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화는 가을야구를 아쉬움 속 마쳤지만,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공신’을 꼽자면, 외국인타자 제라드 호잉(29)을 우선 순위에서 빼놓을 수 없다. 한화는 공·수·주에서 모두 탁월했던 호잉의 활약으로 팀 전체의 공격력과 외야 수비력 그리고 주력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부문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한화가 내년 시즌 외국인타자 영입에 있어 호잉을 외면하고 다른 타자를 쳐다볼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다만 오래 함께 하기 위한 분명한 숙제 하나는 튀어나왔다.

호잉은 올해 개막 이후 지난 5월까지 타율 3할3푼9리에 OPS(출루율+장타율) 1.067에 이르는 초특급 활약을 한 뒤 8월까지도 타율 3할2푼5리에 OPS 1.007로 꽤 좋았지만 이후로 추락했다. 9월 이후 30경기에서 타율 2할3푼9리에 홈런 4개만을 걷어내며 OPS도 0.712로 주저앉았다.

흔히 말하듯 분석을 당해 나온 결과로만은 보기 어렵다. 단순 분석 문제라면, 모든 팀과 적어도 한두 차례 이상 만나 데이터가 정리되는 6월부터는 내림세를 타기 마련이다. 호잉은 그 뒤로도 2~3개월 나쁘지 않은 페이스를 보였다.

그보다는 스태미너 문제가 대두된다. 호잉은 시즌 출발선에서의 몸무게에 비해 무려 10㎏이 빠진 상태로 시즌을 마쳤다고 한다.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호잉은 수비를 하든, 베이스러닝을 하든 전력으로 하는 선수다. 체력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가만히 보면 뛰는 것에 비해 식사량이 많지 않다”며 “한국에 온 다른 외국인선수에 비해 입도 짧은 편이어서 이래저래 영향을 받은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는 호잉 스스로 뼈저리게 실감한 부분으로도 보인다. 예컨대 전반기만 해도 시원하게 받아치던 비슷한 코스의 비슷한 구속의 공에 시즌 막판에는 파울이 나거나 평범한 외야플라이에 그치는 경우가 잦았다. 본인도 모르게 스윙스피드가 처진 것이었다.

호잉은 2014년부터 4년간 평균 텍사스 트리플A를 주무대로 매시즌 120~135경기 정도를 뛴 이력은 있다. 다만 올해처럼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채 움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차이가 나타났는 지는 따져볼 부분이다.

한화는 호잉과 만남을 기약하고 있다. 한화는 과감히 기대를 키우고, 호잉은 멋지게 응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 지도 나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