자친구가 승승장구 하면서 나도 커리어나 재정적으로 승승장구 했어.


일이 안풀리거나 재정적으로 막힐때 여자친구가 컴백하면 술술 풀렸어.


그런데 현생을 챙기다보니 오프를 많이 못가게 되어서 많이 현타가 왔는데 돈 많이 벌어서 조기은퇴 하면 공방 올출 하겠다는 목표도 생겼지.ㅋㅋㅋ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서 일과 덕질을 잘 균형맞춰 할수 있었고 오프 갈때마다 너무너무 행복했다.


그러다가 코로나 터지고 공방, 행사, 콘서트를 못가게 되면서 너무 우울했어.


그러던 중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작은 꼬빌 하나 매입해서 건물주가 되었는데 마고 컴백 프로모션 이벤트를 내 건물 근처에서 해서 진짜 여친과 나는 인연이구나 싶었지. 그러다가 뜬금 없는 계약 종료 기사가 뜬거야.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 너무 어이가 없더라고.


그뒤로 나는 러우 전쟁, 레고랜드 사태로 매입한 꼬빌의 이자 부담이 2배로 늘어나면서 재정적으로 너무 힘들었어. 커리어 적인 부분도 점점 안좋아져갔고...


코로나 종료후 흩어진 멤버들 오프에 갔지만 예전의 느낌이 안나더라고.


그렇게 지내다가 작년에 꼬빌은 정리하고 지금은 잠정적으로 은퇴했지.


커리어나 재정적으로 더 욕심 내면 낼 수 있었지만 우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마 여자친구가 계속 활동 했다면 버틸수 있었을것 같아.


은퇴하면 원없이 공방다니고 덕질 해야지 했는데 시간은 남아도는데 여자친구가 없으니 너무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어. 그러던 중 10주년 활동 기사가 뜬거야.


10주년 활동만 기다리면서 매일 운동하고 체력,멘탈 관리 했다.


10주년 활동의 4번의 공방, 콘서트 모두 갔는데 행복했어. 예전 불타오르던 열정은 아니었지만 성숙하고 차분해지고 단단해진 마음으로 여자친구를 응원하고 왔다.


아직은 덕질이 너무 행복해서 휴덕도 탈덕도 생각이 없는데 너무 오래 기다리는 덕질은 하고싶지 않긴해. 멤버들이 각자 활동하긴 했지만 4년간 심적으로 힘들었어서 다시는 경험 하고 싶지않아.


'우리는 계속 달려' 라는 가사 처럼 계속 완전체 활동 해줬으면 좋겠지만 내 욕심인것 같고 멤버들이 행복한 활동과 커리어를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여자친구 너무 사랑하고 나에게 너무나 큰 행운과 행복을 가져다줘서 너무 고마운 존재야. 오래도록 함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