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자카르타에 가면 선수촌에서 생활한다. 출발 전 서울에서 합숙은 1인1실 생활을 하고 있지만 현지에 가면 3인1실 생활을 해야 한다. 아직 룸메이트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박치국은 “일단 정우람 선배님과 같은 방을 쓴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1985년생인 정우람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단 중 최고참이다. 입단 2년차인 올해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성장 중인 박치국은 리그 최고 마무리 정우람과 자카르타에서 약 열흘간 동고동락 한다. 처음 나가는 큰 대회에서 뭐든지 배워올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 크지만 “선배님은 마무리라 컨디션이 중요한데 밤에 내가 코라도 골면 큰일이다. 잘 때 습관을 잘 모르겠다”고 걱정을 했다.

그러나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있는 프로 생활과 달리 국가대표는 처음이라 아직은 잔뜩 긴장 상태다. 누군가 “거기 가면 빨래도 해야겠네”라고 짓궂게 농담하자 깜짝 놀란 박치국은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잠시 주저하다 물었다. “혹시…손으로 빨아야 되나요?”

심지어 선수촌 답사를 다녀온 선동열 감독이 “에어컨을 제외하고는 방 안에 전자제품이라고는 하나도 없더라”고 현지 상황을 전달한 터다. 두산의 스프링캠프에서는 방마다 세탁기가 있었다. 시즌 중 원정에서는 같은 방 선배의 빨래감을 걷어 내놓기만 하면 된다. 대표팀에서는 혹시 다른가 하는 긴장감에 아주 잠시 굳었던 ‘국가대표 막내’ 박치국은 “그래도 세탁기는 있겠지”라는 주변의 답에 안도하며 그제야 다시 웃어보였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