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한화가 내야수 송광민(35)을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전격 2군행의 이유는 특별한 부상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문책성 성격이 짙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3일 대전구장에서 롯데전을 앞두고 “송광민은 오늘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몸이 피곤한 것 같다. 대신 김태현(21)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송광민은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했다. 다른 선수들이 고생하고 있는데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며 “제 마음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시즌 전 하위권 후보였던 한화는 올시즌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전날까지 138경기를 치러 6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2위 SK와는 3게임차다. 한용덕 감독은 “아직 나는 순위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팀이 보탬이 되는 선수, 열심히 하는 선수가 우선이다. 김태현과 김회성 등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은 많이 있다”고 말했다. 부상이나 피로도 등 컨디션 문제가 아니라 태도가 문제가 됐음을 은연 중 내비쳤다.

예비 FA인 송광민은 올시즌 113경기에서 타율 0.297에 18홈런 79타점으로 활약했다. 7월 부상으로 1군에서 빠지기 전까지는 팀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08로 부진했다. 전날 감독과의 미팅에서 몸이 피곤하다고 얘기한듯한데 감독은 단순 피로가 아닌,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한 감독은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팀이 만든 것들에 위배되고 해가 되서는 안된다”며 “팀을 꾸려가는 기조가 흔들리면 안된다. 코칭스태프 미팅을 했고, 운영팀장에게도 얘기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시즌 종료에 6경기를 남겨 두고 있고 곧바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이에 대해 한 감독은 “포스트시즈 엔트리 포함 여부는 그 때 가서 보변 안다”고 굳은 어조로 말했다. 

팀의 주전 선수를 시즌 막바지 엔트리 제외한 이유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송광민을 타겟으로 팀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감독의 어조를 볼 때 단순 충격 요법은 아닌 듯 하다. 감독의 선수운용 과정과 베테랑으로서 생각과 행동이 뭔가 오해를 빚어 골을 크게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는 만약 3위가 확정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올라온 팀과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르게 된다. 과연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송광민을 볼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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