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자료는 판사에게 제출되겠으나 일단 하이브에서 공개한 민희진 카톡이 실존한다는 가정하에 따져보겠다.

먼저, 법조문을 보자

🌕 형법 355조(배임) 및 356조(업무상 배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배임죄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다.

🌕 형법 359조(미수범)는 배임죄 및 업무상 배임죄의 미수범은 처벌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 형법 27조(불능범)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그간의 언론보도 내용을 보자. 법이라는 것은 법조문과 팩트에 따라 적용되므로 팩트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으면 법적 검토가 의미가 없다. 이하는 하이브에서 공개한 카톡이 실존한다고 놓고 얘기해보겠다. 그 카톡이 하이브의 언플로서 허위인가 아니면 실재하는 것으로서 팩트에 기반한 것인가는 논쟁해봐야 답을 알 수 없으므로 보류하고, 하이브에서 공개하고 언론에 공개된 카톡이 일부 짜깁기가 있더라도 대체로 팩트에 기반한다고 가정한다.

민희진과 부대표와의 카톡 등 다음과 같은 사실이 있다.(하이브 주장)

🌕 어도어를 빈껍데기로 만듦 → 재무적 투자자 물색, 하이브에 주식매각 권유 및 민희진의 어도어 지분 취득 → 어도어 지배권 확보

저 내용대로 진행될 경우, 어도어의 기존 주주들은 어도어가 빈껍데기로 된 상태에서 헐값에 주식을 매각하게 되므로 손해가 발생하고, 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대표이사가 그 임무를 저버리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고(기존 주주의 손해), 제삼자(민희진, 신규 투자자)에게 이득을 주게 된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즉, 배임죄 처벌대상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저 카톡의 내용이 기존 어도어 주주에게도 이익이 되고 민희진에게도 이익이 되는 윈-윈 상황이라면 배임죄 소지가 없으나, 저 카톡내용상 기존 주주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가지고 있던 주식이 빈껍데기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다음과 같은 쟁점이 있다.

1) 실행에 착수하였는가?

하이브 주장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 민희진은 외부투자자, 애널리스트 등과 컨택했다. 어도어 부대표는 민희진에게 "모금융그룹이 쩐주로 입후보했다"는 대화를 나누었고, 민희진은 투자자와의 모임에서 "어도어에서 뉴진스를 데리고 나온다"는 계획을 모의하였다.

🌕 민희진은 두나무 관계자를 만나 "하이브를 압박해 어도어를 떠가라"는 등의 발언을 하였다.

만약 하이브가 주장하는 팩트가 전적으로 옳다고 가정할 경우, 이는 위의 어도어 지배권 확보계획 상 재무적 투자자 물색에 해당하여 위 배임죄와 관련한 착수 단계라고 볼 수 있다.

※ 위 두나무 관계자와의 대화가 팩트일 경우라도 민희진은 "그냥 신세한탄한 소리였다"라고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판단(대화의 존재, 대화의 맥락 등)은 결국 판사의 판단영역이다.

2) 민희진의 계획이 성공 가능성이 있기는 한가?

민희진은 하이브의 견제로 (하이브가 주장하는) 위 계획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형법 27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형법 27조는 결과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다면 처벌하고 위험성이 없다면 처벌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만약 민희진의 계획이 "방시혁을 닮은 인형을 만든다 → 매일밤 방시혁 인형을 바늘로 찌르면서 주식을 넘기도록 주문을 외운다 → 방시혁은 난데없이 주식을 모두 민희진에게 넘기겠다고 하고 해피엔딩"이라는 것이었다고 해보자. 이는 설령 민희진의 망상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 상식적으로 볼 때 불가능한 계획이다. 그러므로 이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배임행위이므로 이런 상황에서의 실패는 미수죄로도 처벌하지 않는다. 그저 또라이 취급 받고 끝이다.

그러나, 민희진의 계획이 "우호적 투자자를 물색한다"는 것이라면 "두나무의 하이브와의 협력관계, 하이브의 위상 등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성공이 어렵다"라고 하여도 위의 바늘찌르기와는 달리 성공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 즉, 성공가능성은 낮지만 위험성은 있다는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의 실패는 미수죄로 처벌된다.

결국, 민희진이 배임죄에 해당하는지는 하이브에서 주장한 내용이 어느 정도로 팩트에 기반한 것인지, 민희진이 하였다는 계획이 약간의 성공가능성이라도 있다고 보아 실제 계획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아예 애초부터 불가능함을 인식한 상태에서 "신세한탄" 한 것에 불과한 것인지 등등과 관련하여 팩트와 판사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보며, 개인적으로는 민희진이 향후 배임죄 적용 여부와 관련하여 소송에서 이기든 지든 다리 뻗고 숙면할 상황은 아니라고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