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내부 FA 선수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강공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한화는 송광민(35), 이용규(33), 최진행(33) 등 내부 FA 선수 3명과 협상 중이다. 몇 차례 협상 테이블을 차렸으나 큰 진전은 없다. 한화의 입장이 워낙 확고한 탓이다.

선수들은 크게 실망스러운 한화의 제시안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한화는 30대 중반에 이른 선수들에게 3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맺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부적으로는 옵션의 비중이 매우 높다. 보장 금액이 그만큼 낮다는 뜻. 옵션 대부분이 풀타임으로 시즌을 보내야 채울 수 있다. 거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야 옵션을 다 가져갈 수 있는 제시안을 받은 선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새로운 개념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구단들은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보너스 개념으로 옵션을 거는 경우가 많았다. 일정 금액을 보장해주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조금 더 챙겨주겠다'는 것이 옵션의 성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한화가 내건 조건은 '일한만큼 가져가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FA 자격을 얻었다고 무조건 거액을 챙겨줄 수는 없다는 것이 달라진 한화의 방침이다. 타구단 이적이 쉽지 않은 선수들을 상대로 주도권을 틀어쥐었기 때문에 가능한 협상술이다.

그동안 FA 계약을 통해 크게 재미를 본 적이 없는 것도 한화의 계약 방침이 달라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김태균, 정우람 정도를 제외하면 투자 대비 효율을 내지 못했다. 이에 한화는 옵션으로 최대한 안전장치를 걸어두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옵션 계약은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른바 '먹튀'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선수가 옵션을 채우기 위해 개인 기록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옵션을 달성을 두고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에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모 구단 고위 관계자는 "옵션 계약은 선수를 기용하는 감독에게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의 내부 FA 3명은 아직 구단의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보상 규정 탓에 타구단 이적이 쉽지 않아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일단 계약이 해를 넘길 것은 거의 확실해진 가운데 한화의 입장은 꿈쩍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화를 향한 시선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합리적인 태도라는 칭찬이 따르는 반면 오랜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에게 너무 야박하다는 지적도 있다.