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는 카카오 그룹의 비공식 회의체다. 검찰은 이 기구가 카카오와 계열사 투자를 사전 심사·승인했다고 판단했다. 김범수 창업주 겸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투심위의 고정 멤버로 조사됐다. 법률신문이 확보한 배재현 대표 등의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박건영 부장검사)는 지난달 13일 배 대표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며 김 위원장과 공모했다는 내용은 적시하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이 투심위 고정 멤버로 참여했다고 봤다. 김 위원장과 배 대표 외에도 카카오 홍은택 대표이사, 김기홍 전 재무그룹장(CFO), 권대열 정책센터장과 송지호 전 크러스트 대표 등이 고정 멤버라고 한다. SM엔터 인수와 관련해서는 카카오엔터 김성수·이진수 대표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이브' 넘어서기 위해 시세조종검찰은 카카오엔터의 재무 상황이 악화돼 IPO 추진이 어려워지자 SM엔터 인수로 타개책을 마련하고자 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영권을 인수하기만 하면, SM엔터가 보유한 현금과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 회수를 할 수 있어 경제적·경영상 이득이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검찰은 배 대표가 그룹사 전체의 투자 업무를 총괄했다고 봤다. 그는 고위 경영진으로 구성된 투심위에 투자 전략을 제안해 승인을 받는 역할도 맡았다.  걸림돌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프로듀서의 지분이었다. 이 전 총괄의 지분에 카카오 투심위는 1주당 9만 4419원을, 하이브는 1주당 12만 원을 내걸었다. 하이브 측은 이 전 총괄 일가가 보유한 관계회사 지분까지 모두 인수해주는 조건을 덧붙였다.  하이브 측이 이 전 총괄과 지분 인수를 순조롭게 진행하자, 배 대표 측은 이 전 총괄과 갈등을 빚던 이성수 당시 SM엔터 대표(현 CAO) 등 SM 엔터 기존 경영진과 손을 잡기로 했다. 실제로 SM엔터 이사회는 2월 7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카카오에 제3자배정 방식으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약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검찰은 당시 카카오 측이 신주와 전환사채 등으로 얻게 될 SM엔터 지분 9.1%를 지키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에 놓였던 것으로 봤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결국 시세조종 등의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다.  배 대표 등은 △대항공개매수 진행 △장내 SM엔터 주식 매집을 통한 하이브 공개매수 저지 △하이브와의 협상을 통해 사업협력계약과 SM엔터 지분 9.1% 보장받는 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가처분 소송 패소를 우려한 카카오 투심위는 대항공개매수 진행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SM엔터 지분 취득 목적이 '경영권 인수'라는 점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면, 가처분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하이브도 SM엔터를 공동 운영하자는 등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결국 배 대표 등은 장내 SM엔터 주식을 대량 매집해 주가를 올려 하이브 공개매수를 저지하고, 동시에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해 SM엔터 지분 9.1%를 얻은 뒤 공개매수를 진행해 SM엔터 경영권을 최종 취득하는 방안을 설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세조종으로 발각되지 않도록 받쳐가며 사라'검찰에 따르면, 배 대표 등은 고가매수·물량소진·종가관여주문 등의 방식을 통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가 12만 원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하이브의 공개매수 마감일인 28일, 장초반부터 SM엔터 주가가 11만 9400원으로 하락했다. 배 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카카오 투자전략실 직원에게 'SM 주식을 빨리 매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주가가 오르지 않자 카카오엔터 자금을 투입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이 이날 카카오엔터 자금 490억 원으로 SM엔터 주식을 매집해 시세조종에 공모했다고 판단했다.이 부문장은 증권사 직원에게 카카오엔터 명의로 증권계좌를 개설해달라고 한 뒤 '시세조종으로 발각되지 않도록 시세대로 받쳐가면서 사라' '종가가 제일 중요하니 마지막에 남아 있는 돈을 쏟아부어라' '1시까지는 본사에서 지금 가격 받치면서 하고 있을 테니 2시간 반 동안 290억 원을 나눠서 써라' '가격을 올려도 상관 없는데 시세조종 이슈만 안걸리면 되니 (매도) 호가 나오는 것을 소진하라'며 SM엔터 주가를 매집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배 대표 등이 550여 차례에 걸쳐 2400억 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합법적 시장 행위"1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배 대표와 카카오 측은 시세조종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검찰과 카카오 측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고된 셈이다.   변호인 측은 "(인수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는 개입된 바 없다"며 "정상적인 기업 경쟁에 사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선례를 찾기 힘들다. 합법적 시장 행위를 함부로 범죄로 평가하는 것은 자본시장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검찰은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시세조종 공모 여부도 수사 중이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김 위원장과 홍은택 대표 등 경영진을 서울남부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한편 신뢰 회복을 위해 출범한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는 18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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